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놀이썰 #3] 순서가 잘못되었다니까? - 어색함의 이유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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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회사놀이썰의 3번째 이야기네요.
글이 올라오는 주기가 불규칙하죠...? 흥미롭지도 않은 이야기 주제에

오늘 할 이야기는 창업 팀에 들어가기로 결심하고,
들어간 팀의 첫인상에 이어 가장 눈에 띈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말해보려 합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기본적인데 핵심이 되는 내용이죠.

기본은 쉬워서 기본이 아니라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기본이다.


재미있을 수도 있고 유익한지는 모르겠는 회사놀이썰 시리즈!

가장 먼저 팀에 들어와서 맡게 된 업무는 검토였습니다.
새로 합류한 팀원에게 전체 검토를 맡기는 것도 의문이었지만
서비스를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의욕이 뿜뿜하면서 호기롭게 건네 받았죠.

그리고... 지난 번에 적은 내용처럼 기겁을 했죠.

... 이것들이 무슨 짓을 해놓은거지

그냥 솔직한 심정으로 개판 이었는데요.
당시 기획에 발가락 하나 담글락말락하고 있던 저에게도 문제가 훤히 보였죠.
UI/UX라고 한다면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고민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건 그냥 만들다가

아 이게 필요하네, 여기에 쌓자!

이런 식으로 쌓기나무를 해서 피라미드를 만들어놓은 느낌이랄까요.
함정같은 버튼들을 지나야 기능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였죠.
사용하면 할 수록 어색하고, 서비스 자체가 무슨 의도인지,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그 검토를 시작한지 7일 뒤에 새로운 기능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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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그만...그만!!


어색함의 출처를 고민하면서 든 생각이 바로 순서입니다.
우리가 겪는 일, 현상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인과관계가 있습니다.


일상에 존재하는 인과관계


예를 들어볼까요?
출근길에 차가 막히는 상황을 가정하면, 여기에는 교통혼잡이라는 원인이 존재합니다.
또 교통혼잡은 오전시간에 교통량이 늘어나거나, 사고가 발생하는 등의 원인이 있을 수 있겠죠.
이유없이 교통이 혼잡해지거나 사람들이 도로로 뛰쳐나오는 일은 없으니까요.
(적어도 제가 살아온 동안에는...)

이런 식으로 대부분의 현상은 인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마찬가지로 전략이나 사업도 이런 인과가 있는 편이 훨씬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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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라는 이름의 순서! 오로지 열정으로만 달려온 길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나요?

새로운 예를 들어볼게요.

저개발 국가의 유아 사망률은 유독 높고 또 증가합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유아를 위한 인큐베이터가 없다는 것이었죠.

가격도 가격이었지만 첨단기술이 들어간 인큐베이터는 지원해줘도
현장에서 관리, 수리할 기술력과 부품이 없다는 게 2차 문제가 되었습니다.

DTM이라는 기업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을 주목했는데요.
저렴하면서, 현장에서 부품을 쉽게 조달할 수 있으면서 수리 또한 간단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가장 저렴한 인큐베이터 neo nurture를 개발합니다.

DTM이 주목한 것은 캄보디아 같은 저개발국가에서도 자동차는 굴러다니는 점이었는데요.
neo nurture는 자동차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자동차를 수리할 수 있다면 충분히 수리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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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현상의 원인과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문제를 해결한 DTM의 'neo nurture'


이를 정리해보면,


  • 유아 사망률 증가 > 직접 원인인 인큐베이터 부족 > 간접원인인 인큐베이터 관리능력 부족

사회적인 문제가 있었고, 그 문제의 원인은 또 다른 문제에서 생겨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 주변 환경 파악 > 조건 내에서 해결방법을 모색 > 해결방안 제시

이 과정을 거쳐서 저개발 국가에서도 보급된 자동차에서 착안,
자동차부품으로 이루어진 인큐베이터를 개발하여 성공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스스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이유'


예시가 적절했을지 모르겠네요.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바는 누구든지 을 일으키는 과정에는
반드시 인과관계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기존에 있던 텀블러는 무겁고 씻는게 너무 귀찮아!'
  • '내가 개발한 텀블러는 가벼우면서도 물만 넣어놓으면 자동으로 세척이 된다고?!'

이런 식으로 말이죠.(저런 거 알고 계시면 알려주세요. 간절해요...ㅜㅜ)

문제를 정확하게 조명하고, 해결능력이나 방법을 규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서비스나 오로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파고들어
성공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멋진 분들이죠!)

그저 흥미가 생겨서, 있어 보여서 등의 이유만 가지고 명확한 이유나 순서 없이
사업을 하는 건 제대로 된 결과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거라는 거죠.

아닌 땐 굴뚝에 연기가 나면 집안 살림이 타고 있다는 의미밖에 더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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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내린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아무도 모를 수 있지만 때로는 명확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제가 속했던 팀에서도 사업계획서나 투자제안서를 수도 없이 작성했는데요.
명확한 동기가 팀원들에게 전달이 되지 않았던 탓에 굉장히 어색한 흐름이 있었어요.

나는 이런 일을 하고 싶어. 아마 사회에는 이런 문제가 있으니까 여기에 끼워맞추자!

이런 식으로요.

추후에 이야기를 해서 다시 리마인드하는 과정을 겪긴 했습니다.
명쾌하게 해결되지는 않았는데 이건 나중에 망하고 다산공원에서 치킨시켜 먹은날을 통해 소개할게요.


저는 어색함에 익숙하면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새로운 것을 겁내지 않으면서, 어색함에 민감하다면.
어떤 나사가 잘못 끼워져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을테니까요.


나를 돌아보는 계기


순서는 꼭 업무를 보거나 사업을 하는 것에 있어서만 중요한 것은 아닐 거예요.
또 너무 집착할 필요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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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에는 아무 이유없이 여행도 떠나고 싶을 것이고, 멍때리면서 주말을 보내고 싶을 것 같아요.

무슨 행동을 할 때마다 이유를 찾으려면 마찬가지로 스트레스고
애초에 그것부터가 순서가 어긋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저는 이유없이 떠난 여행의 끝에서 마주한 성취감이나 만족, 행복을 만끽하면서
그동안 자신이 불안했고, 이를 떨쳐버리고 싶었고,
동시에 넓은 세상과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 심정을 털어놓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처한 상황조건을 정확하게 비추고, 똑바로 마주해보세요.
그리고 눈에 보이는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해결하고자 고민을 시작하면,
확실한 길을 찾을 수 있고, 그 끝에서 얻을 성취감이나 만족 또한 더 클 것이라고 믿습니다.

보다 멋지고, 풍부한 내일을 만들어 나가셨으면 좋겠네요 : D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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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을 수도 있고 유익한지는 모르겠는 회사놀이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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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참여 감사합니다ㅎㅎ
보팅 꾹 누르구 가용~^^

감사합니다 ^^
쾌적한 저녁 되세요 ~!

새로운 일을 시작하셨나보네요. 1편부터 읽어볼께요~
[감사 풀보팅 인사 왔습니다~ 1/5]

감사합니다! ㅎㅎ

순서를 정하는것이 중요하다는걸 하나 알고 가네요~
저도 처음에 여행을 갔을 때는 그냥 뭣도 모르고 갔었는데 두번째 여행부터는 심정을 털어놓고 싶은 심정으로 갔던거같아요

오 비슷한 경험을...
여행은 뭔가 상투적이긴 한데 그만큼 정직하게 뭔가를 배우게 해주는 것 같아요 ㅎㅎ

일교차가 큰 날씨에요 감기조심하세요^^
오늘은 비가 온다고 합니다 우산챙기세요

짱짱맨도 감기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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