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walker의 오디오 이야기 : #4 Tannoy 스피커 특집(feat. 내 삶의 땔감들)

in #kr8 years ago

안녕하세요 @travelwalker 입니다.

지난 일주일간 여행기를 연재하느라 오디오 이야기가 잠시 연재를 쉬어 갔는데요. 이번 주 부터 다시 본 궤도로 돌아올까 합니다.

오늘 이야기 꼭지는 탄노이(Tannoy) 스피커 입니다. 약간 생소하시죠?? 

이 스피커를 다루게 된 것은 @kyunga님의 글 4월에 먹은 것들 - 내 삶의 땔감들 에 출연한 이 사진 때문입니다.

@kyunga님 글에서 인용함

모 카페에 있는 앉기 어려운 좌석 이라고 하는데요... 이 사진을 놓고 @kyunga님과 댓글을 나누다가 탄노이 스피커에 대한 글을 쓰겠노라고... 약속을 덜컥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

사진의 스피커 어떤 느낌이신가요? 

파란 눈의 앰프와 위용이 당당한 스피커 (거의 냉장고나 작은 장식장만한 크기죠?), 몸이 푸욱 파묻히는 안락의자... 그리고.... 음악....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만 같습니다.

네... 저 카페의 명당자리를 빛내고 있는 저 스피커가 바로 영국의 탄노이(Tannoy) 사의 명기로 알려진 GRF Memory 라고 하는 스피커 입니다. 그리고 파란 눈의 앰프는 미국의 매킨토시(Mcintosh)사의 앰프 세트이구요. 영화나 드라마 같은데서 회장님댁 거실 혹은 서재를 장식하고 있는 앰프로 많이 출연하는 앰프이기도 합니다. 가운데 앰프들 있는 곳 맨 아래칸에 숨어 있는 듯 보이는 앰프는 사실 리시버(라디오와 앰프가 합쳐져 있는 앰프)로 미국의 마란츠사의 앰프입니다. 마란츠 앰프 역시 70~80년대 명기로 매우 널리 알려진 앰프인데, 가운데 라디오 주파수 조절하는 창에 옅은 초록색으로 들어오는 불빛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자.. 그러면 오늘의 주인공 탄노이 스피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자연스러운 나무색 원목을 만듬새 좋게 잘 다듬어 만든 스피커 통과 그 가운데 자리한 15인치 구경의 거대한 스피커 유닛 만으로도 깊이 있고  섬세한 소리가 쏟아져 나올 것 같아 보이는데요. 실제로 통울림과 저역의 반사를 이용하는 스피커 통의 설계로 굉장히 푸근하고 색깔있는 소리가 나는 스피커 입니다.

탄노이 스피커는 브리티시 사운드 (British sound)를 대변하는 스피커중 하나로 1920년대 후반 Guy R. Fountain 이라는 사람이 창업하여 만들어 졌습니다. 앞에서 보셨던 GRF Memory의 GRF는 바로 Guy R. Fountain의 약자로 그를 기려서 만든 스피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젊은 전자공학도였던 Guy는 전기 전자기술이 돈이 될 것임을 직감하여 1920년대 후반 Guy R. Fountain Co. 라고 자신의 이름을 딴 정류기 회사를 창업했는데요, 최초의 상품은 막 라디오 시대가 열린 가정에 라디오용 진공관 증폭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류(AC)를 직류(DC)로 변환하는 장치였다고 합니다. 이 가정용 교류/직류 변환 장치의 이름이 바로  Tannoy이고, 이것이 이후에 이 회사의 이름으로 바뀌게 됩니다.

Guy R. Fountain (구글이미지)

초창기 탄노이사 (구글이미지)

스피커에 관심이 많았던 Guy는 직류전원과 마그넷을 이용한 스피커의 개발에 착수하여 30~40년대에 초기형 스피커들을 많이 생산해 내게 되었습니다. 당시 미국에는 JBL(요즘도 매우 유명하지요), Altec 등이 아메리칸 사운드를 표방하며 명성을 얻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탄노이는 영국 그리고 유럽 사운드의 표준이자 자존심으로 브리티쉬 사운드라는 명성을 얻습니다. 세계대전을 겪으며 탄노이는 영국 황실이 인정하는 스피커로 자리매김 하게 되고,  각종 전자장비 및 스피커 제조 회사로서 큰 성장과 더불어 유명세를 타게 되었습니다.

전쟁중에 비약적으로 발전한 통신장비와 전자기기에 발맞추어 40년대 말 스테레오 사운드(좌우 채널이 분리되어 입체적인 소리를 만들 수 있는 기술)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탄노이사에서는 스피커 역사에 길이 남을 역작을 개발하게 되는데요. 그것이 바로 '탄노이 오토그라프' (Tannoy Autograph) 입니다.

지난 시간 클립쉬 스피커에서 잠시 설명을 드렸던 방식인데요, 통자체에 혼을 접어넣는 독특한 구조 설계로서 우퍼유닛 하나로 초 저역 (20Hz)를 구현 해 내게 됩니다. 우퍼스피커의 진동판은 앞뒤로 진동하는데 앞으로도 소리가 나지만 뒤로도 소리가 나게 됩니다. 이 뒤로 나가는 소리를 재 반사시켜 혼을 통해 확장 시키는 방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스피커를 자세히 보셨다면, 또하나 특징적인 부분이 있으실 텐데요... 

그렇습니다. 스피커 유닛이 하나 밖에 없지요. 저 커다란 유닛이 고역까지 모두 내는 걸까요?

여기에서 탄노이의 독창적인 기술이 나타나게 됩니다.  바로 "듀얼콘센트릭"(Dual Concentric) 이라는 기술 입니다.

스피커의 배꼽부분을 자세히 보시면 다른 스피커들과 달리 막혀 있지가 않은데요, 그 곳에 작은 나팔이 들어 있습니다. 그 나팔이 고역의 소리를 내 주는 것이죠.  고역부와 저역부의 스피커가 한 축에 존재한다고 해서 '동축형' 즉 Dual Concentric 스피커가 되는 것입니다. 

기존의 혼스피커들이 혼부위와 우퍼 부위가 서로 떨어져 있는 설계로 되다보니, 사실상 소리축이 일치하지 않고 위상차이가 발생하는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높은 소리는 위에서 나고 낮은 소리는 아래에서 나니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요. 탄노이는 스피커 유닛하나에 고역을 내는 혼과 저역을 내는 우퍼를 동시에 집어넣고 그 유닛들을 한축에 놓아 이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탄노이의 스피커들은 흔히 "중고역이 매우 사실적이고 자연스럽다." "중역이 두툼하다" "목소리와 현의 소리가 좋다" "저역이 부드럽고 풍성하다" 이런 평들을 많이 듣는데요, 이런 성능의 바탕에 dual concentric 기술이 있습니다.

최초로 dual concetric 기술이 적용되어 Autograph에 장착된 유닛이 모니터 실버 15 인데요.  이후에 모니터 레드, 골드 등의 시리즈가 나오고 흔히들 빨간 배꼽, 노란배꼽 이렇게들 부릅니다. 지금도 오리지널을 구하려면 굉장한 가격을 지불해야 합니다. 

오디오 시장이 막 열리던 70~80년대 한국의 오디오 파일들이 저 autograph를 들여오려고 무척 애를 썼었다고 하는 데요, 크기가 어마어마 한데다가 당시에는 오디오 같은 기기들이 사치품에 해당되어 특소세를 물렸었기에, 수입할때 '악기'로 신고를 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너무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들어서 유닛만 수입하고 한국에서 통을 짜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 한국에 있는 오토그라프를 혹시 보신다면, 거의 대부분 명인이신 "김ㅇ중 " 옹께서 만드신 통이라고 봐도 거의 무방합니다.

지금도 오토그라프는 저음반사 혼을 이용한 저음 시스템과 동축 유닛으로 오디오 역사상 최고의 명기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런 스피커들의 대를 이어 이후로 연작들이 나오게 되는데요, 웨스트민스터 로열, GRF 메모리, 턴베리, 요크베리, 스털링 등 영국의 유명 지명 이름을 따서 제품군이 만들어집니다.  70년대 중반 창업자 Guy 씨가 별세하시고 난 이후 하만카돈 그룹에 인수되어 탄노이의 독창성은 잃었지만 지금도 Prestige series라는 이름으로 판매 되고 있습니다. 아래 가장 큰 스피커가 웨스트민스터 로열로 현재 양산이 되는 스피커로는 탄노이에서 가장 큰 스피커 입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 스피커가 처음 카페 사진에서 보셨던 GRF 메모리 이니 크기가 짐작 되시겠지요.

이 시리즈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형에서 개량된 신형으로의 여러가지 변화를 겪었습니다만, 초기에 개발되었던 동축혼을 이용한 탄노이 고유의 소리를 계승하고 있으며 스피커 인클로저도 여전히 영국 신사 같은 단정한 원목의 느낌을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지금의 탄노이는 프레스티지 시리즈 뿐 아니라 현대적인 스피커들도 매우 많은 종류로 생산을 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피커 메이커 중 하나입니다. 탄노이의 전성기 이후로 영국에 많은 스피커 회사들이 만들어져서 KEF, Habeth, Rogers등 브리티시 사운드의 계보를 잇는 스피커들도 또 많이 생겼습니다.

사실 필자도 탄노이의 오래된 스피커를 사용하는 유저 인데요. 너무 칭찬 일색에 기술적인 내용을 많이 담은 것 같아.  글을 맺기 전에 실제 음악을 들을때 어떤지.. 왜 탄노이 스피커를 사용하는지에 대해 잠시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탄노이 스피커의 소리는 다소 호불호가 좀 갈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혼 스피커에 대한 찬반과도 궤를 같이 하는데요. 소리의 성향은 혼특유의 앞으로 내미는 소리성향과 대구경 우퍼의 다소 풍성한(이라 쓰고 부드럽지만 단단하지 못한 이라 읽습니다) 저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혼의 특성으로 나타나는 특정 주파수대역의 강조로 목소리(특히 여성보컬)나 현 나팔등의 주파수 대역이 독특한 색조를 띱니다. 보통 두툼하다 사실감이 있다라는 형태로 표현합니다만 실은 약간의 착색이 있다라고 할 수 있죠.

이러한 특성의 결과로 현대의 하이엔드 스피커와 비교를 했을때는 다소 무대가 좁고 가수가 앞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빅마우스현상이라고 부릅니다)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게 되는데요. 그러다 보니 날카로운 해상력을 가진 현대의 하이엔드 스피커들에 비해서 다소 해상력이 떨어지는 것 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스피커를 사랑하는 이유는 

자욱한 담배연기 사이로 핀조명 아래에서 노래하는 빌리 할리데이를 볼 수 있기 때문이고, 송진 가루가 날리는 듯한 아서 그뤼미오의 바이올린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피커는 사라지고 음악과 무대만 남아 음악이 가장 음악답게 들리게 해주는 느낌을 주니까요...

한번 말씀을 드린 적이 있었습니다만, 저는 원음을 들으려고 바늘 같은 해상도를 들으려고 오디오를 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자 함이 가장 큰 이유인 것이죠.

그런 점에서 저 커다란 스피커의 원목통을 울려나오는 드럼소리와 혼에서 쏟아지는 생동감 있는 목소리가 저는 여전히 좋고 앞으로도 그럴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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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travelwalker님 안녕하세요! 별이 입니다. 섹시한 @kyunga님이 너무너무 고마워 하셔서 저도 같이 감사드리려고 이렇게 왔어요!! 시크한 하루 보내시라고 0.4 SBD를 보내드립니다 ^^

와와~ 감사합니다~

저도 탄노이 스피커 좋아하는 편입니다^^
째즈 들을때 저는 좋더라고요~

네 요즈음의 구형 탄노이는 오히려 클래식 보다 재즈에 맞다는 평을 많이 듣고 있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네 ^^
마이 퍼니 발렌타인 탄노이로
들으면서 스트롱 커피 마시면
노곤해 질거 같아요^^

와아... 이렇게 정성스럽고 정보가 가득한 글이라니! 깜짝 놀라고 갑니다. 제가 예전에 이 스피커를 지인에게서 추천받은 적이 있어요. 제가 듣는 음악과 잘 맞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피아노가 있는 거실에 두고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도 자욱한 담배연기 사이로 노래하는 빌리 할리데이를 직접 들어보고 싶네요.

다음에 꼭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머 안되면 저희집에서라도 ㅎㅎ
음악하시는 분이니 머 저보다 훨씬 좋은 귀를 가지셨을 테니 좋은 스피커를 잘 고르시지 않을까요~

Awesome post!! Keep it up and check out THIS POST as well as I have something similar.

@감사해

앗 정말 감사해요. 탄노이..보면 볼수록 스타일이며 뿜어내는 소리하며 정말 매력적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기술적 베이스가 있었군요. 집에가서 PC 로 정독하겠습니다!ㅎㅎ

^^ 감사합니다~ 재미있으셨으면 좋겠네요... 혹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 주세요~

꾸욱.들렸다가요

방문 감사합니다 ~~ ^^ 비가 좀 내리긴 합니다만, 푸근한 저녁 되시길...

big ones!

yeap, Tannoy is one of the most famous brand in hifi audio speakers. the big one is oldest model named Autograph. it was developed in early 40s but still performs very well. sort of mellow and airy sound.

저는 스피커는 잘 모르지만 ^^
저 카페에 홀로 앉아 음악과 나.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 할 수 있을것 같아서
꼭 한번 가서 탄노이 스피커를 보고 싶네요...

네 저도 저 카페 못가봤는데요... 한번 가보면 좋을것 같습니다 ^^

와아.... 멋지네요..... 저는 대형 스피커에 대해선 잘 모르긴 하지만.... 딱 봐도..... 명기라는점이 느껴집니다.....

저런 빈티지 대형기들을 흔히 궤짝, 뒤주 라고 부르는데.. 모습을 보면 딱 그럴만 하죠? ^^

일교차가 큰 날씨에요 감기조심하세요^^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네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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