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중한가?

in #steem9 months ago

뭐가 중한가?/cjsdns

어제 근 한 달 만에 집엘 왔다.
처음으로 집을 나가서 오랜 생활을 하고 온 것이다.
결혼 한지 44년이 됐지만 부부가 이렇게 떨어져 지내본 적이 없다.
아내에게 물으니 신혼 초에 예비군 동원훈련받을 때 외에는 이렇게 떨어져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때 동원 훈련이 4박 5일인지 3박 4일인지 아니면 일주일인지 그 정도 했다.
그때 그 이유 외에는 떨어져 지낸 적이 없다.
물론 아내가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며 일 년에 한두 번씩 일주일 혹은 이삼 일씩
다니는 경우 떨어져 있었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이다.

여하튼 이번에 긴 시간 떨어져 있어 봤고 매일같이 영상 통화를 하며 소식을 전하기는 했으나 정말 긴 시간 떨어져 있다가 들어오니 좋기는 좋다,
여하튼 어머니의 말씀에서 부부는 떨어져 지내면 안 된다는데 금기를 깨고 한 달이나 떨어져 지냈다.

인천 공항에 내려서 공항버스를 타려니 방금 떠났고 다음차가 5시 33분에 있다. 표를 끊어 가지고 기다려서 춘천행 공항버스를 탔다.
그런데 버스 기사가 느낌상 아주 거 멍하게 느껴졌다.
여행용 가방을 싣는데 도와줄 생각은 안 하고 거만하게 손가락질만 하고 있다.
나름 이유가 있을지 모르지만 보기에 안 좋았고 기분도 거시기했다.

그러나 그건 그것이고 달리는 버스에서 초등학교 단톡방을 열어 보니 부고가 올라와 있는 것이다.
망자는 당연히 동창의 부모님이겠지 하고 열러 보니 이런 날벼럭이 있나, 그건 동창의 부모가 아니고 동창의 아들이 37세라는 나이에 세상을 달리 한 것이다.

그런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들은 많이 있으나 장례식장에를 가겠다는 친구는 아무도 없다. 부고장 역시 동창회에서 올린 게 아니라 다들 모른 척하고 있으니 어느 생각이 있는 친구가 늦게 올린 것이다.
그 친구가 아니었으면 전혀 알지 못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이유는 그 친구가 동창회에 잘 나오지도 않고 있다는 이유이다.
다시 말해서 동창회 정회원이 아니라는 이유인데 그게 말이 되는가 싶었다.
시골동네 국민학교라 몇 명 되지도 않았고 모두가 같이 뻘게 벗고 멱감던 친구들인데 나이를 먹다 보니 이지경이 되었다.

하여, 집에 오자마자 집만 들여놓고 차려놓는 밥상이니 밥은 먹고 나가라는 아내의 말에 허겁지겁 밥을 먹고 장례식장으로 갔다.
피곤할 테니 운전을 해주겠다며 나서서 역시 부부가 최고구나 싶었다.

그런데 정말 사람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게 뭔가 싶다.
소원하게 지내는 친구가 죽었다면 안 가도 그만이지 싶다, 그러나 못된 친구라 해도 자식이 잘못되었다는 데는 다른 말이다.
이럴 경우에 정말 친구의 위로나 관심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모르겠다.
무조건 내 생각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는데, 살아가면서 뭐가 중한 가는 생각해 볼 문제지 싶다.
이곳은 비가 내립니다.
여러분이 계신 곳은 어떠한지는 모르나 이 글을 보는 스티미언 모두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2023/12/14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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