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의 미학 - 닉네임의 이유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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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margin short 입니다 ㅎㅎ

제가 처음으로 스팀잇을 시작했을때 @jyoungking2 님께서 환영인사에 마진숏이라는 닉네임에 대해 언급해주셨습니다. 그때 제가 답으로 언젠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는데 바로 오늘 그 이야기를 좀 해볼까합니다ㅎㅎ


아마 제 글을 쭉 읽어오셨던 분들이라면 느끼셨을 겁니다. 전 주류보단 비주류의 의견을 다루는 것을 좋아합니다. 당장 고전학파적인 시각을 좋아하는 것만 보더라도 케인즈의 주류시각이 아닌 비주류를 쫒는 것을 알 수 있죠. 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면들에 더 신경을 쓰고 집중하려 합니다. 이것도 뭐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좋아함에서 나타나는 그런 변태적인 취향일까요?;; 어쨌든 간에 남들의 보는 방향의 맞은편에 서고 싶어합니다.

물론, 때로는 제가 주류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회에 있을땐 그리 흔치않은 경우였는데 스팀잇에선 제가 표절에 대한 지적을 하자 어마어마한 응원과 지지를 해주시더군요. 제 인생에서, 부조리함을 밝혔을 때 받아낸 몇 안되는 커다란 지지중 하나였습니다. 뭐 익명성에 기인했을 수도 있고 강력한 지지자들이 있어서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찌되었건 오랜만에 잘못된 것을 잘못됬다고 말한 뒤 받는 큰 지지였습니다. 이럴 땐 주류의 입장이 되보기도 하는것이죠.

근데 대부분의 경우엔 비주류의 길을 걷다보면 외로워지게 마련이라, 점차 사람들과 만나야 할 일들이 많아지면서부터는 적당히 주류와 타협해가며 적당히 눈치봐서 슬쩍 찔러봐가며 그렇게 지냈습니다. 하고싶은 말들을 절제해야하고 본것을 못본채 해야하는 상황들에도 표출이 어려워지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군요. 그 와중에 마주친 것이 바로 공매도, 그러니까 숏이었습니다.

제게 숏의 개념을 알려주신 분은 제가 여기에 손대지 않길 바라셨습니다. 그저 학문과 재무의 이해를 위한 용도로만 사용하시길 바라셨죠. 그러나 제가 처음 숏을 마주쳤을때 느꼈던 그 이상한 동질감은 절 그 정도에 그치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태생적으로 높이 올라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마 모든 인간이 그러한 본성을 내재하고 있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확신에 가까울 정도로)

올라간다는 것엔 여러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탑을 높게 쌓아 공간적으로 높은 곳에 가고싶어할 수도 있고, 지위나 신분이 상승해 더 높은 권력을 쥐고 싶어할수도 있고, 주식들의 가치가 높아져 이익을 보고싶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숏은 본성을 거슬러 내려가길 바랍니다. 금융거래 메커니즘의 발전에 따른, 그야말로 최고로 기가막힌 금융기술의 결정체이자 인간만이 행할 수 있는 행위가 바로 숏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발하는 입장을 취할때 이익을 볼 수 있는 것.. 반대할 때 남들과 달리 이득을 볼 수 있으나 만약 그 반대가 짓밟힌다면 보통보다 커다란 손실을 입게되는 투자방법...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더 관심을 가지고 숏에 몰두했습니다. 주류에 반대하는 입장에 서는 것이 항상 그러하듯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끝없었고, 제 주변에서 해주는 충고도 그리 긍정적이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헷징방안을 찾아보기도 하며, 거래기술들을 익혀가며, 어찌되었건 간에 숏을 해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진입을 하고나서 처음으로 느낀 선물옵션시장은 그야말로 손에 칼을 쥐어들고 안대가 씌워져 전쟁터에 내버려진 상황같았습니다. 내가 한번 잘못 휘두르면 등에 수십개의 칼이 날아들어 박히더군요. 나의 반대가 판단미스로 판명나는 순간 시퍼런 평가손실이 손을 들었습니다. 그런 서슬퍼런 시장에서 돈이 얼마가 됐든 굴러댔습니다.

한번한번의 패배는 쓰라렸지만 성공할때마다, 점차 나의 반대가 옳다고 판명나는 순간이 늘어날때마다, 속에 삭히고 있던 감정들이 해소되며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뇌동할때마다 호되게 매를 때리며 사람의 감정을 갖는 것을 사치라고 일깨워 주던 숏은 제게 시장의 감정을 보게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배워가며, 비주류의 스트레스를 마음껏 폭발시켰습니다.


요즘은 너무 할 것도 많고 계속 들여다 봐야하는 시장특성이 있기에 거의 손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코인시장에 관심을 둔 뒤로는 선물옵션에 관심이 멀어진 것도 있구요. (코인원의 마진트레이드가 있는 것을 보고 눈이 뒤집힐 뻔했습니다 ㅋㅋ 코인원에서 쪼그만 금액으로 몇번해보고 폴로닉스로 옮겨서 몇번해보고 했는데 역시 한국시장이 재미는 더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코인시장과 관련된 커뮤니티인데 그럼 어떤 닉네임을 써야할까? 하다가 고른 것이 바로 margin short 입니다. 나름대로 제 인생과 사상을 녹여낸 닉네임이기도 하지요..

이게 바로 제 닉네임의 이유이자 제가 생각하는 쇼트의 미학입니다.

p.s. 글을 쓰고보니까 갑자기 다른 분들의 닉네임도 어떤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궁금해지네요 .. 인터넷 공간에서 참 흥미로운 것이 실명이 아닌 닉네임을 쓴다는 것인데, 이름대신으로 쓰는 것이라면 뭔가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는 의미를 지니고 있겠지요. 그래서 더 궁금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200팔로워가 달성됬는데 아마 팔로워 이벤트를 닉네임의 의미를 주제로 해봐야겠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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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처음 접한 용어이고 개념이네요. 읽기만해도 쉽지 않은 방향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그만큼 끌리는 측면도 있을 것 같아요. 위험감수성이 높은 분들에게 맞는 방향 같습니다 :-)

그냥 돈벌자고 진입하기엔 위험성이 확실히 짙습니다 ㅎㅎ 저도 평소에 숏얘기도 잘 안할 뿐더러 어디가서 추천하지도 않구요..ㅎㅎ 말씀하신대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큰 이익을 바라시는 분들께 아주 잘맞는 방법이지요 !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 저도 날라가겠습니다! ^^

한때 백수였고
생활리듬 깨지고
나란 인간 커피를 마실 자격도 없다는 강박관념이 들고
그러다 어느날 취직을 하자
아침이 아름답고
아침에 커피를 마실 자격도 생겼;;고
사무실 출근해서 사람들에게
모닝~
하고 인사를 하게 되었고
밤이되면 내일아침 일어나 모닝커피 마시고 보람되게 일할 수 있다는 설레임.

회원가입 창에서 즉흥적으로 이 생각을 떠올리면서 대충 그냥 모닝이라 지었습니다.

바로 이렇게 의미를 적어주시다니 ㅎㅎ

대충 지었다고 말씀하셨지만 의미는 결코 대충이 아니네요. 일할 수 있는 인간, 자아실현하는 인간의 만족감과 행복을 생각지도 못한 저 모닝이라는 한 마디에 다 담으신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오바했는진 몰라도 댓글읽고 이런 생각들에 전율이 이네요.;;; 모레 아침에 사람들 만나서 모닝~이라고 해봐야 겠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왜그러냐고 그러면 해주신 말씀 써먹어봐도 될까요 ..ㅋㅋ ;; 모닝님 덕분에 새로운 시각을 또 얻어갑니다~ 의미있는 하루가 되겠습니다.

정말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히히

이 얘긴 영어권 나라에 있을 때 얘기라 영어로 인사를 했던겁니다.. 한국사람끼린 이상하죠

ㅋㅋㅋ 문을 열면서 안녕하세요~ 대신 굿모닝~ 해도 이상할까요...?? 의미가 너무 멋있어서 써보고싶네요.. 누가 꼭 물어봐줬으면 좋겠고 .. ㅎㅎ

괜찮을거같네요~ ㅋㅋ

감사합니다 ! ㅋㅋㅋㅋ 오늘 남은 하루도 사랑하는 가족분들과 행복하게 보내셔요 ^^

모닝님 아이디의 비밀을 이렇게 쉽게 알아버리다니...

한국에 계셨으면 '좋은아침'님이 되어버릴 뻔 하셨군요 ㅋ~
그런데 말하고 보니 이 또한 좋은데요? ^^

저와 비슷한 분이군요. 저도 예를들어 주식의 경우 대폭락만 기다리고 코인시장도 대폭락을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주식은 IMF, 리먼브라더스 같은 경우죠. 남들과 다른 입장일 때 항상 수익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폭풍이 지나가면 장미빛 미래를 상상하는 분들이 가격을 다 올려주시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ㅋㅋㅋ일단 닉네임이 이름이 아니신것 같아서 찬찬히 읽어보다가 빵터졌습니다 ㅋㅋㅋㅋ 크흠..ㅎㅎ
저와 비슷하시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영화 빅쇼트에 나오듯 커다란 침체는 오지 않길 바라지만 숏을 즐기는 사람들은 하락장을 좋아하긴 하지요 ^^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자주 뵙겠습니다 ^^

marginshort 닉네임 보고 글 읽기 전에 대충 파악이 되었었네요^^. 저는 어릴때 낯을 가려서 모르는 사람이 같이 있으면 말 수가 줄었는데요. 사람은 좋아하는데 낯은 가리는 ㅋㅋ 이상한 성격이죠. 그래서 아이디는 다른 사람들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있어서 중학교1학년때부터 이 아이디만 쓰고 있네요.^^ 저도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쓰신거였다니 이번에도 성공하셨네요! ^^ 좋은 인연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 남은 하루도 사랑하는 이들과 행복한 하루 보내셔요ㅎㅎ

이름이 박종원 이라 친구들이 원아 워나 이러고 부른적 많아서 그냥 워니....

ㅋㅋ예전에 작가님 성함을 모르고 늑대 워니라는 말에 늑대 캐릭터랑 정말 어울리는 이름이다~ 생각했었습니다. 그 이후에 성함을 보고나서 한번 끄덕이고, 사진을 보고나서 늑대캐릭을 슥 보고 한번더 끄덕였습니다 ..ㅋㅋㅋ

근데 지금와서 보면 오히려 늑대캐릭터보다 엄친아 캐릭터가 더 닮으신 것 같습니다. 본인을 그리신거같은데 .. 기만자 아니신가요?! ㅋㅋㅋ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1. 솔직히 리플이 4000개씩 달릴 때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긴 하지만
  2. 사실 언젠가 여기서도 인기가 쌓이면 이런식으로 활동 못하는 시기가 오리라고 생각은 하고 있긴 하지만...
    정말 이런식으로 이야기 하는게 좋습니다 제 만화 좋다는 분들이 최고죠 뭐
    사실 아프리카로 온 이영호가 더 친근한 느낌?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팀잇이 만화가들에게 그런 판이 되어주면 좋겠어요

그렇게 말해주시니 더 친근하고 좋습니다 ^^ 연예인이랑 얘기하는 기분..ㅎㅎ

저또한 스팀잇이 그런 만남과 소통의 장이 되었음 좋겠고 신규작가님들에겐 또 유명세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됬음 좋겠습니다 ㅎㅎ 항상 응원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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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ㅏㅏㅏㅏㅏㅏㅏ 마진이 얼마나 무서운지 듣기만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뚜비님은 닉네임보자마자 알겠습니다.. 이제야 보고 팔로우했습니당 앞으로 자주뵈요! ^^

다음에 dubi가 왜 되었는지 올려 드려야겠네요.. 쿄쿄

ㅋㅋㅋㅋㅋ이벤트를 열테니 좀만 기다려주세요 ㅋㅋㅋㅋㅋ겁나 귀여우시네요 ..ㅋㅋㅋ 덕분에 엄청 웃습니다 ㅋㅋㅋ

좋은 내용 잘 보고 갑니다^^ 전 steemit에 kr을 붙여보았는 데, 마침 있어서 그냥 그렇게 사용하고 있답니다^^ 팔로우 합니다~

게임으로 따지자면 엄청 희귀한(?) 닉네임을 따셨네요! ㅎㅎ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큰 의미의 닉네임이죠 ^^ 앞으로 자주 뵙고 이야기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팔로우합니다! ㅎㅎ

저는 사람들에게 항상 기분좋은 달콤함을 드리고 싶은거 같아요.
그래서 닉네님이 스위티에요 ㅋ
처음인사드리네요~
약소하지만 보팅 팔로우 할께요^^
앞으로 자주 놀러올께요~^^

ㅎㅎ닉네임만 봐도 벌써 기분이 좋네요 ~~ 마음이 따듯하신 분같아요ㅎㅎ 기분좋은 달콤함을 주고 싶으시다니 저도 팔로우하고 가서 좀 받아봐야겠습니다 ^^ 자주 뵙겠습니다! :)

아 그러셨군요 ㅎㅎ 전 잘 몰라서 이름으로 가입을 했거든요 닉네임 특이하신분들 사실 좀 궁금은했습니다 설명 잘 봤어요 .

저도 맨첨에 야후 아이디 만들라고 할때 이름으로 만든적이 있습니다 ㅋㅋ 블로그나 카페가 나오기까지 거의 다 이름으로 적었던 것 같은데 닉네임 사용한 뒤로는 아이디나 닉네임 모두 뭔가 의미있는 말들로 짓습니다 ㅎㅎ 저도 갑자기 이 글 쓰면서 닉네임들 의미가 궁금해지네요 ㅋㅋ 200팔로워 이벤트거리 찾았습니다 .. 보러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와우 네 고마워요 꼭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margin short 님 200 팔로워 축하드립니다 금방 300 ,,400 되실껍니다
글이 너무 좋아서 말입니다
나름 읽는다고 읽는데 글이 않보여서 찾아보니 몇개나 밀려 있더군요
오늘도 너무 잘보고 갑니다

항상 제 글을 좋게 평가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ㅠㅠ 제가 항상 글이 길어 피로도도 높고 그리 볼만하지도 못할건데 생각보다 더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셔서 감동입니다.. 벤티님께서 sns 피로도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셔서 저도 영상으로 안넘어갈거면 얼른 글을 좀 보기좋게 줄여야하는데 고민입니다..ㅎㅎ 더 열심히 생각해서 좋은 글로 보답드리겠습니다 !! ^^

자신이 믿는 신념을 지키고 어려움을 극복해 내는 삶의 철학이 담긴 닉네임이었군요. 멋지십니다. 그리고 팔로워 200 넘으신 것 축하드립니다.^^

제가 쓴 내용보다 더 좋은 평을 내려주시니 창피하네요 ㅎㅎ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축하해주시는 것두 감사드려요! 더 좋은 글로 보답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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