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탄고도1330 5길-5 약수터

in #kr11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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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탄고도1330 5길-5 약수터

운탄고도 길이 마음에 드는 것은 곳곳에 물이 흐르는 수도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식용불가라는 문구를 달고 있었지만 더위에 지친 방문객에게 물이란 생명과 같이 소중한 것이다. 물로 세수를 하거나 수도꼭지에 머리를 들어 밀고 있으면 폭염의 고통이 일시에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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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란 제목이 조금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운탄고도 지도에 나오는 곳이다. 약수터라고 특별히 먹을 수 있는 약수가 나오는 곳은 아닌 걸로 봐서 이곳 관청에서 얼마나 고심하다 붙인 이름일지 이해가 된다. 아무 생각없이 하루하루 사는 소시민에게 이런 이름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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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든지 ‘물 나오는 곳’이든지 무슨 문제가 될까? 그러나 나같이 바위 이름 하나도 고민하며 살아야 하는 소심한 변종들에게는 약간의 분노가 생긴다. 약수라면 최소한 마실 수는 있으냐 하는데 다른 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음용불가라는 명패를 달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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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약수한잔을 기대하며 땀 흘리며 찾아온 나 같은 시민을 허탈하게 만든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 누군가를 기만한다는 건 시민도 해서는 안되는 일인데 지자체나 해당 관청에서 그런 만행을 저지르다니… 이런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최소한 약수터란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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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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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가지 않으면 약수터를 만난다는 사실에 들떠 있다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 않는 작은 물줄기를 보고 경악했다. 7월 말 철원평야에서 있었던 철인삼종경기가 생각났다. 35도에 육박하는 최악의 더위에 그늘 하나 없는 평원을 뛴다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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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길에 벼농사를 위해 설치한 관개 여울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뛰어 들고 싶은 충동이 번뜩번뜩 뇌를 강타했다. 운동선수가 직업이 아닌 걸 그때처럼 신에게 감사한 적은 없다. 취미로 하는 운동이었지만 운동하는 1분1초가 고통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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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는 고통의 대가는 올림픽 메달도 명성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왜 누가 시키지도 않은 지랄을 했는지 지금도 잘 이해가 안된다. 성취감이라고 하지만 고통 없이도 성취감은 여러 경로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오랜 생각 끝에 얻은 결론은 ‘동료애’였다. 같이 고통을 나누는 동료를 배신할 수 없다는 이상한 영웅심이 그만두지 못한 이유였다면 사람들이 믿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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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수 없는 약수터라니.... 진짜 너무 하네요.
하기야 산악자전거 탈때 음용불가라고 붙어 있던 곳이 더 많았던거로 봐서 우리 산 많은곳이 오염되었다는 뜻인거 같습니다.

그런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산에서 나오는 물은 대부분 그냥 먹어도 괜찮았거던요.

워낙 더운 여름이다 보니
이제는 어디를 나가게 되면
보냉병에 얼음 채워 가는건 꼭 필요한 거 같습니다
저도 늘 보냉병을 가지고 다닙니다
걷기에도 힘든 계절 이에요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라 보온병 가지고 다니는 습관은 좋은 것 같습니다.
더울때 열을 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얼음물 마시는 게 아닐까요

파~란 하늘, 꽃에 앉아 있는 나비 사진들을 보니 평화로워 보여 좋습니다~ ^^

그런데...별로 중요한 것 같지는 않은데요... 제목에 '운탄고도1330 3길'로 되어있는 것 같은데... 혹시 '3길'이 정확한지 시간되실 때 확인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

정말 감사합니다. 확인해 보니 3길이 아니라 5길이네요.
아무렇지 않게 그냥 지나칠 수있는 걸 세심하게 관찰하는 능력이 탁월하신 것 같습니다.
전부 고쳤습니다.

아... 과찬이십니다.
괜한 댓글을 달았나... 실례되는 댓글을 단 건 아닌가 싶어서 아차 했는데,
잘 받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런 지적은 정말 고맙죠. 자신이 잘못한 것은 잘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누군가가 교정을 봐주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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