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Ride of the Valkiries / Apoclypse Now 중

in #kr5 years ago (edited)

십대 후반에 원양어선을 탔습니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느꼈습니다. 20대 초반에 천문학적인 도박빚을 지고 자살을 결심했었습니다. 하지만, 바다가 그리워 다시 배를 탔습니다. 아프리카와 중동, 인도와 극동을 거쳐 동남아까지 세계의 주요 문명지를 두루 돌아다녀봤습니다. 그리고 이미 30대에 선장의 직위를 얻어 부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어봤습니다. 바다는 내 삶의 전부입니다.

조세프 콘라드, 폴란드계 영국인인 작가는 30대 후반에 바다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소설을 쓰며 생계를 이어가기 시작합니다. 자신만이 지닌 바다에서의 경험을 소설을 마음껏 녹여내기 시작하는데요.

유럽의 제국주의가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시기, 작가는 제국주의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되고 그 고민을 "Heart of Darkness" 라는 작품을 통해 세상에 알리게 됩니다.

아프리카 콩고의 긴 강을 따라 흘러가는 서사의 큰 흐름은 맨 마지막 커츠 대령을 만나며 끝을 맺게 되는데요, 제국주의의 본질이 무엇인지 커츠 대령은 상징과 은유를 통해 암시하게 됩니다.

Apoclypse Now, 한국에서는 '지옥의 묵시록'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습니다. 베트남전의 광기와 참상을 작가주의적 입장에서 세밀하게 묘사한 전설적인 영화입니다.

7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가 이토록 사실감을 지닌 이유는 아무런 CG 없이 모든 장면을 구현해 냈다는데 있을 겁니다. 어쩌면 사실을 그저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작품의 퀄러티를 한껏 높여놨습니다.

감독은 영화의 주요 서사 부분을 '조세프 콘라드'의 'Heart of Darkness' 라는 작품에서 그대로 따왔습니다. 강을 따라 커츠 대령을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전쟁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은유을 통해 보여줍니다.

클래식 음악가 집안에서 자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이 영화에서 클래식 명곡을 활용하는데요, 아무런 감정없이 한 마을 주민을 학살하는 헬리콥터 씬에서 등장합니다.

Ride of the Valkyries, 낭만파 음악의 대가 바그너의 곡입니다.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4부작중 두 번째 작품 '발퀴레'의 제 3막에 삽입된 곡으로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옥의 묵시록' 은 제 평생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영화입니다. 색감이 주는 강렬함과 사운드, 그리고 서사가 품은 은유까지, 너무나 명장면들이 많아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영화를 본 후에 소설을 봤습니다. 1부와 2부로 구성된 소설은 그다지 길지 않은 장편 소설입니다. 단순한 구성과 스토리 라인을 지녔지만 읽는 내내 작품이 지닌 주술적인 분위기에 압도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서구 사회의 정치 헤게모니를 정면으로 파헤친 소설을 보며, 당시 제국주의 시대를 살았던 한 지식인의 고뇌가 고스란히 글을 통해 느껴졌습니다.

영화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장면과 오케스트라 연주를 같이 올립니다.

발퀴레와 같이 날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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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들은 왠지 보기도 전부터 서글퍼지고 무서워서 잘 보게 되지 않는데, 여러 음악들과 함께 설명해주시니 저도 이 영화 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책을 구할수 있으면 책을 먼저 볼께요~ 오랜만에 듣는 Ride of the Valkyries가 더 으스스하게 들리는 밤입니다 ^^

쭈욱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댓글도 쭈욱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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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클왔어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전쟁하는데 이런 밝고 경쾌한 음악은 안 어울리는데요. ㅎㅎㅎㅎ 묘하네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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