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놀이 썰 #4] 작은 아쉬움이 모여 큰 후회가 된다.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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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일교차가 큰 건지...낮에는 덥다고 느끼다가도 해가 지고 밤이 오면 은근 쌀쌀해서 옷을 여미게 되네요. 여러분들도 꼭 얇은 옷을 챙겨서 건강 유의하세요! ㅎㅎ


재미있을 수도 있고 유익한지는 모르겠는 회사놀이썰 시리즈!

스타트업의 장점 중 하나가 '빠른 변화'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이해관계가 적기도 하고, 규모가 있는 기업처럼 목표나 고려해야하는 부분이 많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빠른 변화 속에서는 반드시 갈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최종의사결정, 새로운 인사, 프로젝트 전체의 재고...

그 중에서도 가장 피부로 느낀 것이 타협입니다.
그때 겪은 타협을 현재의 입장에서 다시 마주하고 필요한 자세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나는 나를 뛰어넘어야 했다.


중학교때, 시험을 보고 집에 돌아갈 때면, 80점짜리 시험지를 부모님께 보여드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옆집 누구는 70점이고, 윗집 걔는 75점이야!"

그러면 엄마는 저에게

"너보다 잘하는 친구들을 봐야지?"

그때는 조금 원망스럽기도 했는데
더 편하게 살았으면...하는 부모님 마음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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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땅을 치며 한탄하고 누군가는 뛸 듯이 기뻐하겠지요?


아마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어릴 적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요.
저 이야기를 한 이유는

'사람은 자신에게 관대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물론 아닌 분들도 많지요.
자신의 기록을 넘어야 하는 운동선수나 끊임없이 연구하는 과학자분처럼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분들도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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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순간에서 자신을 막아서는 것은 다름아닌 자신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와 제 주변 친구들은 음흉(?)한 구석이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모의고사를 보고 채점을 할 때
숫자를 잘못 봐서 틀린 경우에 '이건 사실 맞은 거나 다름없어..!'라고 말하는 식이죠.
흔히 말하는 정신승리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정신승리의 사전적 정의를 검색해보면,

루쉰의 <아큐정전>에서 유래한 말로,
일종의 자기 합리화를 통한 심리학적 방어기제 라고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큐정전>의 주인공 아큐는 동네 깡패들에게 얻어맞고
'나는 아들한테 맞은 격이다. 아들뻘 되는 녀석과는 싸울 필요가 없으니, 나는 정신적으로는 패배하지 않은 것이다'
라고 말하면서 자기보다 약한 이들에게 분풀이를 하죠.
여기서는 봉건 문화를 비판하고 민중혁명을 꾀하고자 했다라고 나오기도 하지만 이번 글에서는 앞서 말한 자기 합리화를 표현해보고자 인용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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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구사회, 민중의 문제를 다룬 루쉰의 '아큐정전'


개인적으로 정신승리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같은 시대(?)이니만큼 자연스다고 느껴지네요.

마주한 불안에 대해서 잠시나마 안심을 할 수 있을 것도 같고
방어기제로 어찌되었든 혼란스러운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면은 긍정적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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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일상에 잠시의 평온함을 가져다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아닐까요?



나를 맹신하지 않기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팀이 나갈 방향을 설정하고 전략을 짜거나
새로운 제품 또는 서비스를 구상하는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정신승리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기획할 때,
UI나 각종 기능들을 하나 하나 배치하고 뒤엎고 다시 짜는 작업을 반복하는데,
반복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괜히 완벽해보이고 말이죠(그럴리가 있냐...)

경험 상, 저런 식으로 기획을 하면 마음에 걸렸던 문제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돌아오는걸 봤습니다...여러번

(눈덩이마냥 커져서 쿠구궁하고 감당안되게)

예견된 문제라고 해야 할까요?
누군가는 문제가 발생하면

저런 문제가 발생할 줄 알았어

라는 식으로 반응하더군요.
저런 반응을 보고 '긍정적이구나'라고 반응을 해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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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과거의 나여...그게 더 멍청해진게 현재의 나라니...


장인정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당장의 갈등보다는 미래의 문제를 회피하자는 의미죠.
그러기 위해서는 설령 마주한 길이 오르막길이 아니라 가시밭길이라도
기꺼이 걸어가야 하는 사람들이 기획자라고 생각합니다.(모든 팀원들도 마찬가지!)
'만드는 사람이 고통받으면서 만들면 사용하는 사람은 쉽다'는 말도 있잖아요?
(매일매일 집어던지고 다음날이면 주섬주섬 집어오는 일상의 반복...)


길을 닦으면 걸어간다는 것


당시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많은 갈등과 고민을 했습니다.
수많은 마찰의 틈에서 발생하는 모순들에 둘러쌓여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죠.

그러나 기업이란,

하나의 생물체이며 집단이고, 모순이라는 지렛대로 성장하는 존재

라는 말을 떠올리며 그 당시에는 성장통이라고 믿으면서 꿋꿋하게 해왔던 것 같습니다.

저는 삶의 순간순간을 길을 걷는 것으로 묘사하곤 하는데요.
걸어가면서 당장에는 지치고 고되도 내가 좋아하는 사과나무도 심고
벚꽃나무도 심어보고 발에 채이는 돌멩이도 치우면서 가다보면
언젠가 뒤를 돌아봤을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길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잠깐 돌아보면 꼭 그렇게 아름다운 길은 아닌 것 같아요.
삐뚤삐뚤거리고 여기저기 가다가 다시 돌아온 길도 있는 것 같고요.

그래도 그 길마다, 발걸음마다 하나같이 의미없던 길은 없었어요.
지금 이렇게 적고 있는 것도 결국 그 중 하나를 풀어내고 있는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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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길도 무작정은 아니라도 참고는 해야하지 않을까요?


밤새 만든 기획안이 다음 날 아침에 머리를 박고 싶을만큼 한심하다든가,
하루 전에 시작한 기획이 나오지 않는다고 팀원(개새)이 눈치를 주더라도...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건 그런 게 아닐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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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을 수도 있고 유익한지는 모르겠는 회사놀이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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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쉽게 타인과 비교하곤 하지만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저 자신인 것 같습니다. 때로는 너무 상대하기 버운 존재예요. 기복이도 심하고. 포스팅을 읽으니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자아자!

아자아자!

발걸음 하나하나마다 의미없는 발걸음은 정말 없는거 같아요! 정신승리ㅋㅋ 지금 시대에 너무 남용하면 안좋겠지만, 적절하면 괜찮을거 같네요.

요즘은 정신승리가 없으면 살기가..크흡

좋은글이네요, ㅎ
저는 비슷한 의미로 남에게는 관대하나 자신에게는 엄격해라 라고 생각해요,

사실 말씀하신게 제일 정답이 아닐까 해요..!
자신이 단단해져야 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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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앤캘리에 이은 웹툰입니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좋을꺼 같아요^^ 글작가님이 무려 스탠포드 물리학박사라고......

출동 감사합니다!
재밌는 링크를 들고 와주셨네요ㅋㅋ

엄청 공감하면서 진지하게 읽다가 인터스텔라 짤에 터졌습니다... ㅋㅋㅋㅋㅋ
과거의 나야 정신차려!! ㅠㅠ...

정신차려줘 ㅜㅜㅜ
존버하지마..!

캬~
좋은 글이네요 :ㅇ!!!!!!!
그 중

'사람은 자신에게 관대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미흡한 기타연주를 업로드하나 봅니다..ㅋㅋㅋㅋ 흑

음악에는 관대해도 되지 않을까요? ㅎㅎ
즐겁고 재밌으려고 하는데 채찍질하고 그럴 필요까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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