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과 조민기의 자살

in #kr7 years ago (edited)

어제는 하루종일 조민기의 자살에 대한 뉴스로 시끄러웠습니다.

잘생긴 인기 배우로 자상한 아빠, 다정한 남편의 이미지로 살아 오던 그의 삶에 미투운동의 확산은 그의 민낯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삶을 한순간에 뒤 흔들어 놓았습니다.
지저분한 성추행 사건들이 연일 폭로되었고 추가 폭로가 뒤따랐습니다.
아니라고 부인하다가 사과하더니 결국 경찰 소환장을 받기에 이르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의 죽음에서 어떠한 연민도 느끼지 못합니다.

스스로 목을 꺽는 동백꽃과 추악함의 말로에서 목을 꺽은 그의 자살이 대비되는 하루였습니다.
동백꽃의 낙화가 더욱 경외롭습니다.

가장 눈부신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꺾는
동백꽃을 보라

지상의 어떤 꽃도
그의 아름다움 속에다
저토록 분명한 순간의 소멸을
함께 꽃피우지는 않았다.

모든 언어를 버리고
오직 붉은 감탄사 하나로
허공에 한 획을 긋는
단호한 참수
.
.
문정희 / <동백꽃>중에서

사진은 작년 이맘때 후쿠오카성곽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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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너무 쉬운것 같아요...
요즘엔 마음이 늘 답답해요
그래도 우린 감사와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요~~~^^

그럼요. 그래야죠...감사와 기쁨으로....^^

동백꽃은 아름다움을 남기고 생을 마감하지만 조민기씨분은 그인생의
아름다움의 오점을 남기고 떠나가 안타깝네요

괜찮은 연기자인줄 알았는데.....
흰동백의 꽃말이 순수한 사랑이라는데 조민기와는 많이 다르게 느껴지네요.

한 개인으로서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그 것은 남아있는 사람들 - 가족들 - 에 대한 아빠의 부재(不在)로서,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일 것입니다. 그러니 연민이 든다면, 아무래도 그에 대한 연민이라기보다는, 남겨진 가족들(가족들이야 죄가 없겠지요)에 대한 연민이지 싶습니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는 모두다 안타까울 뿐입니다.)

책임지지 못할 일을 애초에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책임져야할 일을 범하고, 또 결국 책임을 져야할 순간에 스스로의 죽음으로 마무리하는 - 결국 책임을 지지 않는 극단적 선택을 택했음에 조금은 씁쓸한 하루였습니다.

한편 그의 선택이 이해되긴 합니다.
최소한 부끄러움을 알았으니....
다만 남은 사람들에 대한 고민은 더 했어야.......
이러나저러나 슬픈 일입니다.

간사람 남겨진사람 모두 상처입니다
잘산다는것 어렵나봐요

평소엔 그저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면서 여기저기 여행이나 댕기면 잘 사는 줄 알다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직면하면 사랑하고, 배려하고, 평판을 고려하고, 손익을 따지는 등의 복잡함에 머리가 아퍼지잖아요.
그래 가능하면 최대한 단순하게 살아야 하는데 스팀잇까지 관계를 확대하다니.......그래서 잘 못 살고 있는 일인입니다.ㅋㅋ

삶의 자체도 쉽지는 않은 게 인생인가 봅니다.

쉬운 삶이 있던가요.
그래도 다들 살 이유가 있겠지요.

충격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죄값을 받으면서 봉사하며 살지 죽긴 왜 죽어~ 하는 댓글을 봤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그가 어떤 행동을 했건 그의 존재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데 말이죠.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추잡한 성추행이 드러나지 않았을 때까지는 자신만만한 일상을 즐기던 자였으니...그럼에도 남은 가족들의 아픔이 너무 크군요.

과거도 자기 일부분인것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하긴 저도 마찬가지로 인정못하는 부분이 있네요... 그래도 저는 좀 더 성숙하게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해봐야겠습니다.

일상을 지키기 위해 사랑하고 배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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