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1 장가계(張家界)로

장가계-1 장가계(張家界)로

코로나 이후 정말 오랜만의 해외여행이다. 도요일 밤 TV를 보다 광고에 잘 속는 와이프가 너무 싸다고 299,000원 장가계여행을 가자고 조르는 바람에 못이긴 척 가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여자말을 거슬리는 건 정말 어렵다. 순수하고 순종적인 젊은 시절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https://m.onlinetour.co.kr/tour/m/event/view?eventCode=240818418050

여성 홀몬이 감소해서 생긴 현상인지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고집을 절대 꺾지 않는 억센 한국 아줌마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고통스럽다. 분명 잘못되었고 곧 후회할 일이라고 알면서도 어떤 논리적인 설득도 통하지 않은 완고함 뒤엔 젊을 때 내가 져주었는데 나이 들어서까지 그럴 필요있나하는 피해의식이 깔려있다.

그 일상의 완고함은 여행 중에도 줄곧 나를 괴롭혔다. 의견이 다르면 누군가가 포기하거나 합의를 볼 수밖에 없는데 논리는 신념처럼 굳어진 고집에 가로 막히고, 수 십년동안 참으며 쌓인 축적된 불만은 시시각각 전투에 참가한 전사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2024.08.18

4시27분발 6200번 공항버스(17,000원)를 타고 인천 공항 제2터미날 3층 H카운터에 자리 잡은 온라인투어데스크로 갔다. 우리 팀은 모두 14명이었고 8명, 6명을 나누어 비자신청을 했는지 8명의 비자를 내게 맏겼다. 우리는 8시30분발 대한항공 KE137 편으로 무한으로 갔다.

장가계로 바로 가는 직항이 있는데 굳이 무한을 경유해서 가는지 조금 의아했다. 아마 무한에도 볼 만한 게 있는 모양이라고 순진하게 단정내린 게 참 어리석었다. 무한에서 장가계까지는 버스로 8시간이 걸린다. 5박6일 중 이틀은 야박하게도 도로 위에서 보내야했다.

11시경 무한공항에 도착했다. 가이드 오일권이 기다리고 있었다. 머리를 빡빡 깎은 모습이 조금 불량해 보였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왠지 어울리지 않는 머리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나의 이런 생각이 편견이란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중간에 고속버스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드디어 “무한베스트웨스트 플러스호텔”에 내려 바로 앞 식당에서 무제한 삼겹살을 먹고 호텔에 투숙했다. 이 호텔은 우리가 가려는 장가계 천문산이나 천자산 근처에 있어서 편리했다. 장가계 시내 호텔에서 관광지로 가려면 1시간 30분이상이 더 걸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