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작업실 창업기 #2 : 안갯속에서 한 걸음씩

in #kr6 years ago (edited)


조용한작업실 창업기 D+6 일째 되는 날.
결심을 하고 계약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 아직 6일밖에 안 지났군요.

내일부터 전기 공사와 인테리어가 시작되기에 파주에 미리 올라와 있어요.
파주에 올 때는 상봉역에서 경의중앙선을 타는데
전철 문을 나설 때마다 차가운 공기에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오늘도 그랬죠.

코딱지만 한 땅덩이지만 그래도 나름 북쪽이라고 서울보다 항상 2,3도는 낮은 듯해요.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 것도 같고.
파주에 있는 친구들은 "이게 뭐가 춥냐"고 하는데 저는 혼자 롱패딩을 입고도 추워 움츠러들곤 합니다.
앞으로 이곳에 오래 지내다 보면, 서울에 내려가 "왜 이리 따뜻하냐"고 말할 날이 오겠죠.




KakaoTalk_20190125_232707548.jpg

추워요.. 내일부터 더 춥다는데..



그동안 여러 공방을 다녀 봤고 (지금 세어 보니 약 9곳) 그들의 꾸미기 방식을 보아왔지만
제 공방을 꾸리는 건 또 다른 것 같아요.
어떻게 기계를 배치해야 효율적일지
벽은 어떤 색으로 칠해야 할지
공간은 어떻게 구성해야 매력적일지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을 위해 꿈속에서도 고민 중이지만
마땅한 답은 없습니다.
1년, 2년 천천히 조금씩 꾸며가면 되는 거겠죠.


#자연광

공방을 구상할 때 하나 꼭 놓치고 싶지 않았던 건 자연광이었어요.
많은 공방들이 지하로 내려갑니다.
비싼 임대료를 피하고, 소음 문제가 최소화되죠.

하지만, 항상 습하고, 공기가 좋지 않고, 계절감, 시간감을 알 수 없고, 원목과 가구를 넣고 빼기 쉽지 않죠

지하 공방에서 1년을 먹고 자며 지내본 저에겐
특히 저 단점들이 크게 다가왔어요.
그래서 만약 공방을 차리게 된다면 절대로 지하론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비올 땐 비 오는 풍경을 보고
눈올 땐 눈 오는 풍경을 보며 작업하는 게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데
그걸 포기할 순 없으니까요.

제 공방이 될 건물은 전면부가 모두 유리로 되어 있었고
창문도 여기저기 많이 나 있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이전 분들은 작업 특성상 빛이 실내로 들어오면 안 돼서 검은색 시트지로 유리를 다 막아놓으셨더라고요.
그래서 낮에도 항상 어두웠는데 내일은 그 시트지를 모두 벗기려 해요.
예쁜 정원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눈앞이 시원하게 트이게 될 테니.
기대가 되네요 ㅎ.ㅎ

다만, 시트지들이 제 맘처럼 쉽게 떨어져 줄지는... 미지수지만
내일 아침에 이마트에 들러 스티커를 제거하기 위한 무기들을 챙겨가려 합니다.
깨끗하게 잘 떨어져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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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아자!! 힘내십시요.

힘이납니다..!!!!!

습기야 어떻게 처리한다고 해도 시간감이 제일 문제였던거 같아요.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준비가 다 되면 초대드릴테니 놀러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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