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용 장군의 사이공 억류기) 6 서서히 포위망이 좁혀 오다

in #leedaeyong5 years ago (edited)

월남에 억류되어 있던 외교관들의 처우는 남월과 북월의 유엔가입 상황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8월 29일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상임 이사국 회의에서 남월과 북월의 유엔가입에 대한 표결이 예정되어 있었다. 월남 공산당은 유화적인 제스츄어를 취했다. 8월 24일 자유월남 패망후 처음으로 한국인 출국비자가 발급되어 김병용이 방콕으로 떠났고 이어서 민간인 2명이 추가로 출국했다.

그러나 8월 29일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남월혁명 임시정부는 즉각 미국, 호주, 뉴우질랜드, 태국, 필리핀, 대만, 한국이 7개국 참전국민들의 출국을 전면 중단시켰다. 남월과 북월의 유엔가입문제는 9월 29일 다시 표결토록 연기되었다. 9월 11일 포드 미국대통령은 남월혁명임시정부가 유엔가입을 위해 외국인들을 인질로 이용하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난했다. 이 비난이 있은 후 남월혁명임시정부는 미국인을 위시한 참전국 외국인들의 출국정지를 해제했다. 그러나 유독 한국인들에 대한 출국정지는 해제되지 않았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북한이 남월에게 한국인들의 출국을 정지하도록 요구했다고 했다.

안닝노이찡은 한국인에 대한 조사를 계속했다. 8월 중순에는 민간인 허춘이 시내 처가집에 갔다가 체포되어 치화형무소에 수감되었다. 투옥된지 한달만에 석방되어 돌아왔다. 이대용은 허춘에게 체포된 이유와 형무소에서의 생활, 심문내용등을 물어 보았으나 횡설수설해서 무슨말인지를 알 수 없었다. 심문은 해군예비역 하사관이던 임대인이 담당했다. 한번은 허춘이 눈물을 흘리면서 이 공사에게 너무 큰죄를 져서 죄송하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죄가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신상범 서기관에게도 같은 말을 했다. 허춘은 겁에 질려 있었으며 무엇인가 말하지 못할 사연이 있는 것 같았으나 끝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하루는 허춘이 김경준 영사가 사는 아파트로 가서 배완용을 찾고 있었다. 마침 그곳에 있던 신상범 서기관이 그에게 배완용이 없다고 하자 급하게 자리를 피해버렸다. 배완용은 이미 북한과 접촉되어 있다고 추정되던 인물이었다. 허춘이 배완용과 연락을 주고 받을 정도라면 이대용의 신상이 이미 북한 공작원에게 들어가 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대용은 조심에 조심을 기했다. 신상범 서기관과 임대인 부부는 이대용을 보호했다. 우선 이대용을 찾아 오는 사람들 중에서 꼭 이대용이 만나야 하는 사람이 아니면 만나지 않도록 했다. 하루는 이 모라는 자가 이대용을 찾아 왔다. 이 모는 전과자였다. 홍콩에서 위조지폐인 미국 달러를 들여와 암거래를 하다가 티우 정권때 체포되어 치화형무소에 수감되었다. 사이공 함락 위기가 다가오자 한국대사관은 서영사를 치화형무소로 보내 이 모등 한국인 죄수를 가석방 절차를 밟아 석방시켰다.

사이공이 함락되자 이모는 시내 변두리에 머물면서 역시 전과자인 다른 한국인 한명과 함께 중국인과 짜고 가짜 스위스 여권을 만들어 스위스 인 행세를 하고 있었다. 안닝노이찡에서 한국인들을 조사하던 광대뼈는 이런 사실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이들에게 출국사증을 발급했다. 이들 전과자들은 안닝노이찡과 자주 접촉을 하고 있었다. 남월의 이민국 직원들이 이 모 일당들을 성실한 사람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허춘이나 이 모등은 모두 이대용의 주변 상황을 안닝노이찡에게 고자질하고 있었던 것이다.

8월 말경 이 모와 그 일당은 사이공 탄산눝 국제공항을 통해 비엔티안으로 떠났다. 9월 초부터 이대용에 대한 감시가 눈에 띠게 강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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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

extraordinary article sir,nice post sir @wisdomandjustice

월남 이야기 까지 하시네요.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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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혼란과 불안이 소용돌이치는 정국이었을 듯 합니다.
그 시기에 얼마나 힘들었을지...

어쩌면 이렇게 상세한 내용들을 알고 써내려가시는지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이어질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일제시대 때도 압잡이 들이 있었는데... 여기도 다를 바 없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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