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왕궁steemCreated with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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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일찍 서둘러 나올 걸 그랬다. 꼭 이곳에 와봐야 한다고 작정을 한 것은 아니고, 방콕에 왔으니 그래도 왕궁은 가봐야지 싶어 온 곳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을 보내게 될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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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하얀색 담장이 이어진 곳에 볼트 기사가 차를 세웠다. 입구 쪽으로 모퉁이를 돌자마자 2-3명이 남편의 반바지를 가리키며 그렇게는 입장을 못하니 길 건너로 가보라고 한다. 길 건너에는 100밧짜리 코끼리 바지를 팔고 있었다. 짧은 반바지도 아닌데 발목 정도까지는 가려주어야 남자든 여자든 입장이 가능하다. 물론 어깨가 드러나는 옷도 소매가 없는 셔츠도 입장 불가다. 왕궁 안에는 이렇게 코끼리 바지를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태국에서 의도치 않게 코끼리 부대를 만들었다고 했고, 남편은 꽐라 부대를 만들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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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권 부스에서 1인당 500 밧을 내고 티켓을 구매했다. 현금과 카드 사용 모두 가능하다. 티켓은 왕궁, Art Of The Kingdom Museum, 태국 가면극 공연 등 세 곳의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권 부스 옆으로는 오디오 가이드 대여소도 있으나, 한국어 서비스는 아직 없다.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데, 조만간 한국어 가이드도 가능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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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위치에 왕궁이 자리한 것은 1782년 짜끄리 왕조를 세운 라마 1세가 수도를 톤부리에서 옮기면서부터이다. 라마 1세부터 1932년 입헌군주제로 전환될 때까지 이곳은 정부 부처들과 행정 부처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입헌군주제 이후 각 정부 부서들은 모두 외부로 나가고 현재는 오직 왕궁의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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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은 크게 네 개의 구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유명한 에메랄드 사원이 있는 구역, 전통적인 왕실 사무처와 정부청사들이 있는 구역, 왕의 옥좌와 알현실 등이 있는 구역 그리고 일반인의 출입이 불가한 왕과 여성들만 출입 가능한 하렘 구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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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라 장막에 가려진 부분을 포함해서 에메랄드 사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내부 공개는 안되고 문이 닫혀있는 외부의 모습만을 보게 된다. 거기에다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왓 프라깨우 Wat Phra Keaw (에메랄드 사원) 역시 내부 사진 촬영은 절대 금지다. 혹 습관적으로 휴대폰 셔터를 누르면 경비원이 바로 달려와 사진 삭제까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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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왓 프라깨우 안에 에메랄드 불상이 없다. 높이 약 68cm 정도의 녹색 옥으로 만든 불상이 있을 뿐이다. 처음 인도에서 만들어진 후 보관하는 곳을 옮기던 불상은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러다 우연히 다시 발견되는 과정에서 스님이 옥을 에메랄드로 잘못 알고 부르게 된 것이 계속 에메랄드 불상으로 불리고 있다. 에메랄드 불상을 소유한 나라는 부국강병 해진다는 말이 있기도 해서 태국에서 에메랄드 불상은 단순한 불상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 사원 안에는 서 있는 사람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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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프라깨우를 제외하고 공개된 곳이 없는 왕궁이지만 화려함에 시선을 거두고 돌아서기 어려웠다. 사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정교하다거나 우아하다거나 하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다. 오히려 투박하게 자른 듯 보이기까지 하는 조각들이 모여 황금색, 붉은색, 파란색, 초록색 등으로 색의 대비가 선명하고 뚜렷한 인상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다 많이 내리는 비가 빠르게 흐르도록 경사는 급하게 하고 뜨거운 태양열은 덜고자 겹쳐서 높게 올린 지붕과 그 모서리마다 날아갈 듯 날렵하게 솟구친 가루다가 주는 생경한 느낌도 한몫 거드는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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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출구로 나가기 전 또 하나의 입장권 사용처인 < Queen Sirikit Museum Of Textiles >도 들러보자. 전시물은 1950년에서 2016년까지 재위한 라마 9세의 왕비인 시리킷 왕비의 재위 기간 입었던 의복이 주류를 이룬다. 전통을 재해석한 부분에 초점을 두어야겠으나, 왠지 오스트리아 시시 박물관이 연상되었다. 1960년대부터 피에르 발망이 사망할 때까지 디자인을 담당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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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입장권의 마지막 사용처는 태국 가면극 공연이다. 출구 맞은편에서 공연장으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공연은 30분으로 1일 3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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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햇살이 내리쬐는 날이 아니었음에도 왕궁 관람 내내 흐르는 땀을 어쩔 수 없었다. 그나마 사원 구역을 둘러싼 회랑이 전설을 그려놓은 벽화를 보며 해를 피할 수 있는 곳이었다. 입장 전에 생수와 손수건 정도는 챙기는 걸 진심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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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날이 흐리니 왕궁의 색감이 더 선명하게 보이내요 !
왕궁 규모가 상당 하내요
내부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다는 점은 상당히 아쉽내요 !!!

네. 그점이 제일 아쉽지요.

그나마 9월이 태국에 여행하기
좋은 날씨예요..😀

아, 그렇군요. 겨울이 좋은줄 알았어요.

먹거리도 많고 볼거리도 풍성하고...^^

ㅎㅎㅎ 그럼에도 더우니 만사 귀찮게 여겨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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