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3. 하드웨어 인터페이스 경쟁과 델의 혁신

in #kr6 years ago (edited)

이전글
1장2. CPU 전쟁과 인텔 인사이드
1장1. GUI-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모방전략

Prologue2.인터페이스란?
Prologue1.영화적 상상력과 인터페이스


현재 컴퓨터와 외부 기기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유선은 USB가 무선은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인터페이스 형식이 존재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을 지나고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PC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많이 생겨나게 된다. IBM, 애플, 델, 컴팩, HP, 후지쯔 등 많은 기업이 PC 사업에 뛰어들어서 경쟁은 점차로 치열해진다. 당시에도 CPU는 인텔을 사용하고 운영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를 사용하고 있었으므로 다른 방식으로 차별화가 필요한 시기였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저장매체도 플로피 디스크를 벗어나서 용량이 확대된 하드디스크가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보다 빠른 속도를 위해서 하드웨어 인터페이스 규격도 계속 발전하게 된다. 지금이야 관심있는 사람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PC나 노트북에 어떤 규격의 하드웨어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지만 PC 초창기에는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자신이 가진 PC의 하드웨어 인터페이스 규격을 알고 있어야 했다.

각 PC 제조사들이 광고와 마케팅을 통해서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과는 별도로 하드웨어 자체를 이용하여 차별화하기가 그리 수월하지는 않았다. 지금처럼 PC 디자인 자체가 하나의 차별화 요소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 당시의 PC 는 많은 하드 디스크 용량과 빠른 CPU (대부분 인텔 인사이드라는 스티커가 붙은), 다양한 확장 슬롯 등이 포함된 커다랗고 네모난 타워였다. PC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CPU는 어떤 종류인지 클럭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가격은 적당한지, 믿을 수 있는 회사인지 등이 구매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PC 제조사들이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들은 최신의 하드웨어 인터페이스를 지원하고, 많은 슬롯을 내장하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것이였다. 일반 소비자는 높은 클럭의 CPU, 많은 메모리 소켓과 다양한 하드웨어 슬롯, 최신 인터페이스 규격을 가진 PC가 최고 사양의 PC로 인식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다행이었던 점은 각 제조사마다 자사만의 독특한 인터페이스 규격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어느 정도 표준이 정해져 있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키보드와 마우스는 PS2라는 방식이, 메모리는 DIMM 방식을 사용했었다. 기타 그래픽카드나 사운드카드, 하드디스크 등도 인터페이스 규약을 가지고 있었다. 조금 더 좋은 사운드를 듣기 위해서는 비싼 사운드카드를 구매하고 직접 설치하고 세팅을 해야 했다.(그리 만만한 작업은 아니었다). 따라서 최신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하드웨어 슬롯이 갖추어진 PC가 하나의 마케팅 포인트였던 셈이다.

이 시기에 마이클 델은 PC의 하드웨어 인터페이스 경쟁을 새로운 방식으로 혁신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컴퓨터 회사 중 하나로 성장시킨다. 마이클 델은 1984년 대학교를 중퇴하고 PC's Limited (나중에 Dell 로 회사명을 변경한다)를 설립하여 IBM 호환 PC를 싸게 조립하여 소비자에 직접 판매하면서 성장을 하게 된다. 그 당시의 판매 방식은 유통망을 통해서 대리점에서 소비자가 사야 하는 방식이었다면 델의 방식은 소비자와 직접거래하면서 가격을 낮추고 중간에 거쳐야 하는 유통망을 없애버린 직접판매방식을 도입한 것이었다. 이는 판매 인터페이스의 혁신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즉, 소비자의 구매행동을 일으키기 위해서 존재하던 중간 단계를 생략하게 함으로써 PC 구매 인터페이스 단순화를 이루고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델은 보다 명확한 구매 인터페이스 혁신을 통해서 세계적인 기업을 발돋음하게 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컴퓨터 하드웨어는 어느 정도 평준화가 이루어졌다. 델은 특별한 하드웨어를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지도 않고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뛰어난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는 회사도 아니었다. 유일한 무기는 가격 경쟁력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델은 인터넷의 발전을 보면서 직접 판매 방식을 확장하기로 결정한다. 기존에 소비자와 직접판매하는 방식이 중간 유통 인터페이스 없애면서 단순화 시켰다면, 새로운 혁신은 매장 등에서 면대면 방식으로 판매하던 것을 비면대면 방식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즉, 판매 인터페이스를 자체를 인터넷과 전화, 팩스 등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바꿔버린 것이다. PC를 구매하는 고객은 CPU는 인텔 것을 사용하며, 운영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사용하고 타워형의 본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모두 알고 있다. 따라서 직접 PC를 눈으로 확인하기 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내가 원하는 사양으로 사는 것이 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하드웨어 인터페이스 경쟁에서의 승자는 델이 되었다. 델의 성공은 다른 회사들이 하드웨어 인터페이스 경쟁을 중요시 할 때, 판매 방식에 대한 인터페이스를 혁신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부품을 사용한 PC를 구해하는데 꼭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사야할 이유가 있을까? 물론 델이 혁신한 판매 인터페이스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 뛰어난 AS 정책 등 복합적인 면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판매 인터페이스(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인터페이스)혁신이 가장 주된 요인이었다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Coin Marketplace

STEEM 0.28
TRX 0.12
JST 0.033
BTC 70130.51
ETH 3786.12
USDT 1.00
SBD 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