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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qrwerq, steemit] 끝이 보이는 글쓰기

in #kr6 years ago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 자신에게서 뭔가 삐걱거리고 있었는데 그 정체를 알게 됐네요. 처음 페이스북 접했을 때 그 '소비속도와 주기의 빠름'에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글을 쓸 때마다 증발해버리는 느낌이라 오히려 눈팅용으로 전락했더랬지요... 스팀잇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뭐라 말하긴 힘들지만 보상과 자기만족 사이에서 벌써부터 방황하는 거 보면 스스로가 기이해 보이기도 합니다.
덧붙여, 이전에 한 포스팅에서 글이 너무 길어 잘 안 읽히니 짧게 끊어서 쓰는 게 어떻냐는 조언을 들은 적 있습니다. 물론 글의 양과 정성이 꼭 비례하는 건 아니겠습니다만.. 그 말씀이 꽤나 날카롭다고 생각했습니다. 플랫폼이 만능이 아닌 이상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제약'과 '형태'에 잘 맞춰서 조절할 수 있는 게 좋은 글일지, 그 플랫폼의 한계를 감히 넘어서려(?) 강구하는 게 좋은 글일지 헷갈려서요. 트위터에서 정성껏 소설 연재한다면 그건 도전이라기보단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듯이요. 사실 스팀잇이라는 플랫폼 분위기에 아직 적응중이라 드는 생각이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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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 내에서 문화와 취향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글을 적느냐에 따라 그 글에 감응하는 사람들이 달라지기 마련이고 관계맺음도 이에 따라 국지적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초기조건 (이라고 쓰고 우연이라고 읽는다) 이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스팀잇 내에서) 이미 한번 고착화된 관계들이나 글쓰기 습관이 형성되고 나면 바뀌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더 왕성한 활동을 해라"와 "이제 그만하면 됐다"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여기 이 글들은 (스팀잇 내에서) 어지간하면 휘발될 것을 염두에 두고 글을 적습니다. 그냥 잠재워두기 아까운 글들은 본문처럼 다시 인용하곤 하지만, 보통은 그렇습니다.

그래서 키티펑크님 같은 분들이 왔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꽤나 글을 길게 써 올리는 편인데, 결국 제 결론은 가성비를 생각하지 말자는 쪽이 되었습니다.

독자의 가독성이나 흥미를 신경쓰는 것은 맞지만, 노력 대 보상 비율을 신경쓰지 말자. 자아의 만족을 가장 크게 염두에 두고 글을 쓰자.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글을 쓰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따지고 보면 대충 밖에서 알바만 해도 더 많은 돈을 받는데 굳이 만족스럽지 않은 글을 써가면서까지 글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트위터에 소설을 연재하는 것처럼 부적절한 것은 없지만, 스팀잇 플랫폼은 묘하게 혼재된 형식이라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만약 제 스타일의 글이 이 플랫폼에 적합하지 않다고 하면 제가 이 플랫폼을 떠나는것이 맞지, 이 플랫폼에 맞도록 제 글을 구겨 넣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키티펑크님이나 저처럼 다른 사람의 과거 글까지 관심갖고 보는 사람이 은근 있습니다. 제가 썼던 첫 글부터 보시고 잘 보았다고 말씀 주시는 분들을 종종 보았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가성비를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먹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압니다. 자기 평가 + 만족의 동인으로 적어내려가는 것이 상당히 고된 작업일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향에 맞는 사람들 - 집단들을 찾을 수 있다면 아마 다양한 가능성의 세계를 깨울 수도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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