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과 날숨, 그 균형을 위하여-습관의 힘(#36)

in #kr6 years ago

코인 시장이 떡락을 하니 멘탈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가장 근본을 가다듬어야겠습니다.

저는 요즘 절 운동을 틈틈이 합니다. 108배 식 절 운동. 근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108번이라는 숫자를 말하는 게 아니라 호흡하는 법이 그렇다는 겁니다. 숫자는 그냥 그때그때 형편껏 합니다.

인간 생명 활동의 가장 기본이 되는 숨. 호흡법에 대해서는 심호흡이나 복식호흡이 좋다는 데는 다 동의합니다. 근데 더 깊이 들어가면 들숨과 날숨을 어찌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경험과 주장이 엇갈립니다. 그리고 가만히 앉아서 하는 명상만으로는 내 자신의 호흡법이 어떠한 지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이번에 절 운동을 다시 하면서 아기처럼 걸음마를 배운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틈틈이 절과 호흡법에 대해 공부합니다. 그 가운데 청견 스님이 하는 게 가장 마음에 드네요. 절 운동을 23년 이상을 해오신 분답게 얼굴이 맑고 자세가 참 좋습니다. 아래는 유튜브 관련 링크입니다.

이 절과 호흡법을 따라 해보다보니 제 숨쉬기가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여러분도 잠시 글 읽기를 멈추고 들숨과 날숨 가운데 어느 게 더 편한지 한번 체크해보세요. 천천히 숨을 쉬면서 느껴보세요.

저는 내쉬는 숨이 더 편합니다. 청견 스님 방식으로 해보니 이 차이를 더 크게 느낍니다. 저만 그런가? 식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는 걸 알았습니다.

왜 그럴까? 저 나름 두 가지 가설을 제시해봅니다.

첫째가 시간에 쫒기는 바쁜 삶이라고 봅니다.

호흡이란 고르고 깊어야 하는 데 시간에 쫒기다보면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숨도 에너지입니다. 아니, 숨이야말로 가장 바탕이 되는, 한시도 쉬지 않는 에너지입니다. 이 에너지가 충분히 충전되기도 전에 바로 써야하는 순간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쉽게 말하면 알게 모르게 헐떡거리며 사는 거지요. 그야말로 ‘숨 돌릴 사이 없이’ 산다는 말도 있잖아요. 숨이 짧아지고, 들숨보다 날숨이 많게 됩니다.

조금 느긋하게 사는 사람들은 들숨이 날숨보다 더 깊다고 합니다.

또 하나는 말하기입니다.

말은 숨과 아주 밀접합니다. 말하기 전에 숨을 먼저 쉰 다음, 말하면서 숨을 조금씩 내뱉습니다. 이를 실감하려면 한번 숨을 들이마시면서 말을 해보세요. 한 문장조차 다 하기 어렵습니다. 어찌어찌 하더라도 발음이 잘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말을 하면서 손바닥을 입 앞에 대어보면, 말 따라 숨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말도 숨처럼 천천히 고르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실제 살면서 그런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하기 바쁩니다. 심지어 상대방 말을 자르면서까지. 말하다가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빨라지기도 합니다. 미처 숨이 들어오기도 전에 마구 뱉어내는 꼴입니다. 이런 식의 말하기는 모두 들숨보다 날숨 비중을 높이게 됩니다.

이제 알았으니 조금씩 습관을 바꾸어야겠습니다. 쉽지 않더군요. 저는 절 운동으로 기본으로 하면서 생활 곳곳에서 생각날 때마다 하려고 합니다.

기존 습관과 반대로 해야 하니 들숨을 날숨에 견주어 두 배로 해봅니다,

의식적인 호흡이니, 되도록 들숨은 코로, 날숨은 입으로 쉽니다.

이를테면 걸음을 걸을 때. 들숨으로 열 걸음 걷고, 날숨으로 다섯 걸음. 글을 읽을 때도 들숨으로 세 문장을 읽는다면 날숨으로 한 문장.

바쁘고 쫒기는 일상에서 바른 숨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근본을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원심력과 구심력은 서로 맞물리는 거니까요.

더 강한, 더 건강한 원심을 위해서라도 더 강한, 더 건강한 구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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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방법에 따라 에너지를 모을수도 뺄 수가 있죠. 특히 무거운 물체 들 때 호흡의 중요성을 바로 느낍니다. 호흡은 모든 운동의 기본이죠. 삶도 호흡이 기본이 되지 아닐까요?

맞아요. 무거운 물건을 들 때도 그렇지요. 특히 남자들 사격할 때도 ㅎ

음 운동시 호흡법 이야기인가 했더니 생활 철학으로 잘 풀어주셨네요. 저도 운동을 좋아하는데, 웨이트할때는 들숨 날숨을 규칙대로 하려하다가도 어느순간 제 편한대로 하는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인생도 그러한 법이겠죠. 장시간 산책이나 트레킹시에는 점점 큰 들숨을 날숨이상으로 많이 쉬게 됩니다. 그런데 기분은 좋습니다. 운동효과로만 생각했으나, 말씀 들어보니 평소 생활에서는 잘 안하는 행동을 해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건강검진시 폐활량 검사는 날숨 기준으로 늘 하던데, 이번에 지인의 전신마취를 보았는데, 이때는 깨어난 후 예후가 빨리 좋아지도록 들숨을 한껏 들이쉬도록 하는 작은 의료기구를 주더군요.

일반 생활력은 날숨, 재생력은 들숨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좋은 계기 만들어 주어 감사드립니다.

들숨을 위해 공기좋은 곳에서 살고 싶네요. 현실 공기가 들숨에는 ㅎㄷㄷ이라서 ㅎㅎ
공기 좋은곳 가면 마음대로 숨을 쉬어도 참 좋아서, 들숨과 날숨의 몰아일체였던 것도 같네요^^

일반 생활력은 날숨, 재생력은 들숨.

아주 색다른 해석을 해주시네요.
고맙습니다

@nch1234 님의 추천으로 보팅배달왓습니다

앗, 고맙습니다.

명상을 할 때도 호흡이 가장 어렵다고 느끼거든요
호흡이 첫 걸음인거 같아요~!!

가장 쉬워야할 호흡이 가장 어려운 시대입니다.

The post is very good

저도 청견스님이 말하는 절하는 법으로 몸에 익혔습니다. 그전에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봤는데 10년 가까이 청견스님 방법으로 부상없이 잘 즐기고 있죠.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개털님 덕분에 다시 시작하게 되어 좋습니다.

말씀 만이라도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배우겠습니다. 계시는 곳에서의 생활에 대한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그냥 쉬어지니까 생각지도 못한 부분입니다. 저도 해보니 들숨이 힘드네요~ 숨쉬는것 부터 여유를 가져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진짜 숨쉬는 글이네요^^

고맙습니다.
숨만 잘 쉬어도 세상일이 잘 풀릴 거 같은데
쉽지가 않네요^^

가끔 숨을 들이마시면 뭔가 긴장이 풀리는 느낌? 같은 게 들 때가 있더라구요.
호흡을 잘 하면 몸도 더 건강해질 거 같습니다.
절 운동을 하신다니 정말 인상적이네요.

그렇지요.
가끔 무의식적으로도 심호흡을 하게 되면
긴장도 풀리고
기분 전환도 되고요.

이를 조금 더 의식적으로 해보면 더 좋을 거 같습니다

좋은 운동을 하시는군요~
저는 주로 숨쉬기 운동과 걷기 운동을 합니다.
또 다른 운동이 있다면 설걷이 운동, 놀이터에서 놀기 운동 등이 있습니다..ㅋㅋ
아이들 보느라 개인 운동할 시간은 전혀 없네요..ㅠㅠ

설걷이 운동, 놀이터 운동
참 좋습니다.

아이들이 어리면
참 여유가 없지요.
참고로 저는 '아버지랜드'를 추천해요^^
언제 한번 포스팅을 해볼까 합니다.

아버지랜드? 처음 들어봅니다.
포스팅하시면 제게 도움이 될 거 같네요~^^

저도 요즘 절수행을 하면서 절의 숫자보다는 호흡을 더 의식하고 있다보니 108배라는 숫자는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오래된 호흡관련 책도 꺼내보게 됩니다^^

각자 형편껏 하는 게 가장 좋은 거 같아요.
대신에 경험을 서로 나누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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