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단편 소설] 악몽 [惡夢 : Nightmare] 4화
악몽 [惡夢 : Nightmare]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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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킥킥킥......"
노파는 계속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직 너는 이 할멈을 못 믿는 모양인데, 할멈은 빈 말은 안 하는 성격이거든......"
- 설마...... 이 할머니 진짜인가? 에이...... 설마
소년이 생각하자마자, 노파는 대답하듯 말을 이었다.
"인간이란 참 멍청하단 말이야...... 자신이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일은 세상에서 없는 일 마냥, 그렇게 믿지 않고 살아가지."
소년이 흠칫 생각을 멈추자, 노파는 소년의 눈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기회라는 건 언제나 오는 것은 아니야.”
소년은 이상하게 날카로운 노파의 눈빛을 피하며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 역시 이 할머니, 이상해. 많이 수상하다고! 빠...... 빨리 집에......
"집에 가면 뭐 하게? 또 밥이나 먹고, 샤워하면서 질질 짜다가 꿈이나 꾸러 가겠지?"
소년은 그 자리에 얼어 붙었다. 등에서 식은땀이 주륵, 등골을 타고 흐르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어...... 어떻게 제 생각을......"
“읽는지 궁금한 모양이지? 킥킥킥......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닐텐데......"
더듬거리듯 말하는 소년의 입을 틀어막듯, 노파는 단호한 목소리로 소년에게 말했다.
그 목소리는 낮지만 힘이 있어서, 소년은 숙였던 고개를 들어 노파를 바라보았다.
"단지 네게 중요한 건, 이 할멈이 너의 꿈을 이루어 줄 수 있다는 사실이지"
- 이 할머니, 진짜야!
소년의 눈이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 잘 생각해서 결정하라고...... 으킥킥킥...... 오늘은 내가 기분이 좋거든. 평소에는 이렇게 까지 기회를 잘 주지 않아.”
- 그, 그래...... 책 같은데서 본 적이 있어! 신비한 힘을 쓴다든지,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든지!
소년은 노파를 다시 한 번 찬찬히 바라보았다. 꾀죄죄한 몰골의 노파는 이제 소년에게 마치 은둔 마법사처럼 보였다.
- 그래! 이 할머니는 아마 나를 불쌍히 여겨 하늘이 보내주신 걸꺼야!
소년은 자세를 바로 하고 할머니를 똑바로 쳐다보며 무릎을 꿇었다.
“할머니! 믿을게요!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제 꿈을 이룰 수 있죠?"
다급한 목소리로 소년은 소리쳤다.
"시키는 대로 다 할게요! 돈을 구해오라면 훔쳐서라도 올게요! 영혼이 필요하다면 혼이라도 바칠게요! 가르쳐주세요 할머니!”
“영...... 혼? 으캬캬캬캬캬캬캬캬!”
노파는 그런 소년을 바라보며 한참동안 자지러지게 웃었다.
“영혼...... 영혼이라도 주겠다...... ?"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노파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소년은 도망가고 싶은 기분을 붙잡고, 최대한 간절한 눈빛으로 노파를 바라보았다.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죽으려고 하던 자신이 아니었던가.
자신의 영혼? 그 딴 건 소년에게 아무 것도 아니었다.
단지 이 비참한, 끝이 보이지 않는 무저갱 같은 현실에서 빠져 나갈 수만 있다면.
"킥킥킥...... 하지만 이 할멈은 영혼 따위는 필요하지 않아요......
단지 그냥 이 할멈은, 네 한심한 꼴이 안타까워서 도와주러 온 거 뿐이니까......”
계속 키득키득거리는 노파의 말을 들으며, 소년은 멍하게 중얼거렸다.
“아무...... 댓가도 없이?”
“아니 아니...... 성급하기는. 아주 댓가가 없지는 않지.
하지만 할멈은 영혼 같이 무거운 댓가는 바라지 않아요......
단지 여기에 너의 피로 서명만 하라구....... 으킥킥킥......”
할머니는 품 속에서 매우 낡은 양피지를 꺼냈다. 거기에는 소년이 알 수 없는 문자들이 가득 쓰여져 있었다.
“댓가는 아주 가볍지...... 영혼에 비한다면야 아주 가볍다구......
잃는 것은 있겠지만...... 그걸 미리 가르쳐주면 재미없지......?
으킥킥킥킥...... 어때, 할게야?”
소년은 순간 겁이 났다.
“저...... 혹시...... 제 주변 사람이 죽는다거나, 제 몸에 뭔가 이상이 오는 건 아니겠죠?”
이 정도 까지 오니, 주변에서 들었던 납량 특집 이야기가 마구 떠오르는 소년이었다.
"아니면 변기에 100마리 동물의 피를 흘려야 한다든지, 고양이를......"
“캬캬캬캬캬캬캬!!!! 웃기는구만!"
노파는 갑자기 큰 소리로 웃으며 소년의 손을 잡았다.
인간같지 않은 싸늘한 손에 소년은 손을 빼려 했지만, 노파의 약력은 사람의 그것 같지 않았다.
" 네 주변 사람이 있기나 하나? 그리고 몸? 네 몸은 그 정도의 가치가 없어!!!! 캬캬캬캬캬캬캬.......”
계속 손을 잡은 채로, 노파는 매서운 눈으로 소년을 쏘아보았다.
“이건 내가 손해보는 장사라구...... 단지 등가교환이랄까......
흠, 너에게는 둘도 없는 기회지...... 안 그래? 으킥킥킥킥......
하지만...... 잃는 것이 너에게는 아주 소중한 것일 수도 있지. "
그리고 갑자기 노파는, 한 번도 지은 적 없는 유쾌한 미소를 지었다.
"걱정말라구! 너의 몸이나 주변에 영향이 가지는 않으니까.
그건 네가 계약 후에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 가에 따라 다르다구. 어때?”
"제...... 생각에 따라?"
"그럼 그럼! 세상 만사 마음 먹기 나름 아니겠니, 꼬마야......"
노파는 소년의 손을 놓고, 다정하게 물었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계약 할 거니?"
소년은 잠시 머뭇거리다, 결심을 굳히고는 새끼 손가락을 양피지에 갖다대었다.
상처를 낸 적도 없는데, 그의 손가락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저에게는...... 더 이상 잃을 게 없어요. 이게 제 인생의 기회라면, 하겠어요!”
“그래...... 잘 생각했어! 절대 너에게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고...... 으킥킥킥킥!!!”
소년의 이름이 양피지에 쓰여지는 순간, 환한 빛이 소년을 감쌌다.
- 계약은 이루어졌다, 소년! 새로운 삶, 잘 살아보라구~ 으킥킥킥킥킥......
노파의 웃음 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느끼며, 소년은 정신을 잃었다.
“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소년은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언제 집에 들어왔지......”
머리가 멍했다. 어젯 밤의 일이 가물가물했다.
소년은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시계 알람을 껐다.
- 그래, 이상한 할머니와...... 계약......
순간, 그 날카로운 눈빛이 생각나, 소년은 잠이 확 달아났다.
- 꿈을 이루어주지. 으킥킥킥......
소년은 세게 머리를 흔들었다.
“오늘은 이상한 꿈을 꿨어......”
머리를 흔들며 나가 보니, 탁자에는 똑같은 식단과 함께 똑같은 메뉴가 붙어있었다.
“오늘은 먹을까...... 어제 한 끼도 못 먹었으니......”
소년은 억지로 숟갈을 들었다.
모래알 같은 밥을 꾸역 꾸역 씹어 넘기곤, 또 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화장실로 향했다.
- 오늘은 그 녀석들......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며, 소년은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우와아아아아악!?”
그의 눈 앞에 비친 모습은, 평소의 그의 모습이 아니었다.
언제나 꿈 속에서 보아왔던, 또 다른 자신의 모습......
“서...... 설마...... 어제의?! 그...... 그러고 보니, 어제 맞은 데도 하나도 아프지 않아......?!”
소년은 고개를 들어 다시 거울을 보았다.
항상 꿈에서 보아온 그 모습이, 멍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소년은 멍하게 손을 들어, 볼을 꼬집었다.
“아...... 아파...... 아프다는 것은...... 꿈이, 꿈이 아냐?!”
소년의 입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리고 그 웃음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아하하하하하하하!!!"
기쁨과 놀라움, 그리고 여러 가지 감정들이 복잡하게 섞인 웃음이 화장실 안에 울려퍼졌다.
좋은 의견 주신 @inverse 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전화도 링크 같이 걸어주실 수 있나요? 훨씬 보기 좋을거같아요!
좋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
링크 걸어 두었습니다!
매일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 잘보고있습니다 다음화 기다릴께요
애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화로 찾아 뵐께요!
마녀라는건 셰익스피어 이래로 항상 뒷통수를 치는 이미지죠. 주인공이 미끼를 물은 듯합니다.
거짓말은 안 했을 거에요 아마 ㅋ
그럼, 나머지는 다음 화에서......
저도 링크다는 법은 다시 배워놔야겠군요ㅋ
계약내용이 궁금해집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