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in #steem2 days ago

인연/cjsdns

전철을 타고 서울을 갔다.
의자에 앉아 가고 있었다.
무심코 출입구 쪽을 보게 됐다.
출입구 바닥에 뭔가 보인다.
곤충 같다.
뭐지 하고 다가가니 산이나 밭 귀뚜라미 같다.
논 귀뚜라미는 푸르슴 한 빛이 도는데 암갈색 같다.

그냥 놔두면 전철을 타고 내리는 사람에 발에 밟혀 죽는 건 시간문제다.
그래서 얼른 집었다.
죽은 놈이 아니다.
메뚜기기 전철을 타다니

이걸 못 본 척할 수도 없고 어디 풀밭에 놓아주면 좋겠는데 전철이 서는 곳은 다 막혀있다.
그래서 생각했다.
내가 환승하는 회기역에서 역 밖으로 놓아주자고, 그곳에는 풀밭이 있을지도 몰라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기역에서 내려 환승하려면 제일 가장자라 철로라 바로 담 너머로 보낼 수가 있었다.
그런데 풀밭은 없다.
그래고 역사 안보다는 나을 거 같아 놓아 주었다.
주변에 풀이 있는 곳이 있을 거란 기대를 하였다.

그런데 마음은 편치 않다.
어디론가 안전한 곳에 가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
서울 구경하겠다고 나선 놈이면 일던 서울에는 온 것인데 무사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선의로 한 일이 혹여라도 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인연은 사람과의 만남만이 인연이 아니다.
세상 모든 것과 만나는 게 다 인연이다.
인연 아닌 것이 없다.
그래서 늘 말조심 행동 조심 해야 한다.
조상님들이 짚신을 신은 이유가 가난해서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감탄한 적이 있다.

감사합니다.

2024/08/04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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