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사실

in #kr6 years ago (edited)

머릿속에 불이 켜지듯 문득 내가 가지고 있던 두려움이 한순간 사라지는 생각이 스칠 때가 있다.

내가 죽기 전엔 계속 살아있다는 당연한 사실.

죽음이 다가올수록 내 삶은 더욱 소중해질거라는 더 당연한 사실.

죽기 전엔 계속 살아있고 죽고 나면 두려움을 느낄 수 없기에 살아있을 때 미리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고

나이가 들수록 더 서러운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더 귀중해지는 시간의 가치 덕분에 스치는 바람에도 행복을 느낄 그 나날들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바보같이 당연한 사실을 당연하게 체득할 수 있다면 인생은,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연하게 행복할 수 있을까.

너무나 당연해서,
우리는 언제나 신기루만을 쫓는 것일까.

당연한 것은 바보 같아 보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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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알이 다녀왔어요.. 여행중이기도 했지만 다시 스팀잇 들어오기까지 한참을 망설였네요. 그런데 자리를 비운 사이 메가님 글이 하나밖에 없어서 (그것도 짧은..) 안도의 미소를 활짝....^_________^

제가 인상깊게 들었던 말 중에 하나가 '신을 웃기고 싶다면, 신에게 너의 계획을 말하라' 였어요. 처음 들었을 땐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알겠더라고요. 세상에 내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내 인생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 순간.. 내일이란 없는 사람처럼,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았네요. (하고 싶은게 기껏 여행...) 제 삶이 한순간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니까요. 엄마 사고의 영향이 컸던 거겠죠. 아빠가 잘못되시면 저 혼자 엄마 뒷바라지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나중에 엄마를 원망하지 않으려면 미리 하고 싶은 걸 다 해야한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렇게 약 10년을...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내 인생, 벼락부자처럼 펑펑 쓰고 있었는데.. 인생이 생각보다 길더라고요. 어느날 문득, 엄청 오래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다음기회' 도 몇번이나 있었고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얼마 없다고 생각해야 귀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야 귀하게 쓰기도 하기에...), 신이 아닌 내 의지에 달린 일도 굉장히 많다는 사실, 그리고 메가님 말씀처럼.. 내가 죽기 전엔 계속 살아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기억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 지 궁리 좀 해야할 것 같았는데 털알이 글 읽고 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감상하고 깨닫기... ^_________^ (눈 감고...)

-Your Muse...Teral

<'신을 웃기고 싶다면, 신에게 너의 계획을 말하라'>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그일이 잘 안된 것이 오버럽되면서 낮 뜨거워 지는 군요.

하루를 충실히 살면서, 자만하지 말아야겠습니다.

하고 싶은게 기껏 여행

이라뇨.. 정말 인생에서 여행이 없음 살기 힘든것 같아요.
돈을 들여 해외로 나가는 여행이 아니더라도 잠시 근교로 떠나는 여행도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여행인데요~!!
나를 위해서 젤 중요하고 나로 인해 얽혀있는 주위 사람들을 위해서도 여행은 필수 요소 인 듯 합니다. (이미 느끼신거겠지만.. ‘기껏여행’ 이라 말하시어 한마디 올려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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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말장난같은데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니 바보같아 보이는거겠죠.

언제나 곁을 지킬 것 같은 부모 형제는 내 당연한 존재가 아닙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공부했다고 한들 취업과 높은 연봉은 당연히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지요. 당연하게 생각할 수록 행복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내 마음대로 되는 삶이 아니기에요. 작은 성과에도, 조그만 삶의 성찰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면 보다 더 행복하겠죠.

늙어서 서러운 것이야 말로 젊음이 계속될 당연한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 아닐까요?

<당연하게 생각할 수록 행복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내 마음대로 되는 삶이 아니기에요. 작은 성과에도, 조그만 삶의 성찰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면 보다 더 행복하겠죠.>

와~~~

굉장히 공감가는 댓글이에요..!!

당연한 것은 좀처럼 겪어보지 않았고, 반대되는 전제들은 우리 삶에서 강요 받았기에 후회와 번뇌 속에서 살게 되는 건 아닐까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내 삶’이 소중하다고 할 때 무엇이 ‘내 삶’인가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이 봤구요. 불교의 선사들은, 삶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인간으로 살아가는 이상 추구해볼 가치가 있는 가르침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가끔씩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하곤 합니다. 죽음이란 뭘까. 잠을 자면 그동안 의식이 사라지는데 그것의 영원함이겠지...라면서 가끔 잠을 자기 힘들어질때도 있어요. 그럴때마다 느끼지만 역시 죽기전에 다른 거 다 신경쓰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그래놓고 다음날 또 건성건성하지만 ㅋㅋㅋㅋㅋ;

<그래놓고 다음날 또 건성건성하지만 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ㅎㅎ

Me,Too...

내가 늙고, 추해지고, 고약해지고, 병들고, 가난해질수록
나는 더욱 멋지게 구성된, 눈부시게 빛나는 색채로 보복하고 싶다.
<빈센트 반 고흐>

고양이들이 행복한 이유는 항상 현재에 살고 있기 때문이래요.

사람의 뇌에 있는 신피질은 사람에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줘서, 과거에서 배우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했어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실패하지 않게 했죠.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과거때문에 후회하고 오지 않을 미래를 걱정하게 만드는 저주일 때도 있었죠. 그래서 사람들이 술을 찾는다더군요. 술을 마시면 신피질이 마비되고, 미래의 평판, 과거의 바보같은 모습들을 다 잊어버리고 오로지 현재에 살 수 있게 한대요. 철학자들이 말하는 실존이, 사실은 술을 마신 상태가 아닐까 하고 가끔 생각해요.

지금 메가님의 글을 보면서, 살아 있다는 현재를 깨닿는 게 얼마나 소중한 지 다시 생각해 봐요. 오지 않을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좋은 밤 되세요!

고양이처럼 살길 바라는.

르캉님~

요즘(어제부터) 고흐가 쓴 편지를 담은 책을 읽고 있는데 고흐가 참 멋진 말을 했군요.. 보복이란 말이 와닿아요.. 나는 비록 이렇게 됐으나 세상의 편견에도 불구하고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복하겠다..!
참 멋진 말이에요..

그래서.. 저도 술 마시는 그 순간의 저를 가장 맘에 들어합니다.. ㅎㅎ 눈치 보지 않고 마음 닫지 않은 그런 상태.. 하지만 평소처럼 눈치 보고 경계를 했던 것이 저를 나쁜 상황에서부터 보호해주기도 했던거 같습니다.. 적당한 경계.. 적당한 거리.. 모든 적당한게 가장 좋은거 같습니다..

언젠가 이런 말을 들었어요.

“연극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주연에게 강하게 비추면 다른 곳은 보이지 않는다.”

비록 다른 곳에 관객, 스텝, 보조 장치 등 여러가지 자질구레한(?)것이 있지만 자신이 집중하는 것에 따라 다른 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저에게 위안이 되었어요.

비록 저에게 자질구레한 과거의 상처 등이 있지만 단 이곳 이 순간 현재에 강하게 집중한다면 저의 자질구레한 다른 곳은 보이지 않을수도 있다는 희망..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 아무리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현재에 강하게 집중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희망으로 삼고 저도 현재에 집중하려 해요~~

잘 안되지만.. 아주 조금씩은 행복해지고 있는거 같아요~~^^

그래서 술 안 먹고 약 안 하고 here&now를 살아가는게 행복한건데, 그게 쉽지 않으니 술을 퍼 마십니다. ㅎㅎ

남아있는 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가능성의 기간이지만, 날을 지나쳐갈수록 미래의 가능성은 어찌되었든 결국 어떠한 자취를 남기게끔 고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적의 삶이 무수한 가능성으로 인해 가치를 가지는 느낌이라면, 삶을 걸아갈수록 단단해진 경험과 마주한 사람들과 관계들, 기억들로 인해 가치를 가지고 채색되는 느낌이 듭니다.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도 흐르고 있지요. 가능성으로 인한 행복이든 아니면 걸어온 자취에 의한 행복이든, 살아있지 않으면 누리기 힘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전 죽음에 대한 깊은 감흥이 없나봐요.
그냥 죽으면 내가 없어지는 거지. 남겨진 사람들은 슬프겠다. 아프겠다.. 이 정도예요. 죽음과 삶의 연결고리가 너무 약한가봐요. 뭘 모르고 살고 살고 살고 있나봐요..

<그냥 죽으면 내가 없어지는 거지. 남겨진 사람들은 슬프겠다. 아프겠다.. >

어쩌면 이렇게 생각하는게 더 좋을지도요...

사람들은 종종 너무 복잡하게 깊게 생각하는거 같아요..

사실 오나무님 말씀처럼 왔다가 언젠간 가야하는거고 죽으면 그저 내가 없어지는건데... 거기에 큰 의미 부여하고.. 삶에 집착하고.. 어느 정도는 무심한 태도도 필요한거 같습니다.. ㅎㅎ

너무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죽음이라는 것이 가본 적이 없는 길이라 상상도 잘 안되어서 말이죠.. 예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을때의 나를 포함한 가족들이 생각이 나요. 죽음은 잘 모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느끼면서 사라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죽음은 잘 모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느끼면서 사라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말씀이 참 좋네요..

전 제가 죽어도 사람들이 너무 많이 슬퍼하거나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말을 적는데 제가 왜 울컥하는건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가치를 더 귀중하게 여기게 되는 것은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 '죽음'을, 그 '막연한 두려움'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인다면,
두려움은 더이상 두렵지 않은 허울이 되는 것이고
살아있음이 당연하게 행복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인생에는 당연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굳이 신기루만을 좇지 않더라도-
바보 같은 인생을, 바보 같은 시행착오를 계속 거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당연한 것이 바보 같아 보여서
바보 같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이
결국은 바보가 되는 상황이 되는 것 같네요.ㅠㅠ

<바보 같은 인생을, 바보 같은 시행착오를 계속 거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바보 같은 시행착오.. 어쩌면 이런게 인생일런지..
갑자기 문득 내 주위를 둘러싼 것들이 어색하게 보일때가 있어요.. 낯설고..

왜 내가 이것들을 하고 있지.. 이것들은 왜 내 주위에 있지..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을 정말 당연한가 한번쯤 의심해보고 인생에 대한 탐구.. 자신에 대한 성찰.. 설사 바보같은 결론이 나더라도 참으로 필요한 과정인거 같습니다..

근데.. 저는 진짜 바보 같아요..ㅎㅎㅎ
바보임을 인정했기에 바보가 되지 않으련지.. 모르겠네요.. ㅎㅎ

주변을 돌아보면 바보 같이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아요. 그저 주어진 삶에 충실하면서 말이죠.
바보 같이 안 살겠다고 아등바등거리면서 사는 사람들이 삶을 더 막 대하는 듯한 느낌도 들고요.
똑똑한 바보가 되어야 하는 건지... 생각할수록 뫼비우스의 띠가 되네요~ㅎㅎ

<나이가 들수록 더 서러운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더 귀중해지는 시간의 가치..>

너무 공감가는 말이네요.

나이가 들면서, 요즘 시간이 왜 이리 빨리 가는지요.
그 시간을 잡아보고 싶어, 자주 정신을 차려봅니다.

너무 빨리 가는 시간을 붇잡고...
살아 있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더 느껴보기 위해 몸부림 칩니다.

시간이 쏜살같이 가는걸 어느순간부터 느끼고 최대한 순간에 집중하려고 그저 시간을 때우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순간에 깨어있으려 합니다..

저도.. 몸부림 수준입니다 ㅎㅎ

굉장히 공감가는 댓글입니다..

주인장 어디 가셨소?
무슨 일 있나요?
궁금해요.
얼른 포스팅 올리셈^^

김광화님 안녕하세요~^^

종종 이유없이 심적으로 휴식이 필요할 때 스팀잇을 쉬곤해요~^^ 안식일을 갖고 나면 스팀잇이 다시 좋아진답니다..^^

요즘 포스팅을 안 올리니 김광화님의 멋진 댓글도 덩달아 볼 수 없어 그건 아쉽네요 ..^^; (오랜만에 써보는 땀 표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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