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에 대하여...

in #kr6 years ago (edited)


어제 MBC스페셜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세월호 구조를 위한 민간 잠수사들의 로그북과 이를 영상으로 꾸민 내용이었습니다.
방송에 나오신 잠수사분들은, 그 당시를 회상하여 연신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듣는 저도 눈시울이 붉어 졌구요...

그 중에 잊혀지지 않는 말들이 있습니다.

"시신을 인양해서 나왔을때",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유가족들이,
시신을 찾은 유가족에게 "축하한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죽은 사람을 보고서 유일하게 축하할수 있는 자격을 가진 분들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차갑게 식어 버린 망자가 된 아이의 차가운 발을 만져주면서...
"내가 곧 데리러 올게" 이렇게 말씀하신 잠수사님...

전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지금 가진 작은 것 혹은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감사함이 느껴졌고, 그러면서 생각을 해보니 정말 주변에 감사한 것 투성이였습니다.

첫번째 감사


저는 6학년, 그리고 1학년 아이가 있습니다. 매일 티격태격하죠. 말은 어찌나 안 듣는지...
가끔 얘들이 나를 왜이렇게 화나게 하지? 왜 이렇게 괴롭히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이 온전히 제 곁에 있어 주는 것을 감사드립니다.

아이들이 잘 걸을수 있고, 잘 말하고, 잘 생각하고, 매일 마다 말을 안 듣는 것도 감사드립니다.

5손가락과 발가락이 있고, 건강한 몸을 가지게 해 주신것에 감사드립니다.



두번째 감사


얼마전에 허리가 심하게 아픈적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심하게 아픈지 걷지도 못하겠더라구요..
물론 지금은 이미 잊어버린 일이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제대로 걸을수만 있어도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걸을수 있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세번째 감사


내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봄날의 꽃을 볼 수 있고,
아이들의 졸업식에 갈 수 있고,
지금 이 순간 숨쉴 수 있고,
세상의 아름다운 색을 볼 수 있고,
막히는 길이지만 아침마다 출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고,
가족과 이야기할 수 있고,
가족과 같이 저녁을 먹을 수 있고,
아침에 잠 자는 아이들을 볼 수 있고,



마치며


사실 둘러보면, 세상에 마음에 안드는 일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리고 주변과 비교를 해보면 나보다 나은사람이 얼마나 많은지요..

직장에서 짜증나는 일, 형제와의 트러블, 부모와의 트러블, 아내와의 트러블

비오는 날은 왜 이리 추적거리는지..

지하철에는 왜 이리 사람이 많은지..

차는 왜 이리 막히는지..

공기는 왜 이리 안 좋은지..

사실 이렇게 둘러보면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일이 한두가지 아닙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 보면, 그런 일들 조차도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곁에서 따뜻한 온기를 가지고 있는 가족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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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디스크로 작년 가을에 왼쪽 팔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땐 이것만 나았으면 싶었는데 낫고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다른 것을 바라며 살고 있었네요.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힘드셨겠어요. 저도 어깨가 골절되면서 신경이 마비되어 거의 3달동안 오른팔을 못 썼었거든요. 나중에 서서히 신경이 돌아오면서 팔이 움직일땐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그런데 지금은 당연히 오른팔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별 감사 없이요^^

저도 어제 보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먹먹했습니다. 뭐라 말도 못하겠고 그저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만 들었습니다. 잠수사 분들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정말 정말 고생많으셨고 그저 잘 되시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두요..그 분들 얼마나 힘드셨을지..
잠수사면 사실 굉장히 강인한 분들인데, 그 분들이 그렇게 힘들어하실 정도면 정말 일반인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것 같아요. 그 와중에 정부는 무엇을 한것인지..정말...
지금이라도 법안이 통과되어서 세월호 피해자에 대해서 그 잠수사분들을 포함하는 것이 이루어졌음 좋겠습니다. 그거라도 되어야 아주 작은 위안이 될테니까요..
다시한번 잠수사 분들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글 남깁니다.

저 또한 잠수사 분들을 위한 법안에 빨리 마련되어지길 바랍니다.
사람을 구하는 일을 하시는 분들의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엄청납니다.
이쪽 분들을 상담하며 겉으로는 너무나 멀쩡하고 강인하지만 마음 안에 고통이 일반 사람들이 겪은 상함, 고통보다 생각지도 못하게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회복이 쉽지 않습니다.
국민 모두가 감사의 마음과 따뜻한 사랑을 보내는 일이 그분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jeaimetu님의 감사의 글을 보며 많은 것을 깨닫고 갑니다.
세수를 매일 하고 양치를 매일 하듯이
감사의 마음을 매번 새롭게 가져야 함을...
깨우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어제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상당히 죄송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자신의 삶의 일부를 선뜻 내어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커녕 인정조차 받지 못했다는 것이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 특히나 "죽음 각인"의 문제에 있어서는, 개인의 삶과 죽음이 흔들리는 경험 앞에서 누가 쉬이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당연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감사를 우리는 당연하다고 믿고, 또 잊고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알면 알수록 무책임한 정부였습니다. 잠수사분들 너무 안타깝네요

옳은 말씀이시군요!

구구절절히 맞는 이야기입니다.

오늘도 호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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