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팥죽

in #steem2 years ago

동지팥죽/cjsdns

동지에는 뭐니 뭐니 할 것도 없다.
그냥, 팥죽 한 그릇이면 만사 오케이다.
그 팥죽을 올해도 아내는 열심히 쑤고 있다.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하더니 어제부터는 바쁘다.
깊은 밤이 되도록 팥을 삼고 옹심이를 만들고 잔치 준비를 한다.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일단 팥죽을 쑤어 아버지 어머니 가져다 드리고 우리도 한 그릇씩 뚝딱하고 다시 잔치 준비를 한다.

그 바쁜 와중에도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고 도토리 가루를 부쳐 전병까지 만든다.
잔치는 음식 솜씨로 하는 게 아니다.
정성이 아니면 못한다.
즐겁지 않으면 즐길 줄 모르면 못한다.

아내는 음식 솜씨가 괜찮은 건 물론 잔치하는 걸 겁내지 않는다.
누가 보면 어떻게 저리 하지 싶게 즐겁게 쉽게 한다.
본인의 즐거움만이 아니다.
시어머니의 소원까지 들어 드리는 그런 일이다.

어머니는 늘 그러셨다.
할 수만 있다면 여력만 된다면 무슨 때에 여러 사람에게 음식 대접을 푸근하게 하는 게 소원이셨다.
그런데 그걸 넉넉하게 못하시어 늘 그런 말씀을 아쉬움으로 하셨다.

그런데 그걸 아내가 하고 있다.
잔치 음식을 장만하는 걸 보면 동화 속에 우렁각시가 따로 없다 싶다.
정말 신기하게 음식을 만들어 내놓는다.

그나저나 빨리 오란다.
손님들이 오셨단다.
오늘은 여기서 줄이고 팥죽 동무하러 가야 한다.
감사합니다.

2023/12/22
동짓날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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