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방의 선물

in #sct-ubi5 years ago

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
지금 이 순간이 꿈이라면
살며시 너에게로 다가가 모든 걸 고백할텐데...♪

<세일러 문>의 주제가에 맞춰 모자라는 아버지와
예쁘고 똘똘한 딸의 율동이 이어진다.
둘은 그렇게 함께 있음으로 행복했다.

용구는 비록 지적장애가 있기는 하지만 딸 예승이가 좋아하는 것을
사주고 싶은 마음에 매일 같이 월급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여느 아빠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매일같이 구경을 하던 가방 가게에 마지막 하나 남았던 세일러 문
가방은 경찰청장의 딸 지영에게 팔린다.

다음 날 경찰청장의 딸은 세일러 문 가방 파는 곳을 알려준다며 용구를
데리고 앞서 뛰어가다가 돌연 죽음을 맞는다. 용구는 청장의 딸을 살리려다
누명을 쓰고 살인 혐의로 체포되고 사형판결을 받아 7번방에 입소한다.
  
교도소 7번방에는 다양한 범죄자들이 갇혀 있다. 이들은 비좁고 누추한
방에서 그동안 길들었던 것들을 자랑삼아 말하고 상징적 행동을 휘두르며
함께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아동유괴 강간살인범이 들어온다. 이들은 이 극악 범에게
혹독한 폭력으로 신고식을 치르게 한다. 그러나 꼭지가 덜 떨어진 듯 한
이상한 놈 용구는 대들거나 반항하지 않으며 미워하거나 증오할 줄도 모른
채 부당한 대우를 받기만 한다. 그는 7번방의 험악한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을 믿어주며 평범한 사람으로 대한다.

어느 날 반대 패거리 두목이 방장을 뾰족한 흉기로 찌르려 하자 용구는
달려가 대신에 찔린다. 순박한 용구의 행위에 방장은 감동하며 고마움을
느낀다. 방장은 용구에게 필요한 뭔가를 해주고자 한다. 그러나 용구는
오직 사랑하는 딸 예승이를 만나고 싶을 뿐이다.

7번 방 죄수들이 용구에게 예승이를 만나게 해주려고 함께 머리를 짜낸다.
그동안 으르렁거리며 나쁜 짓을 위해 힘을 모았던 이들은 이제 뭔가 좋은
일을 모의한다. 드디어 예승이를 교도소 7번방으로 잠입시키는 데 성공하고
용구의 뛸 듯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자기들도 진정한 그 기쁨에 서서히
동참하게 된다.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특사로 나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신봉식, 그는
예승이의 잠입을 반대했지만 우연히 들고 들어온 예승이의 휴대폰으로
순산한 아내와 통화한다. 갓 태어난 딸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살아갈 희망을
얻는다. 감방에서 세상과 소통을 이룬 것이다. 이는 범죄를 위한 소통이
아니라 생명과 기쁨을 나누는 소통이다.

마지막 법정 공판에서 용구의 누명을 벗겨주려고 용구에게 사건을 재연하게
한 7번 방 식구들은 그가 무죄임을 입증하는 대본을 작성해 암기하도록 한다.
그러나 어눌한 용구가 성공할 리가 없다. 사형 날짜가 결정되자 열기구를
만들어 용구와 예승을 탈출시키려고 단합한다.

천진난만한 용구가 감방 식구가 되면서 사랑과 끈끈한 서로의 유대 관계를
체험하게 하고 웃음까지 선사한다. 여기에 인간에게 내재하는 선을 발견하게
된다. 이상한 놈이 들어와 죄인들이 갇히는 곳이 천국으로 변했다. 용구가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7번방의 죄수들은 자신이 죄인임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고백한다.

교도소 보안과장은 납치범에게 아들을 잃은 후 폐인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그에게 용구는 악인일 뿐이다. 어느 날 7번 방 식구들은 예승이를 잠입하여
감방에 감추려 했지만 과장에게 들키고 만다. 용구는 다시 꽁꽁 묶여 과장에게
끌려간다. 비가 철철 내리고 번개와 천둥이 요란히 치는 한밤중에 용구는
독방으로 이송된다. 꽁꽁 묶여 갇힌 용구의 어둠침침한 독방! 용구는 홀로
저 깊은 밑바닥까지 버려진다.

그날 새벽 교도소에 화재가 발생한다. 불 속에서 석유통을 들고 소리치며 난동
부리는 방화범을 말리기 위해 과장은 문짝을 뜯고 불 속에 휩쓸려 들어간다.
용구는 과장을 구하려고 쓰러진 문짝을 밀어내고 과장을 끄집어낸다. 병상에서
과장은 용구가 눈물 콧물을 흐리며 "우리 과장님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하고
외쳤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바보 용구는 자기 목숨을 생각하지 않고 희생하며
과장을 살려줬다. 그는 자신을 때리는 자 앞에 반항하거나 보복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몸을 던진다.

의구심과 분노에서 차있던 과장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내면 깊은 곳에서
영적 자아의 소리를 듣게 된 그는 용구의 죄상에 대해 의문을 품고 용구의
누명을 벗기려고 경찰청장을 찾아가 사면을 요청한다.

그러나 마지막 법정 공판에서 용구는 전 날 경찰서장의 폭언과 회유 그리고
국선 변호사가 "당신이 죽어야 예승이가 살아, 당신 아빠지!" 라는 말이 떠올라
예승이를 살리기 위해 열심히 암기했던 대본과 다른 말을 한다. 그의 부성애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자신이 소녀를 죽였다고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예승이를 살려 달라고 한다.

변호사가 된 예승이는 아빠 용구가 허위자백을 강요받았음을, 그래서 무죄임을
어렵게 밝혀낸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교도소 담장 철망에 묶여 있던
노란 풍선이 자유로이 하늘로 날아가는 광경을 실제처럼 처리하면서 아버지가
이루지 못했던 갈망을 상징적으로 마무리 했다.
 
노랑 풍선은 이제 날아갔을까?
영화에 상징적으로 등장하는 노랑 풍선, 노란 가방, 노랑 조끼, 노란 보자기….
노란색의 의미는 태양과 성스러움을 상징한다. 또 감방 안에 있는 종교적 성물들이
시야에 들어오게 함으로써 간접적인 종교 메시지를 드러낸듯한데, 어쨌든 바보 같이
희생하는 용구를 통해 7번방 죄수들은 서서히 변화돼 간다.

7번방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방일지도 모른다. 우리 가정과 사회, 국가가 쌓아
놓은 울타리 속의 방이다. 가난하고 아무런 기득권이 없어 죄인처럼 손가락질
당하는 이웃에 대한 나의 고착된 선입견, 부조리한 체제와 권력, 규범에 갇힌
나를 만나야한다.

고요히 머물며 답을 찾은 나에게 노랑 풍선을 선물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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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밌게 봤는데.^^

재미만큼 슬펐던 영화였습니다.

웃음과 눈물이 범벅되게 만든 영화였죠ㅠㅠ

울다가 웃다가
저도 그럴 줄 몰랐어요.

영화관이 울음바다가 된 영화죠 ㅎ

예승이 콩먹어 콩

한참 유행어였죠 ㅎㅎㅎㅎ

너무 예뻐서
너무 슬퍼서
지금까지 가슴에 담겨있는 영화입니다.

정말 감명깊게 봤던 영화인데 리뷰 감사합니다.

지금도 애잔한 영상이 지나갑니다.
감사합니다.

눈물 엄청 흘리면서 봤던 작품입니다. ㅠㅠ

어떻게 참을 수가 있겠어요.
쏟아지는 눈물을 ㅠㅠ

너무 찡했었죠. 사랑은 위대한 것!!^^

사랑의 승리라고 하기에는
그 여정이 너무 가슴아팠습니다.

실화란 것에 더 슬프게 했던 7번방의 선물이지요..
류성룡을 다시보게 했던 명 영화였어요..

그렇지요.
류성룡의 새로운 변신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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