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단편 소설] 악몽 [惡夢 : Nightmare] 1화

in #kr9 years ago (edited)


악몽 [惡夢 : Nightmare]   1화


* 과격한 표현이나 욕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께서는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밤의 학교는 고요하다.  

잠시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볼 여유도 없이 

축 처진 어깨를 끌고 집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행렬이 북적거리다 조금씩 한산해지기 시작하면,

학교의 불이 하나 둘 꺼지기 시작한다.

이내 학교는 고요 속에 휩싸여 밤의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다. 

불규칙하게 깜박거리는 하교길 가로등은 가로수와 어울려 그림자와 춤을 추기 시작하고, 그 사이로 한 소녀가 걸어간다.

 “휴우......” 

소녀는 한숨을 쉬고는 또 다시 걷기 시작했다. 

- 배고파 죽겠네...... 하필 또 오늘 담탱이한테 불려갈 건 뭐람.

소녀의 손목에 매달린 시계바늘은 11시 15분께를 가리키고 있었다.

- 하...... 다이어트 중이라 뭐 먹기도 뭐 한데...... 정말 짜증난다. 이렇게 배고파서 공부는 어떻게 해.

스산하게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에 등줄기가 으스스해져, 소녀는 발걸음을 재게 놀리기 시작했다.

- 아 몰라. 빨리 집에 가야지. 일단 오늘은 빨리 씻고 자자. 깨 있으면 더 먹을 거 같아.

그 때 였다.  

“저......”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듯 한 목소리에 소녀는 흠칫 놀라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는 한 소년이 두 손을 맞잡고서는 쭈뼛쭈뼛 걸어오고 있었다. 

“저기...... 예슬아......”   

소녀는 순간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 피곤하고, 길은 어둑어둑하고, 갈 길은 멀고, 공부할 건 태산 같은데 왜 저런 찌질이가 뒤에서 사람을 놀래키는 거야!!!

예슬이라 불린 소녀의 얼굴은 그녀의 생각을 매우 정직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즉,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 표정을 어두워서 읽지 못했는지, 아니면 상대방의 감정 표현에 둔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년은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오늘 편지...... 받았어? 나와줬구나...... 고마워......”  

-  편지? 

예슬은 잠시 생각에 잠기고는, 이내 소년이 말하는 '편지'가 무엇인지를 떠올려냈다.

- 아, 그렇지, 국사 책 사이에 끼워져 있었던 뭔가 깔끔한 글씨체로 쓰여져 있었던 그 편지......

'오늘 밤 수업 끝나고 하교길 교문 앞 제일 큰 나무에서 기다릴게' 라고 쓰여진  

쓴 사람의 이름도 없는 그 편지에 예슬은 잠시 마음이 두근거리긴 했지만,

얼마 남지 않은 기말 고사 준비에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 응? 그런데 나와줘서 고맙다니?

예슬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공교롭게도 지금 그녀는 하교길 교문 앞 제일 큰 나무 앞에 서 있었다.

의도하지도 않게 소년이 불러낸 장소로 나와버리고 만 꼴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 이 자식 일부러 노리고 장소를 여기로 쓴 거지?! 아...... 나 참. 찌질이같은게 머리는 잘 굴리네.

치밀어 오르는 짜증을 숨길 생각도 없이 소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굳이 나와준 것도 아니고, 그냥 집에 가는 길이었을 뿐이야. 

그래, 왜 나오라고 한건데?! 나 바쁘니까, 빨리 용건만 말해줘.”

 “아니...... 그...... 저......."

소년은 여전히 작고 느릿한 목소리로 쭈뼛거리며 말했다. 예슬은 속이 터져 죽을 지경이었다.

"뭐? 안 들려. 빨리 말하라고! 나 바쁘니까."

예슬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소년은 움찔했지만, 그래도 목소리에 힘을 주어 말을 이었다.

"사실...... 나 너 많이 좋아해!”

순간 예슬은 귀를 의심했다.

- 하?! 저런 찌질이가 나를? 꿈에서라도 사양하겠어! 

머릿 속으로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소녀는 매몰차게 쏘아붙였다. 

“야, 너 미친거 아냐?! 누가 너 따위보고 날 좋아해도 좋다고 했어?!”

“아...... 아니 그게......”

소년의 대답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예슬은 속사포처럼 말을 쏘아냈다.

“나 참 살다 살다 별 미친...... 야! 니 꼴이나 좀 보고 말해 이 찌질이 새꺄!

완전히 굴려놓은 드럼통 같이 땅딸막하게 생겨가지고는

잘하는 것도 하나 없는 왕따 주제에, 뭐? 좋아한다고?

내 참 기가 막혀서...... 야, 야, 주제 파악 좀 해라. 아~ 힘빠져.”

예슬은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난 죽었다 깨어나도 너 같은 자식은 사양이야. 그럼!”

 소년은 고개를 숙였다.

 한 방울, 두 방울, 눈물이 하교길을 차갑게 덮고 있던 아스팔트를 적시기 시작했다.

갑자기 소년은 고개를 들어 예슬을 향해 소리 쳤다.

“야! 강예슬! 나 정말 너 좋아한다고!

내가 생긴 건 이래도, 고칠게!

니가 원하는 대로 고칠게!

살도 빼고, 멋져질테니까! 그러니까!!!”

그러자 예슬은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소년 쪽으로 뛰어왔다.

그리고는 책가방으로 냅다 소년의 얼굴을 후려쳤다.

“미친 새끼! 누구 앞 길 막을 일 있어!"

예슬은 씩씩거리며 양 손으로 힘껏 부여잡은 책가방을

다시 한 번 소년의 반대편 뺨으로 날렸다.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아 나 이거 학교에 소문나면 어떻게 해......

 야! 이 해삼 멍게 말미잘 같은 자식아!

너 이거 학교에 소문 나면 확 죽여버릴 줄 알아! 흑! 나 어떻게 해!”

예슬은 마지막으로 소년의 무릎을 세게 걷어차고는, 교문 쪽으로 울면서 뛰어가기 시작했다.

소년은 우두커니 서서, 예슬이 사라지는 교문 방향을 바라보았다.

얻어맞은 뺨의 아픔도, 걷어차인 정강이의 아픔도 소년은 느낄 수 없었다.

소년의 몸이 서서히 무너져내렸다.

그리고는 앙다문 입술 사이로, 희미하게 울음 소리가 새어나왔다. 

“으......으윽.......으큭.......으그극......”

그리고......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치 상처받은 짐승의 그것과도 같은, 기괴한 절규가 조용한 학교 교정에 메아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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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자작으로 썼던 소설을 다듬어서 올려 보려고 합니다.

지금 보니 좀 유치하고 오글거리기는 한데, 

나름 제가 제대로 썼다고 생각하는 첫 소설이라 시작은 이걸로 하고 싶네요.

다음 편은 최대한 빨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 다 올릴 때 쯤이면 newbie 태그는 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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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첫날에 뉴비때시는건가요?ㅋㅋㅋㅋ

그렇게 빨리는 못 뗄 거 같습니다 ^^;

그런데, 보통 얼마 만에 떼나요?

✈ 원래 첫날부터 이렇게 달리셔야 해요 ㅎㅎ

ㅎㅎㅎㅎ 열심히 하겠습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다음편이 기다려지네요!

감사합니다 :) 다음 편도 빠르게 작업해서 올려보겠습니다!

다음 편도 기다리겠습니다 ^_^ 새벽이라 눈이 아파서 프린터 !!

으아 프린터까지 해서 보시는 분이 계시다니 ㅠㅠ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요즘 소설 올리시는 분들이 많아졌네요!

앗, 그런가요? ㅎㅎ 좋은 글은 많으면 좋으니 좋은 현상이네요 :) 잘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부분에서 끊겨서 아쉽네요. 다음편도 빨리 보고싶어요 ㅎㅎ

저 소설은 원본(?)이 있어서 금방 다듬어서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빨리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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