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을 걸으며
모처람 일찍 일어나 나갔다.
운동장으로 가려다 벼이삭이 머리를 세우고 나오는 뜰로 갔다.
이슬로 신발이 젖겠지만 제초 작업이 되어있어 갇는 데는 불편이 없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논두렁을 걸으러 간다.
논에 도착했다.
논두렁으로 성큼 들어섰다.
휴대폰에서는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환상이란 작품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워낙에 좋은 작품이라 또 듣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논두렁을 걸으며 소설을 드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이다.
어제 오후에 걸을 때는 메뚜기가 무척 많았는데 일찍 나오니 메뚜기가 자고 있는지 뛰는 놈들이 별로 없다.
그러나 실은 메뚜기 날개가 이슬에 젖어서 잘 날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메뚜기를 맨손으로 잡으려면 이슬이 마르기 전에 나서야 한다.
맨손으로 잡는 게 아니고 매미채 같은 것으로 잡는다면 다른 이야기이기는 하다.
메뚜기가 제법 컸다.
제법 큰 메뚜기를 보니 잡아서 볶어 먹던 생각이 났다.
올 가을에는 메뚜기 사냥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메뚜기 튀김을 가지고 좋은 사람들과 맥주 한잔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 넘게 논두렁을 걸으니 정말 상쾌하고 좋았다.
신발은 다 젖어서 양말이 물을 먹어 질척여도 좋았다. 이렇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으니 참 좋다.
행복은 멀리 잇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이런 풍광을 매일 즐길 수 있으니 더없이 좋다.
오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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