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602. 정답 발표.

in #steemzzang9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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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아침에는 조금 흐릿하더니 시간이 가면서 해가 반짝 얼굴을 내밀고 나옵니다. 그래도 장마 날씨라 믿을 수 없다고 했더니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그래도 아직은 불볕 더위다 삼복 답게 찜통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아침에 만난 사람들마다 어제는 밤에도 더웠다는 얘기를 하면서 모처럼 창문을 열고 잤다고 하는 사람에 밤이 되어 에어컨을 껏는데 조금 지나니 진득거려서 하는 수 없이 서로 에어컨 키고 오라고 미루다 성질 급한 사람이 켰다고 성질 급하면 되는 노릇이 없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에어컨으로 열대야가 와도 크게 문제 될 게 없지만 온전히 더위를 몸으로 견뎌야 하는 시절에는 모깃불을 피우고 문을 열고 자다가 대야로 물을 열 번을 쏟아야 잠이 온다고 해서 열대야라고 했다는 우스개도 있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편하게 살겠다고 모기장을 치고 자면 조금 편하게 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다 같이 잠을 곱게 잘 때 얘기고 저녁에 수박을 먹고 잠이 든 날은 밤새 화장실 다녀오느라 모기장을 모기를 기르는 장소로 만들어 아침이면 여기저기 모리 물린 자리가 빨갛게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시절이 그립다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문명이 발달을 해도 사람의 마음처럼 다정한 게 없다고 봅니다.


정답은 초복, 겻불입니다.


‘초복엔 겻불도 더위 먹는다.’
초복의 더위가 얼마나 심하면 이미 타고 있는 겻불이 더위를 먹는다고 말을 했을까요? 우리 선조들 표현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이정도면 어떤 시인도 쓰지 못한 명시로 남을만한 표현입니다.

제 주변에는 삼복에 생일을 지내는 여인들이 있습니다. 예전에 친정 엄마가 살아계실 때 음력 6월에 고모 생일 지나고 삼일만에 엄마 생신이 돌아옵니다. 덕분에 음식도 하루 전날 못하고 당일에 서둘러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해도 오후가 되면 새로 준비를 해야했고 어른 계신 댁에 음식을 챙겨보내면 빨리 드시지 못 할 때는 상하는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여름 생일이 그리운지 결혼하니 막내 시누이가 또 음력 6월 생입니다. 이렇게 한 여름에 생일을 맞으면 제대로 차려먹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남자들이야 여자들이 어떻게라도 차려주지만 여자들은 자기손으로 생일 차려먹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이야 냉장고도 잘 나오고 주로 외식을 하기 때문에 그런 건 핑계에 불과합니다.

사정이 이쯤 되니 생일이야 한 끼 뚝딱 먹는다고 쳐도 제사가 돌아오는 게 무서웠습니다. 오죽하면 여름 조상은 조상도 아니라고 불평을 하기도 하고 여름 손님은 범보다 무섭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더운 날 불을 끼고 내 식구 밥 해먹는 일도 어려운데 막상 손님이 오면 아무리 편한 사이라고 해도 반찬 한 가지라도 더 해야하고 국이라도 끓이려면 그야말로 비지땀을 쏟기도 했을 것입니다. 현명하신 지인의 어머니께서는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간은 주방을 닫는 것으로 했습니다. 가족 누구나 한 끼에 오천원을 지급하고 모자라면 보태고 남으면 가지라고 하면서 며느리를 편하게 해주었다고 지금도 그런 시어머니 없다고 얘기를 합니다.

더운 날 불쾌지수도 높은 때에 서로 배려하면서 지내야 하겠습니다.

  • 정답자 선착순 10명까지 1steem 씩 보내 드립니다.
  • 반드시 댓글에 번호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603회에서 뵙겠습니다.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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