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 8년생활중인 친구이야기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가던 길을 멈춰야 하는
겨울 찬바람을 만날때면
찬바람 같았을 그녀의 시간들이 떠오른다
늘 가슴 한편에 먹먹한
자꾸만 떠나려는 나의 기억속에
자기 멋대로만 움직여 맞춰지지 않는
수수께끼같고 퍼즐같은 그녀의 이야기다
먹지마라
먹지마라
누군가가 귓전에 대고 속삭인다
넌 굶어 죽어야돼
그녀는 곡기를 끊기 시작했다
가족들의 걱정에도 상관없이
물조차도 거부하기 시작했다
늘 조용하고 느릿하고 차분한
그여자 였지만 말수는 적지 않았고
대인관게도 나쁘지 않았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남편이 회사에 가고없는 시간은
누워만 있다
결국 굶어 죽게될 것을
그 여자도 알것이다
차츰 하루종일 누워만 있게되고
해골같이 얼굴이 변해 있을때
남편은 가까이 살던 지인 언니에게
전화를 한다
도와주세요
영순씨가 죽을거 같아요
그 언니는 부랴부랴 영순씨 집으로 향했다
집안 꼴에 말문이 막혔고
해골 같은 영순씨는 죽은듯 누워
겨우 인사만 했다
놀란 언니는 도대체 무슨 일인지
물었지만 영순은 입을 닫았고
남편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이상 먹지를 않았다고
오래전부터 먹는 양이 점점 줄더니
이제는 물도 마시지 않으려 한다고
이유를 모르겠단다
자기 의지로 곡기를 끊고 있는
그녀의 이유있는 단식
아무리 물어도 말을 하지 않는다고
외국에서 만났던 한국친구들
타지생활의 외로움속에
열댓명 정도의 친구들이 자주 어울렸고
그간 쌓아온 정이 투터웠다
그 언니는 모두에게 연락을 하고
부랴부랴 그녀를 누군가의 조언에 따라
지인이 의사로 근무하는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을 시켰다
그곳에서 수액을 맞고 미음을 주지만
미음도 눈치보며 아주 조금밖에 안먹었다
그러면서 한달을 입원하고 좋아지는
기미가 보이자 퇴원을 시켰지만
결국 집에 돌아가니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몇번
이유를 아무리 물어봐도
속시원한 대답을 안해주는 영순씨
몇번을 찾아가 어르고 달래도
속을 털어놓지 않고 말을 피하기만 했다
속이터져 한대 쥐어박고 싶었다
어린 아이들을 생각해봐라
혼자 고생하는 남편이 불쌍하지 않냐
먹기만 하면 되는데 왜그러냐
어느것 하나 통하지 않고
자기 고집만 피웠다
어떤 이유라도 듣고 싶었지만
말을 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지금까지 8년이라는
긴세월을 정신병원에서 자기만의
세상을 살고 있다
우리들이 그녀와 이야기를 나눈것으로
추측하건데 영적인 문제가 아닐까
보시지 않는 나쁜 존재가 그녀를 위협하고
굶어 죽이려 한다는게 추측성 결론이였다
지금도 하얀벽이
인상적이였던 병원에서
그렇게 살고 있다고 전해 듣는다
인생이 뭐길래
햇빛이나 실컷 쬐지 .....
ㅡㅡㅡ
먹는 것
영양분을 흡수하는 것
삶을 사는 것
특별할거 없이
평범한 것만으로 행복 같아요
매일속담 당첨을 축하드립니다...진솔된 글을 잘읽었읍니다...
행복은 늘 일상의 소소함속에 있다고들 하죠.... 특별날것 없이 소소히 지나가는 일상들... 그걸 누릴수 있는게 행복같습니다
그런것 같지요
오늘도 충분히 행복해요
먹고 마실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
마음 깊은 곳에 상처가 있을까요?
인생은 참 서글퍼요..
어떤 연유에서 그런건지
참 슬펐지요
아.. 정말 주변분들은 답답하셨을것 같아요.
근데 환청이 계속 들리는 분들이 거기에 대해 얘기한 걸 티비에서 본적이 있어요. 대부분 귀에 나쁜말이나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하더군요. 사람 미친다고 들었어요. 간접체험한 분들이 어떻게 이런걸 견디냐 할 정도라 하더군요. 영순씨도 그런 증상과 비슷한건 아닐지..
가족들이 가장 힘들었을 거예요
물론 본인이 제일 힘들었겠지만요
영적인 세계나 존재를 부정할순 없는것 같습니다
뇌에 어떤 충격이었을지도 몰라요. 인간이라는 동물도 뇌하나 부품 잘못되면 헛것도 보이고 헛소리도 들리고 그러잖아요.
너무 안타까운 일이에요.
그랬을까요
뇌에 종양이 생겨 인격까지
변화되는 사람의 이야기는 들어보긴 했습니다 젊잔은 사람이 욕설을 한다든가 ...
참 안타깝고 애처로운 가족이였죠
현재 정신과에서 일하고 있어 이 글이 남달리 읽히네요... 항상 학회 같은 곳에 가면 "우리는 운이 좋았다"를 슬로건으로 시작하는 심포지움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정신병이란 것이 남일로 생각할 만큼 드문 것이 아니라는 얘기지요. 아무쪼록 친구분이 행복하셨으면 좋겠네요.
밤비님 정신과 의사분?
ㅎㅎ드뎌 책벌레의 베일이 벗겨진건가요?
감사해요
관심주시고 걱정해 주셔서
저도 멀리서나마 그녀의 건강을 빌어봅니다
이유도 말하지 않고 갑자기 단식이라니...
남편도, 아이들도, 친구들도 황당하고 슬프겠어요.. ㅠㅠ
정말 영적인 뭔가가 존재하는걸까요?
그렇게 밖에 설명할수 없는 상황이였어요
그녀가 내비치는 조금은 메세지로 추측하건데 ...
나는 보통사람이라 행복한것 같아요.
조금 모자라서 편한하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그 친구분도 먹고 싶은 의욕이 생겼으면 합니다.
그래야 살고 싶겠죠.
네 맞아요
뭐든 넘치지도 않게 모자란듯이
젤 편하고 행복한 자리인듯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편한 저녁되세요^^
T.T 마음이 아픕니다... 병원외에 여러가지 요법들을 끈기있게 잘 시도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