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표현한다는 것이고, 이해한다는 것이고, 손잡는다는 것이고, 나아간다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운다는 것이고, 웃는다는 것이고, 좌절한다는 것이고, 일어선다는 것이다. 나의 가시로 누군가를 할퀸다는 것이고, 누군가의 눈물로 나를 적신다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너의 것을 뺏기도, 나의 것을 주기도 한다는 것이며, 너의 것으로 나를 채우기도, 다 주어서 텅 비었을 때 비로소 채워지는 충만감 같은 것이다.

산다는 것은 이기적인 인간이 서로 사랑하려 애쓰는 모순이며, 서로를 찌르면서도 껴안은 가슴을 풀지 않는 무서우면서도 낭만적인 것이다.

산다는 것은 나아간다는 것이고, 사색한다는 것이다. 가슴이 먹먹해진다는 것이고, 미로 안에 갇혀있다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정답을 찾으려 평생토록 헤매지만 정답 같은 건 없었던, 헤매는 여정 그 자체이며, 여정에서 문득 만나는 꽃과 짐승과 사람과 나의 땀 자체이다.

산다는 것은 미지에서 오는 흥분이며, 미지에서 오는 불안이며, 미지에서 오는 희망이다.

산다는 것은 휑한 가슴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걷고 있는 나의 다리이며, 나의 다리에 흐르는 땀이 나의 가슴도 덥혀주길 바라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너에게서 나를 본다는 것이고, 나에게서 너가 보인다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너의 가슴 안에 내가 들어있길, 나의 가슴에 늘 내가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희망을 갖는 것이며, 서로를 의심하고 조바심내지 않아도 보이지 않지만 단단한 끈으로 서로를 연결해주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도 보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고, 눈물 안에 숨겨진 미소를, 미소 안에 감춰진 눈물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발견이고, 나아감이고, 연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