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매입은 역시 발품을 팔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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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매입은 역시 발품을 팔아야/cjsdns

이번에 꺼낸 토지 이야기를 한번 더 하려 한다.
재미도 없는 이야기를 왜 자꾸 하는 거야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내게는 아주 기억에 남을 아니 기억에 남기고 싶은 중요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왜 그러냐 하면 여태껏 읽어 보겠다며 이렇게 책을 사고 끌어안고 다닌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내게 있어 책을 많이 산 기억은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나는 책을 도서관 몇 개를 꾸미고도 남을 책을 산적이 있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닌 수차례 말이다.
그러나 이번에 토지를 구매한 그런 추억은 없다.
왜 내하면 그때는 출판사나 책 배급사의 창고를 통으로 털어서 한두 대가 아닌 여러 대의 대형 트럭으로 실어내어 바로 제지회사로 향했기 때문이다.

그건 매수 조건에 바로 용해 처리를 하는, 다시 말해서 시중에 유통을 안 시킨다는 각서를 쓰거나 언약을 하고 산 책이다.
그러니 신용을 목숨처럼 생각하는 나는 욕심나는 책이 있어도 다른 생각하지 않고 모두 제제회사 용해로에 쳐 넣었던 것이다.
지금도 그 회사가 있나 모르겠는데 안양에 동창제지라고 회사에 제지 원료로 책을 참 많이 가져다 장사 지내듯 했다.

그런 내가 책을 몇 권 되지도 안는 책을 사고서 이렇게 요란을 떨고 있으니 우습기는 하다.
그렇지만 이 책은 책이기 전에 내 마음의 양식을 재배하거나 보관할 토지이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에는 토지라는 책을 읽었어도 이렇게 애착을 갖지는 않았다.
그렇다 보니 고향으로 이사 오면서 아이들 교과서 외에는 미련 없이 거의 다 버리고 왔다.

그런데 90 연대 초에 서울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와서 하던 직업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고향으로 내려와서 20여 년간 하던 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고 사료 공장을 운영하던 것이 우연한 기회에 직업이 바뀌게 되었고 그중에는 부동산 사무실도 운영했고 문학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스팀도 만났고 애터미도 만났다.
나의 주변 상황이 이렇게 바뀌고 급기야는 이영춘 선생님을 모시고 매주 목요일이면 두 시간씩 창작 교육을 받게 되었다.

이야기가 길어질까 갈래를 잡으면 선생님이 바라보는 박경리 작가님의 대한 말씀을 듣고, 또한 원주의 박경리 문학관을 다녀오고, 결정적인 것은 방학 숙제에 토지를 읽고 좋은 구절을 써오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숙제는 그냥 넘어가도 되는 그런 숙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스쳤던 것이다.

그래서 알아봤고 드디어 토지와 인연이 된 것이다.
그런데 한 질은 21권 또 다른 한 질은 16권이다.
합하면 37권이다.

토지대를 계산하고 두 묶음 된 토지를 들고 오는데 이게 보톤 무거운 게 아니다.
책이 무겁다는 것은 누구보다 더 잘 알지만 이렇게 무거운가 싶었다.
큰소리를 치고 들고 나와 동화 책방이 있는 을지로 6가에서 지하철 1호선이 있는 종로 5가까지 책을 들고 가는데 이건 보통 힘이 드는 게 아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핸드카트라고 하는 작은 그루마라도 사려해도 파는 곳이 안 보인다.

정말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아무래도 오늘 이 이야기를 끝내지 못할 거 같다.
오늘 끝내려 한 이 이야기를 오늘은 여기서 정리하고 내일 더 해야 할거 같다.
마음대로 되는 게 없는 게 인생이라더니 이 역시도 그렇다.
그럼 이어지는 이야기는 내일로 미루며...

감사합니다.

2024/08/09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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