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단편 소설] 악몽 [惡夢 : Nightmare] 3화
악몽 [惡夢 : Nightmare]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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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르르르르르르르릉!”
소년은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꿈의 달콤한 여운이 아직 소년의 멍한 눈가에 남아있었다.
소년은 습관적으로 손을 뻗어 시계 단추를 눌렀다.
- 아아...... 좋은 꿈이었는데......
소년은 잊혀져가는 꿈의 단편들을 잡으려고 정신을 집중력했다.
꿈 속에서 그는 잘 생기고 능력 있는 미남자였다.
어제 고백 했던 예슬이 따위는 그를 따르는 수 많은 여자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그를 괴롭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우러러보고 있었다.
완벽한 꿈 속의 모습.
“하아......”
하지만 그것은 단지 꿈일 뿐. 계속 곱씹으면 곱씹을 수록, 현실의 자신이 더욱 초라해질 뿐이었다.
소년은 정신을 추스르고 언제나와 똑같은 하루를 시작했다.
엉성하게 차려진 식탁에는 쪽지 하나가 남겨져 있었다.
- 밥 꼭 챙겨먹어라. 엄마 오늘 늦는다.
“언제나 늦을 거면 일찍 들어온다는 쪽지를 좀 남겨보지......”
소년은 밥그릇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변기에 밥을 버리고는, 물을 내렸다. 입맛이 당기질 않았다.
“안 먹으면 어머니께 혼나니까......”
대충 씻고, 소년은 가방을 들고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 일찍 가는 것은 소년의 버릇이었다.
왜냐하면......
“어이 버러지!”
- 저 녀석들과 마주치기 싫었기 때문인데......
공교롭게도 오늘은 녀석들이 일찍 나온 모양이었다.
“야 이 씨발아! 부르는 소리 안 들리냐?”
소년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리고는, 어눌하게 인사했다.
“아...... 안녕......”
“야, 들었냐? 안녕이랜다!”
“킥킥킥......”
소년 또래의 네 명의 아이가 소년을 바라 보고 있었다.
전교 1등인 영성이, 학교 짱이면서 스포츠 만능에 얼굴까지 잘 생긴 성제, 학교 퀸카이면서 성제의 여자친구인 예리, 그리고 예리의 친구면서 행실 안 좋기로 학교에서 은근히 소문난 혜선이였다.
“야, 좆만아. 너 같으면 아침부터 그 더러운 면상을 보고도 잘도 안녕하시겠다.”
성제가 구역질난다는 얼굴로 소년을 향해 다가오며 비아냥거렸다.
“아...... 미안해......”
뭐가 미안한지도 알 수 없으면서, 소년은 습관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미안하면, 성의를 보여야지~”
성제는 위협적으로 소년에게 다가왔다. 나머지 셋은 재미있다는 얼굴로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성의라니...... 무슨......”
“야, 너 진짜 통빡 안 돌아간다~ 너 흡연 구역에서 담배피다 걸리면 뭐 내냐? 벌금 내지? 너 같은 새끼는 우리 눈에 띄는 거 자체가 범죄라고 새꺄~ 니 존재 자체가 공해라는 생각 안 해 봤냐?”
“아...... 아니 그게......”
매일 듣는 억지 논리지만 소년은 반박할 힘이 없었다.
“니가 우리 기분을 아침 초장부터 개잡쳐놨으니까 배상을 해야 될 거 아냐 이 찌질아~ 앙~?”
서서히 다가오는 성제를 피해 소년은 서서히 뒷걸음질 쳤다.
“하...... 하지만 돈은 그저께 줬......”
순간 날카로운 주먹이 소년의 명치에 꽂혔다.
숨이 막히는 고통을 느끼며 소년은 배를 움켜쥐고 주저앉았다.
“하아~ 그래서~ 돈이 없으시다? 그럼 몸으로 때워야지~”
주저앉은 소년을 향해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소년의 입에서는 헛바람이 새어나왔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희미하게 예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제야 그만해~ 네 신발 더러워지겠다~”
“아, 그럴까? 아침 운동 치고는 적당히 한 편이니까, 이제 가자.”
팔에 매달려 오는 예리의 팔짱을 가볍게 끼며, 성제는 소년을 쳐다보았다.
“구더기 같은 새끼. 아 씨발 볼 때 마다 재수 없다니까?”
그러다 성제는 예리의 신발을 쳐다보았다.
“어? 예리 구두 새로 샀네?”
“응! 그저께 아버지가 사 주셨어. 이게 한국에 아직 안 들어온 신상이거든~”
“이쁘긴 한데, 먼지가 좀 묻었네. 잘 닦고 가야지!”
씨익 웃음을 지으며, 성제는 쓰러져 있는 소년을 발로 툭툭 걷어찼다.
“야, 야! 예리 구두가 더럽잖아~ 잘 닦아봐 빨리!”
소년은 흐려져 가는 정신을 추스르며, 팔꿈치로 예리의 구두를 닦으려 했다.
“야 이 개새꺄! 누가 옷으로 닦으래! 이게 돌았나....... 핥으라고 씨발아!”
소년의 옆구리에 다시 한 번 강한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소년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몸을 감싸 쥐고는 바닥을 굴렀다.
"그만 하자 성제야~ 얘 이제 니 말 듣기 싫은가봐~ 굳이 여기서 시간 낭비 할 필요 없잖아~"
예리는 그냥 귀찮아서 빨리 가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예리의 말이 은근히 성제의 자존심을 건드린 모양이었다.
"잠깐만 예리야."
성제는 발목을 한 번 살짝 돌리더니, 다시 소년에게 발길질을 했다.
“이런 씨발 미친 새끼가 아직도 덜 처 맞았지? 안 해? 안 해?”
- 주...... 죽겠어...... 누가 좀......
계속 날아드는 발길질에 소년은 구두 쪽으로 본능적으로 입을 가져다 대었다.
“커헉!”
순간 소년의 입에서 피와 위액이 섞여 나왔다. 아무 것도 먹지 않아 게워지는 것도 없었다.
“꺄악! 이게 뭐야!”
예리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구두로 다가가는 소년의 입을 보고 발길질을 멈추고 미소를 짓던 성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런 미친 새끼!”
미친듯이 날아드는 발길질을 맞으며, 소년은 정신을 잃었다.
“으...... 으으윽......”
극심한 고통과 함께 소년은 정신을 차렸다.
소년의 주변으로는 하나 둘 씩 등교하는 학생들이 시계를 보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아무도 쓰러져 있는 소년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아니,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소년은 희미한 눈을 문질렀다. 서서히 눈에 초점이 잡히기 시작했다.
시계는 벌써 8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 느....... 늦겠다......
소년은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온 몸이 욱신거려 발걸음 하나도 뗄 수 없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아, 안돼...... 지각하면 운동장 10 바퀸데...... 이 몸으로 절대 돌 수 있을 리가 없어!
소년은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학교로 향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그 날 수업도 그렇게 끝났다.
그나마 학교에 늦지 않은 것과, 그 날 아침 실컷 괴롭혔다고 생각했는지 녀석들이 학교에서는 괴롭히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생각하며, 소년은 집으로 향했다.
아직도 소년의 몸은 욱신거렸다.
“집에 가면 약 발라야지......”
솔직히, 소년은 아파 죽을 지경이었다.
만약 매일같이 이렇게 맞는다면, 아마 자살하기 전에 먼저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 때 예리에 신발에......”
- 그 때 토하지만 않았어도, 오늘 같이 맞지는 않았을텐데......
소년은 질질 끌듯이 발걸음을 움직였다.
- 차라리 어제 뛰어 내리는게, 오늘 맞는 거 보다 덜 아팠을텐데......
하지만 소년은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은 죽을 용기조차 없다는 것을.
살아가는 의미도, 목적도 없었다. 소년의 몸은 단지 타성에 의해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말 그대로 죽지 못해 살아가는 삶.
"으윽!"
아까 집중적으로 맞은 배가 아파 소년은 전봇대에 잠시 기대었다.
그 때 였다. 골목길에 쭈그려 앉아있는 한 노파가 소년을 부른 것은.
“이봐 젊은이~”
“저...... 저요?”
“그래 바로 너~”
소년은 고개를 돌려 노파를 바라보았다.
쭈글쭈글한 얼굴 사이로 두 눈 만이 매섭게 빛나는 그 노파는, 소름끼치는 웃음을 지으며 소년을 바라보았다.
자신도 모르게 소년은 두어걸음 뒤로 물러섰다.
- 뭐, 뭐지 이 할머니...... 왠지 이상해!
도망가려고 소년이 몸을 살짝 뒤로 빼는 순간,
“꿈을 이루고 싶지 않나?”
기괴하게 비틀린 목소리가 소년의 귓가를 때렸다.
- 꿈?
소년은 순간 멈칫했다. 그에게 ‘꿈’이란, 밤마다 도피할 수 있는 도피처이자 절대 닿을 수 없는 이상향일 뿐이었다.
“저...... 전 꿈 같은 거 없는데요...... 네. 전 도도 안 믿구요, 집안에 우환도 없구요...... 돈도 없어요.”
“그럴 리가...... 없을 리가 없지...... 으킥킥킥......”
노파의 눈이 다시 매섭게 빛났다.
"아니... 돈은 진짜 없는데..."
소년의 얼버무림은 들리지도 않는지, 노파는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계속 지껄였다.
“네가 바라는 세상, 그것이 바로 꿈이지...... 암, 아무렴...... 그렇고 말고...... 매일 밤 네가 침대에 누워서 상상하는 바로 그것! 그것말이지...... 이루고 싶지 않나?”
소년은 내뱉듯이 말했다.
“이룰 수만 있다면 이루고 싶죠. 하지만 그건 단지 꿈일 뿐이잖아요. 그게 된다면야 제가 왜 이렇게 살겠어요.”
“킥킥킥...... 자네는 운이 좋아...... 암...... 좋고 말고...... 이렇게 마음씨 좋은 할멈을 만났으니...... 으킥킥킥킥......"
습관성 웃음 환자처럼, 노파는 말 끝마다 소름끼치게 웃어댔다.
"자자, 이리 앉아 봐~ 이리 이리...... 으킥킥킥킥......”
- 도대체 뭐지 이 할머니......
소년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할머니가 시키는 대로 옆에 앉았다. 어차피 집에 가 봤자 할 일도 없었고, 안 그래도 심심하던 차에 미친 할머니라도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그는 좋았다.
- 그래 뭐, 노인 공경이라고 생각하자.
“킥킥킥...... 나는 아직 공경 받을 만큼 늙진 않았어......”
“!!!”
소년은 등골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다음화 보기
오늘은 신이 나서 거의 2회 분량을 올려버렸네요 ^^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ㅠㅠ 그럼, 내일 4화로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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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ry
thank u for voting!
plz keep reading until it ends :)
oh i will :)
이제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는가보군요!
네 그럴 생각입니다 :)
✈ 오.. 분량이 꽉꽉 나오네요 ㅎㅎ 이제부터 달리시는건가요? ㅎㅎ
폭주는 가끔 할 때 가치 있습니다 ㅋ
뭔가 다음화가 진짜인 것 같네요 :) 기대돼요!
기대에 보답하는 4화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