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werq] 새로운 발레 슈즈를 구입했다

in #kr6 years ago (edited)

Mar. 2018. Nexus 5x


오늘은 새로운 발레슈즈를 2개나 샀다. 기존에 신던 천으로된 슈즈는 일반적인 바닥에서 잘 미끄러지곤 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앞 부분에 가죽으로 덧대진 슈즈를 구매했다. 발레를 가르쳐주는 곳을 살펴보면, 어떤 곳은 무용 바닥으로 잘 구성된 곳도 있지만 일반적인 체육관 바닥 (혹은 마룻바닥)으로 되어 있는 곳이 있어서, 후자로 이루어진 곳에서 배우는 경우에는 발이 쭉쭉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물론 앙디올(en dehors )이나 앙드당(en dedans)과 같은 턴 동작을 하는데에, 바닥이 미끄러우면 마찰이 줄어드니 더 잘도는 것 아니냐고 할 수 도 있겠지만, 나 같은 초심자가 중심이 완벽히 잡힌채 2-3바퀴 도는 것은 쉽지 않고 (컨디션이 좋은날 2바퀴 정도?) 오히려 의도하지 않은 미끄러짐으로 부상의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wonderina 님께서 취미 발레에 관한 아래 두 개의 글을 적어주셨으니, 발레 준비물에 대한 소개는 이 글로써 대체하기로 하자.
취미발레 준비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취미발레 준비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후속)

발레 슈즈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남자의 경우 천이나 가죽 슈즈를 신고,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토슈즈는 신지 않는다. (물론 남자 무용수가 여자 분장을 하고 여자 작품을 시연하는 경우에는 예외일 수도 있겠다.) 내가 산 발레슈즈의 경우에는 왼쪽, 오른쪽 (왼발, 오른발) 구분이 없는데, 슈즈를 신다보면 자연스럽게 각 발 모양에 맞게 각이 잡힌다. 신다보면 엄지발가락 근처의 슈즈 부위가 많이 닳거나 심지어 구멍이 나기도 하는데, 를르베(Relevé)를 열심히하고, 자세를 잡다보면 몸의 중심을 결국 발가락 부위로 놓아야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턴을 돌다보면 역시 마찰에 의해서 더 닳게 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발레를 배우기 전까지 나는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이 어떠한 것인지 의미가 잘 와닿지 않았다. 어떠한 공연 작품을 관람하러가서도, 예쁘고 아기자기 하네, 혹은 멋있네 정도의 감상만을 말할 수 있었을 뿐, 어떠한 동작을 하기 위한 숨은 노력과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인고의 시간 같은 것은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동작이라도 사람마다 표현이나 느낌이 다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어렴풋이 이해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직접 동작을 표현해보면, 아무래도 그 느낌이 잘 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동작을 수행할 때마다 거울이 비친 내 모습을 보면서 해석될 수 있는 감정과 느낌이 휙휙 변하곤 하는 것을 살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겪어보지 않고 직접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무척 조심스럽다. 물론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고 말하는 것도 조심스럽지만, 어떤 작업이나 결과물에 대해 내가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하거나 평을 논하거나 섣불리 재단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어떠한 것을 평가하기 위해 그 모든 과정을 다 겪고 잘 해야한다고 하면 그것 또한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니, 나는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정도에서 그치곤 한다. 각자 시각과 시야의 방향과 범위는 다를 것이므로.

아직 잘 신고 있는 천 슈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슈즈를 구매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내가 종종 물건을 어디다 두었는지 잘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발레 수업을 가야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발레 슈즈가 어디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찾았다. 처음에는 30분 정도 찾다가 포기하고, 이후 시간이 흐른 뒤에 갑자기 찾은 기억이 있다. 물론 맨발로 수업을 들어도 된다. 종종 맨발로 듣기도 한다. 발에 닿는 바닥의 촉감과 한꺼풀 벗겨내었을 때 (바닥과 발 사이에 천이나 가죽이 없는 느낌) 의 직접적인 제어는 오히려 권장될만도 하다. 하지만 내가 수업을 들을 때, 필요한 - 특히 발레는 발이 매우 중요하다 - 준비물이 없다면 무척 아쉬울 것이다. 그래서 예비로 사두었다. 나는 어떠한 물건이든 예비로 사두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괜찮다 싶은 책이 있으면 두 권이 있는 경우도 있다. 지근거리에 닿지 않으면 어딘지 불안해지기도 한다.

아마 당분간은 번갈아가며 신을 듯 싶다. 바닥에 닿는 생경한 두 개의 감각에 익숙해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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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 남자분을 위한 준비물은 대강(?) 적었는데..ㅋㅋㅋ 이렇게 링크로 소개까지 해주시고 감사합니다! 저도 가끔은 맨발로 플리에 하거나 아니면 슈즈 대신 양말신고 바워크 하는거 좋아해요! 발가락을 좀더 쫀득쫀득하게 쓰는 걸 더 신경써서 할 수 있달까요?

애초에 제가 준비물을 잘 챙겨가며 하는 타입이 아니지만, 슈즈는 신경을 쓰게 되더군요. 맨발은 상상이 잘 되는데, 양말은 정말로 발레 처음 시작했던 때 아니면 해본적이 없어서, 이제는 좀 두려워지네요. (주욱- 미끄러질까봐 그렇습니다.)

아! 당연히 센터 동작이나 턴, 점프 동작 같은건 슈즈 신고 하지요! 전 슈즈 신고도 몇번 대차게 넘어졌는데 양말 신고는 엄두가 안 나네요 ㅋㅋㅋ

발레 선배님의 후기에서 내공이 ㅎㅎ

내공까지는 아니고요ㅎ 그냥 초심자 중에서 조금 더 오래되었다 정도 수준입니다 :)

그렇지 않아도 @centering 님께서 요즘에 발레 시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발레가 투입 시간대비 실력이 잘 늘지 않습니다. 보통 그 같은 기간 동안 다른 춤이나 운동을 했으면,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기도 할텐데, 발레는 꼭 그렇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하시다보면 조금씩 균형이나 자세가 잡혀나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터이니, 몇 개월 꾸준히 배우시는 것 응원드립니다. :)

태어나서 딱 한번 발레를 본 1인입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봤는데, 매우 유명한 분이 한국에 오셨다며, 어떤 여자분이 같이 가자고 해서, 거절하면 예의가 아닐 것 같아서 억지로 따라 갔는데, 중간에 그만 잠을 자고 말았답니다. 무식하다고 예의없다고 너무 야단치지 말아주세요. 당시 정말 너무 바쁘고, 연일 야근하고 해서, 잠이 부족해서...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그 여자분과, 공연을 하신 그 발레리나와 그리고 여기에 포스팅과 댓글을 다신 발레 예술가 여러분 모두에게 사과드립니다.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정말 즐기면서 보겠습니다.

저도 발레를 시작하기 전에는 @good21 님과 같은 모습을 보였을 겁니다. 그러니 자책이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다가가기 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발레를 배우면 좋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다른 어떠한 춤을 보게되더라도, 춤 자체를 바라볼 수 있는 틀이 생깁니다. 스스로 직접 해 봄으로써 동작이 가지는 의미와 기교, 표현의 색깔을 알아보는데에 도움이 되곤 합니다.

기회 되시면 발레 한번 배워보심이 어떠신지요? :)

글을 읽으면서 원더리나님이 생각났는데, 역시 계셨네요! 발레든 다른 운동이든, 꾸준히 하는게 어려워요 ㅠㅠ

일정에 항상 꾸준히 운동할 시간을 놓으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바빠지는 날에는 지키지 못하곤 하지만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운동도 삶을 충실히 영위하기 위한 수단이다는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운동할 시간에 무언가 하나라도 더 해야지- 라고 생각하고는 했었는데, 몸의 감각에 집중하다보니, 이것도 삶을 즐기고 누리는 방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과 일 외적인 것을 즐기는 밸런스를 찾기에 사회에서 살아나가는 삶이 조금은 빠듯하기도 하지만, 가급적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결국 누구도 스스로의 삶을 책임져주지는 않으니까요)

그럼 퇴근후에 발레하시나요? 아니면 주말에? 전 피트니스를 등록하고는 한달에 두세번 겨우 가요.. 너무 아까워서 이제는 피트니스 멤버십 갱신안하려고했는데, 또 안하자니 건강에 신경 안쓰는것같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네요.

워라밸은 꿈에서나 쟁취할 수 있을까요? :)

보통 평일 퇴근 후에 발레를 합니다. 주말에는 원래 하다가 요즘에는 조금 바빠진 관계로 못하고 있는데, 아마 다음달 부터는 다시 (주말에도) 시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삶에 있어서 발레는 단순한 취미보다는 좀 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상의 불규칙성은 꾸준한 운동을 하는 데에 장애물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발레의 경우에는 기간권 이외에 당일에 한번만 참여할 수 있는 하루 수강권도 존재해서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우리는 일상을 자유롭게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지간하면 사실상 구속되어 있는 존재들이라고 봅니다.

워라밸은 사실 직업적 성공에 대해 조금 내려놓거나, 아니면 일정을 정말로 효율적으로 관리해서 일하는 시간과 그렇지 않은 시간이 온전히 분리되게끔 일을 구성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기업의 C-level이 아닌 이상 힘들지요. 그리고 C-level의 경우라고 하더라도 성취에 대한 욕심이 생기다보면 결국 운동도 직업 활동의 일환으로 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요-

저는 발레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는데 하나는 백조의 호수이고, 하나는 고통이에요. 발가락에 모든 무게를 지고 이리 저리 뛰고, 돌고.. 잘 상상이 되지 않아서 무섭답니다. 그런 고통을 감내하고 펼치는 예술이기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구요. 새로운 토슈즈와 함께 더 멋진 예술을 체험하시길 바래요. 🌿

하얀 군무가 참 아름다운 작품이지요- 백조의 호수를 떠올릴 때면, 영화 '블랙스완'도 같이 떠오르곤 합니다. 저를 포함한 초심자들은 이리저리 뛰고 돌기까지는 사실 무척 오래걸리고 정말로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전문 무용수들은 확실히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춤추듯 살아라'라는 문구가 한 때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춤추듯 하는 게 어떤 것인지 스스로는 잘 와닿지 않아서, 아예 춤을 배워버린 케이스 같기도 합니다. 응원 감사드립니다. :)

발가락이 아프지 않나요? 그리고 회전하면 어지러울텐데...
일반적인 취미는 아니신거 같네요.^^ 대단하세요. 저는 때려죽여도 못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꽉끼는..생각만해도 저는 ...

발가락이 아프진 않습니다. 신발만 잘 고르면 괜찮습니다. 제가 토슈즈를 신는 건 아니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체로 제 주위 친구들 반응만 봐도, 왠만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하더군요. 아무래도 아직까지 남성이 발레 하는 것은 생각보다 생경한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하다보면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유연성도 중요하지만 근력도 상당히 중요한 운동입니다. :)

저도 회전은 잘하지 못합니다. 보통 회전을 할 때에는, 시선을 한 곳에 고정하고 고개를 최대한 그 방향으로 고정하다가 한번에 휙 도는 식으로 수행합니다. 그러면 조금은 괜찮습니다. (물론 그래도 많이 돌면 토합니다...)

어릴 때 발레를 해서 중학생 때쯤에는 전공생 반에서 수강했었는데...완전히 전공할게 아니라면 그만두자고 결론 내렸었죠. 지금 같으면 그냥
취미로 돌렸을텐데...사진 보니 예전 생각이 많이 나네요.

발레를 어릴 때 배우신 분들은 결국 발레를 무척 좋아하게 되거나, 아니면 깔끔하게 그만두거나, 조금은 극단의 선택지를 택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관찰한 바로는, 아무래도 아주 어릴 때,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주체적으로 선택할 기회가 적어서 그런것 같기도 했습니다.

여기 어른이 되어서 취미로 시작한 사람도 있으니, 아직 늦은 건 아니시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봅니다.

전 반대로 너무 많은 자유가 주어진거 같아요. 발레 선생은 모던으로 가는걸 권했고, 거기까지 했으면 아까울법도 했는데...압도적인 재능이 없다는 생각 때문에 하기 싫어지면서 여러 방법으로 합리화를 하게 되더라구요. 너무 좋아는 했지만 공부보다 더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클래식 음악 자체를 너무 좋아했는데 자꾸 발레하는 입장에서만 감상하게 되는 것도 싫었고...그래도 결국은 아주 잘할 것이 아니면서 계속 하는게 자존심이 상했던 것 같네요.

세월이 지난 지금은 취미로 접근해도 될 정도로 적당한 마음이 되었죠. ㅎㅎ

좋아하는 업으로서 하는 활동에, 스스로 재능 (혹은 적성)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면, 그것만큼 삶의 방향에 있어서 비극적인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짐작해봅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합치가 잘 안되면 참 괴롭더군요.

요즘에서는 결국 잘하는 일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스스로 생각을 하곤 합니다. 결국 잘 하는 일이, 현대 사회에서 스스로의 자존을 지키는 일이라고 해야하나, 무언가 (스스로에게든 사회에게든) 유용하다/구별짓는다/특성이다라고 스스로의 삶을 정의하는 일이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jamieinthedark 님의 선택에 대해서는 제가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단언을 하기에는 좀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좋아했던 일은 결국 다시 (적당히) 좋아하게 되어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하다보면 가끔 향수에 젖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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