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린's 100] 이건 다 가짜야

in #merlins100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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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입니다. 만질 수 없는 것 말이죠. 정신은 위대하고 영혼은 고결하지만 만질 수 없으면 말장난 같은 겁니다. 감각은 사기일지 모릅니다. 이 모든 것이 영혼의 환영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뇌가 그렇다고 느끼는 전기신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만질 수 없고 감각할 수 없는 것은 가짜입니다. 진짜는 실체이니까요.



그러라고 손이 있고, 그러라고 눈이 있고, 그러라고 코와 귀가 있는 겁니다. 만지고 보고 듣고 향을 맡고 온기를 느끼는 감각. 그것이야말로 인간 체험의 위대함입니다. 본질이 무엇이든, 매커니즘의 원리가 무엇이든,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는 감각을 사용해야 하는 겁니다. 감각으로 경험해야 하는 겁니다. 그것은 영혼들이 원하던 바로 그것입니다. 육체를 입지 못한 모든 존재들이 갈망하는 바로 그것입니다. 구천을 떠도는 귀신들이 간절히 원하는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는 그것 때문에 지상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러니 몸, 감각 말입니다. 그걸 최대한 누려야 하는 겁니다.



병원에 일주일만 갇혀 있어 봅시다. 얼마나 바깥세상이 그리운지.. 가만히 누워서 먹여주고 재워주는데도 미칠 듯이 뛰쳐나가고 싶어집니다. 감각이 우리를 부르는 겁니다. 싸돌아다니던 감각, 누리지도 못하면서 점유하고 있고픈 자유 말입니다. 그 감각의 자유를 우리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감각의 노예가 되어 후회할 줄 알면서도 밤 열두시에 야식을 시키는 겁니다. 야식이 도착하고 첫 입을 베어 무는 달콤함을 포기할 수 없는 겁니다. 다음날 아침 퉁퉁 부은 얼굴을 보며 후회의 한숨을 지어도 말입니다.



인간 경험의 본질이 바로 그것입니다. 허상이라 할지라도 배부름을 느끼고, 고통이 동반된다 하여도 몸이 바스러지도록 혹사해 보는 것. 그것 쫌 해보려고 세상에 온 겁니다. 인간으로 태어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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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마법사입니다. 그렇다구요.
마법의 열차는 불시 도착, 정시 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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