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간의 일기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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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스캠 댓글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제 글들을 리스팀해주시고, @hsuhouse0907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자신의 소중한 포스트 한 켠에 제 포스트 링크를 남겨주신 수 많은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정말 너무 많은 분들께서 널리 알려주셔서 busy 알람 창의 99+를 처음 봤습니다. 감사드리고, 부끄럽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응원해주신 분들, 감사를 표현해주신 분들 덕분에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저 이외에도 많은 분들이 포스트로 피싱 댓글의 위험을 알려주셨습니다. 그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_ _) 꾸벅.

  한 풀 정리되고, 마음의 여유가 생겨 에디터를 잡습니다. 후기 비슷한 것이기도 하고, 며칠의 시간에 대한 사색글 비슷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 날 밤,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알게된 씽키(@thinky)님의 이야기가 시발점이었지요. 저에게는 토요일 새벽 잠들기 전에 스팀잇을 둘러보다가 김작가(@kimthewriter)님의 다급한 글을 봤던게 시작이었던 것 같네요.

  어떤 상황인지 이해는 되고... 저는 도움이 될만한 스파를 가지고 있지 않고, 김작가님께서 심폐소생을 해주셔서 명성도도 1로 돌아왔고, 다행히 지갑은 안털리셨고, 낮은 명성도에선 금방 올라갈테니.. 같은 생각을 하고 그냥 잠들었었습니다.

  아침에 일이 있어서 오전 6시쯤 일어나서 다시 김작가님의 글을 확인해봤습니다. 밤새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씽키님은 명성도가 2로 올랐었습니다. 계속 회복을 하고 계셔서 괜찮겠구나... 했었는데 spaminator로부터 플래그 받으셨던 댓글을 삭제했다는 이야기를 봤습니다.

  그 글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죠. 플래그가 회수되어야 완전히 복구가 될텐데, 코딩쟁이의 생각엔 댓글을 삭제하면 회수가 안될거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미 댓글은 삭제한 상황이라는걸 알면서도, 고민했습니다.

  나중에 댓글을 삭제한 것 때문에 플래그 회수가 안된다는 것이 사실이면 김작가님이 미안해하시고 자책하실게 뻔했기 때문에... 5분 정도 고민했었네요. 그 5분동안 steemd에서 삭제한 댓글이 조회되는지 찾아보고 삭제된 댓글을 복구한다면 사이트에 얼마나 영향을 주어야하는지 고민했습니다. 제 생각엔 스팀잇의 특성상 복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그냥 댓글을 썼습니다 =ㅅ=;

  그 이후엔 spaminator와 mack-bot 계정에 대해 알아보고 댓글을 남기거나 스팀챗을 보내거나 했네요. 이러면서 저도 점점 적개심이 쌓여갔습니다.

  왜 120만 스파씩이나 가지고 풀로 때리는거야? 블로그를 보면 금방 기존에 잘 활동하던 유저라는걸 알았을텐데 이렇게 잔인하게 대하지? 아무리 그냥 놔두면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올건 이해하지만 그렇다면 연락이라도 잘되야하는거 아냐? 연락은 또 왜 안되는거야? 팀들을 보니 비슷한 시기에 활동이 멈췄는데, 하필 정모로 놀러간거야? 아니면 주말이라 쉬는거야?


그 다음 날 밤,



  돌아오지 않는 대답을 기다리며, 오전 스케쥴을 마치고는 집에 돌아와 이른 오후에 모자란 잠을 청했습니다. 해가 질 때 즈음에 일어나, 콜록거리면서도 우직멍청하게 생명력을 바쳐 오늘의 게임 할당량을 채우고 나서, 즐거운 마음으로 새벽에 나른한 몸을 침대에 던졌었습니다. 아, 오늘은 충실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놀았다!

  그리고 침대에서 맞이한 제 피드는 제 2의 피해자, @daniel0511님에 대한 소식이었을 뿐입니다. 발견한 분은 또 다시 김작가님. 이 분... 모든 kr글을 다 읽어보시는건가?

  하나면 몰라도, 둘은 다르죠. 이런 피해자가 계속 생길게 뻔했습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김작가님께서는 계속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 찾기 위해 새벽밤을 누비게 되실지도 모르고, 계속해서 발생하는 피해자를 도와주는데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신 경고 댓글을 달아줘야한다.' 라고 생각해서 나온게, 지금도 열심히 kr 태그를 염탐 중인 위험 알림 봇입니다. 일요일 아침부터 밤까지 사냥하려고 모아둔 낮잠 체력이 있으니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서 작업했습니다.

  해가 뜰 때쯤, 프로그램은 실행이 가능한 형태를 띄게 되었고 때마침 스캐머가 활동해서 봇이 잡아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랬더니 김작가님도 스캐머에 댓글을 다시는거 아니겠습니까? -ㅅ-;; 이 분... 밤을 샜거나 아침에 엄청 일찍 일어나셔서 스캐머 찾아다니시는줄 알았습니다. 찾아내신게 더 대단한데요... 그래서 이 때, '만들기를 잘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 이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체력 충전을 위해 아침 해를 보고 뿌-듯한 표정 날려주고 잤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몬헌 해야지.

  나중에 알고보니 김작가님은 한국과 시간이 꽤 차이나는 다른 나라에 계셨습니다. 하하.


또 다음 날 밤은 평온했다.



  일요일 오후에는 일어나서 봇을 가동했다는 포스트를 쓰거나, '이게 무슨 악성 링크인가요?' 라는 순수한 질문에 답을 드리기 위해 추가 포스트를 썼습니다. 자고 있는 사이에 봇이 경고 댓글도 서너 개 달아주었더라고요.

  봇이 글을 확인하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글이 늘어나는 숫자가 더 많아서 점점 처리해야할 글이 밀려가고 있었지만요. 그래서 스캠 계정을 관찰하면서 수동으로 경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었어요.

  @eversloth님 덕분에 봇을 좀 더 견고하게 만드는 등의 작업을 했습니다. 스캠 댓글은 생각보다 많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항상 나타나기보단, 특정 시간에 몰아서 나타납니다.

  나같은 일개 코딩쟁이도 이 정도 방어를 할 수 있는데... spaminator는 너무 강경했습니다. 자신의 힘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봐야합니다. 그 힘이 너무나 거대한만큼, 피해자에 대한 사후 대책도 제 때 해줘야합니다. 적어도 댓글을 삭제하면 안된다는 내용이나 연락처를 남겨줬어야 했습니다. 투덜투덜.


그 다음 날 밤엔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다.



  비는 주륵 주륵 내리고, 이른 오후에 눈 뜨니 온 몸이 피곤합니다. 봇의 성능 문제를 개선할 필요도 있었지만, 봇을 만드느라 피드 확인과 댓글을 못쓰고 다녔습니다. 커피 한 잔을 내리고, 돌아온 평화를 즐기며 피드를 돌아다니고 있었죠. 못 본 사이에 보석 같은 글이 얼마나 쌓여있는지...

  저녁까지 여기저기 들르면서 빈둥거렸습니다. 낮에는 @hersnz님께서 patrice님과 연락이 되면서 mack-bot의 다운보팅 리스트에서 씽키(@thinky)님이 풀려나셨고, 많은 분들의 도움과 백화(@noctisk)선생님의 풀보팅으로 명성도도 크게 회복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에 대한 감사 댓글과 응원이 쏟아졌습니다. 마치 무언가에서 승리한듯한, 여기저기서 환호와 안심이 가득했습니다. 여기 저기 언급되었다는 busy 알림을 보니... 그냥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사람이 아닌데... ( _ _);;

  저녁 7시쯤이었을까요. 봇의 속도 문제를 개선해야겠다고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을 때, 잠잠하던 봇이 스캠 경고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새로 추가된 스캠 계정이 하나, 둘, 셋... 이정도는 괜찮지.

  시간이 지날 수록 다섯, 여섯... 자꾸 늘어나기 시작해서, 12시엔 11개까지 발견됐습니다. 봇은 댓글이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저는 속도 개선을 위해 공부하면서도, 스캠 계정을 새로고침하면서 kr 태그 작성자에 한해서 직접 20개정도의 경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저 계정들을 누가 좀 막아줬으면 했습니다. 댓글을 못쓰게 하던지, 명성도를 깎아서 사람들이 의심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간절하게 생각했었죠.

아. spaminator는 뭐하는거야? 얼른 와서 저 계정들 좀 글 못쓰게 다운보팅해줘!!!

  5시간 가량의 방어전은 spaminator의 주인인 guiltyparties님과 스팀챗으로 연락이 되었을 때 소강되기 시작했습니다. 8시 39분에 나를 도와줄 수 있냐고 제가 스팀챗을 보냈고, 그가 11시 31분에 답변을 하면서 스캠 계정들에 다운보팅을 넣고 왔습니다.

  저 쪽은 그제서야 아침인 모양이더라고요. 매일 새로운 스캠 계정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아침부터 스캠 계정을 확인하고 다운보팅을 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찌 되었건 그의 등장과 함께 스캠 댓글이 줄어들었습니다. 스팀잇에 국경은 없지만... 외세에 도움을 요청하고나서야 해결된 상황에 괜히 분해하기도 했네요 (...)

  그가 말하길, 16개의 계정을 플래깅하고 왔다고 했습니다. 5개는 제가 발견을 못했거나, kr의 포스트를 안건드렸겠지요. 아마도 전자겠지만... 어쨌든, 덕분에 밤새 수동으로 댓글을 달아야하는 안타까운 일은 없어졌으니 그에게 감사 인사를 남기고 퇴근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지금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지던게 최대 30분 이내로 좁혀졌습니다. 이정도면 유용하겠지요. 그래서 좀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어젯밤을 생각하니 120만 스파로 다운보팅을 해버리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아. spaminator의 다운보팅은 수동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어제랑 다른 느낌으로 많이 부끄럽습니다. 혹시 제가 나서는 것으로 인해, '어련히 잘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직접 나서지 않으신 더 좋은 실력의 개발자 분들이 계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이게 스캠이면 스캠이라는 댓글이 달렸을텐데 괜찮은가? 하며 누르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고... 봇 자체도 정교하지 못해 군데군데 경고 댓글을 빼먹은 것도 있고... 싱숭생숭합니다 ' -');

  '스캠'도 짜증나는데 위험 알림 봇은 또 하나의 '스팸'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며칠 간 보여드린 스캠 알림 봇 코딩쟁이 마아냐에서 다시 일상의 마아냐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수 십일 간에 받을 관심을 며칠만에 몰아서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니, 이번 기회에 알게 되신 분께서는 그런 모습은 잊어주시고 천천히 다시 만나요. 그럼 안녕히!

  아. 혹시 스캠 신고나 도움이 필요하신 분, 저에게 시비(?) 걸고 싶은 분들을 위해 카톡 1:1 오픈채팅방 주소를 프로필에 추가했어요. 요기입니다. 스팀챗은... 설명이 귀차나서... @maaanya입니다. a가 하나 더 많아요 ' -')/

  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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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주말에 여행가잇는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벌어졌군요 ㅜㅜ 정말 고생하셨네요 멋짐 멋짐 +_+

+_+ art 큐레이팅 글에 자꾸 달리는 스캠 댓글들 ㅠㅠㅜ 인기도 많은 글인데... 멋지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b

난 당신을 해킹 해야겠어요 ㅋㅋㅋㅋ

하늘에서 떨어진 미소녀가 이런 말 해준다면 전 바로 반할 자신이 있어요

아직도 제 아이디가 붙어서 새로 올라올 마야나님의 글이 있었는지 궁금증을 가지고 들어와 봅니다.
음,, 알람봇과 신고를 운영하시면서 스패머네이터랑 친구가 되셔서 나눈 이야기를 보니 여러가지 생각하지 못했던 어려운 점이 있군요;; 글고 다운봇이 수동이란 것도 의외네요. 정말 세상엔 쉬운일이 없는거 같아요 ㅠㅠ
암튼 멋진 능력 나눠주셔서 실제로 조심하고 도움받은 사례는 많이 있지 않았을 까 생각합니다.
늦게나마 감사이벤트 하나 하고 있어요!마야나님은 이미 대상이시지만 참가의 확장성(?)을 위해 보팅 한번 부탁드립니다! ㅋㅋ 감사합니다 :D

ㅎㅎㅎ 그럼요, 얼른 가야죠 :D 명성도 회복엔 견줄 수 없는 미천함이지만 보팅액이 없는 파워는 아니기에 -ㅅ- ㅋㅋ

소환하셔서 왔습니다. 생각보다 일들이 긴박하게 돌아 갔었군요. 😊

제가 나중에 안까먹으려고 추가했는데 소환되셨군요 (...) 하핫...

고생 많으셨습니다 얼른 건강에도 신경 쓰세요

감사합니다 ' -' 얼른 나을게요!

전 보팅으로밖에 씽키님을 응원해드리지 못했는데, 행동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경아님께서도 충분히 해주신 것입니다 ;ㅂ;/

정말 고생들 하셨습니다
저두 요 며칠 링크가 있는 흐릿한 댓글이 계속 달려서 긴장했었거든요 어제도 달리고요 오늘은 글 쓴지가 얼마 안 돼서 아직
없는데 정말 아찔해요

다 함께 힘을 모아서 어려움을 극복해서
참 훈훈하기도 하구요

참 멋진 스팀잇이고 스티미언들이셔요

제가 몰랐던 사이에 이런 스펙타클(?)한 일이 있었네요..
비록 못알아먹는 단어들도 있기도 하지만
님께서 적지 않은 노력을 바탕으로 하여
kr에 기여해주신건 잘 알겠습니다.

님께서는
내가 나서지 않아도 다른 누군가가 해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으로 가득하시겠지만..

님이 나서주었기에
이렇게 상황이 흘러간게 아닐까 싶네요...

잘 보고 갑니다.

와아- 비관적인 생각은 관두고 칭찬에 행복해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D

아 무슨 판타지 소설 같아요. 게임만 하고 지내던 평범한 소년이 어느날 일어나 보니 난세가 펼쳐져 있고 자신 안에 감춰져 있던 능력을 발견하고 악과 싸우면서 정의의 편을 규합하고 해외 능력자까지 포섭해서 마침내 승리한다.. 중2병이 현실이 되는 초현실 세계 스팀잇!

ㅇ.. 아니..! 주인공이 소년인 점에서 매우 마음에 듭니다.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스펙터클한 5일을 보냈네요. ㅋㅋㅋㅋ 다음에 이 일을 바탕으로 단편 소설을..!?

고생하셨습니다! 전 코딩쟁이 마아냐 버전도 괜찮은데 말이죠... :)

걔는 코딩몰라여 시리즈에서 다시 찾아뵐 것입니다...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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