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의 가로수길, 나인스트리트(Nine streets) 그리고 부의 상징 <운하>(1)

in #kr7 years ago (edited)


<고요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텅빈 스키폴 공항 검색대>

설레는 마음으로 생전 처음 방문하게 되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 곳은 파나마를 가기 위해 음식으로 따지면 애피타이저 같은 상큼한 느낌이다. 심지어 새벽에 도착하는 낯선 도시는 인디영화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기 충분한 소재다.

새벽 5시의 스키폴공항의 차가운 공기가 나를 맞이했다. 공항 안에는 방금 새벽비행기를 내린 사람들만 서성일 뿐 대부분 공항 시설은 모두 닫히고 스산해보였다.


<2월 15일 오전 5시 스키폴 공항 키오스크>

그래도 경유시간 까지는 거의 7시간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암스테르담을 한번 활보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일단 공항을 빠져나가기로 했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하면 어디를 갈까? 하고 미리 검색을 많이 했다. 특히 인스타그램을 많이 해봤다. 나의 목적은 사진으로 담을 예쁜 거리 풍경과 따뜻한 커피 한 잔, 그리고 간단한 요기꺼리면 충분했다. 그래서 택한 곳은 바로 Nine streets 라는 곳이다.

캡처.PNG
<Nine streets 가는 방법>

일단,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가서 열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스키폴 공항의 차가운 새벽 공기를 뚫고 나섰다. 모든게 낯설면 묘하게 긴장하게 된다. 공항 주변과 사람들이 하나하나 눈에 각인된다.

모든 주위 모습은 흡사 서울역 같은 느낌이다. 암스테르담에 상경한 나는 어디서 무엇을 타야 하는지 전혀 감을 못잡고 있었다. 열차를 타러 중앙역 방향으로 간다는 곳으로 내려갔다. 내려갔더니 아…


<텅빈 암스테르담 지하철>

오늘의 첫 차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이다. 열차표를 키오스크(자동판매기)에서 사는 것이며, 물어 물어 방향 및 표지판을 해독하며 내려갔는데 거의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여행할 때의 시간은 왜 그리 아까운지 모르겠다. 나는 나이스트리트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


<중앙역으로 가는 열차 정보 디스플레이>

10분 기다리니 열차 상황판이 가동되면서 정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 오는 나라에, 처음 타는 열차에 그것도 첫 열차라니, 이번 여행의 컨셉을 정하고 오지는 않았지만 첫 여행지부터 흥미진진하다.


<승리의 V 플랫폼>


<암스테르담 지하철 노선도>

그리고 보이시는가? 승리의 V 플랫폼이다. 사진 찍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보니 발견한 V플랫폼에서 암스테르담 여행은 시작되었다.

작아서 잘 안보일 수 있겠지만 스키폴 공항에서 암스테르담까지는 불과 3정거장이다. 길게 잡아도 15분이면 암스테르담 중앙역까지 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공항에서 도심까지 들어가는데 1시간 넘게 걸리는 것을 생각하면 무척이나 가깝다. 경유 시간이면 충분하면 도시관광도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전경>

예상대로 15분만에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도착했다. 여전히 하늘은 어두웠다. 이 동네 태양은 서울과 비슷하게 뜨더라. 두께감있는 코트를 입고 갔음에도 한기를 전부 막지는 못했다.

그리고 구글이 알려주는데로 트램을 타고 바로 나인스트리트까지 이동했다.

사실 나인스트리트까지는 큰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다. 약간의 헤매는 시간(표 사는 방법 및 프로세스 학습시간)까지 포함해서 1시간만에 도착했다.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이 바로 “구글 트립스” 이라는 구글에서 나온 여행 서비스 앱이다.

캡처.PNG
<구글트립스 앱 메인 화면>

위의 앱을 사용하면 교통편까지 걸어가는 시간, 어느 플랫폼에서 몇번을 타면 되는지까지 정말 세세한 정보를 알려준다. 미리 오프라인 지도를 다운로드해서 갈 수 있으니 참으로 유용한 어플이다. 그래서 트램을 타고 별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


<암스테르담 트램 내부>

새벽에 타는 트램임에도 불구하고 새벽일 나가는 암스테르담 시민들이 꽤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다들 키가 정말 크다 라는 것이다.


<트램 안에 정차하는 역 정보 화면>

암스테르담 새벽 공기를 즐길 사이도 없이 불과 3정거장만 지나서 내렸다. 그랬더니 대략 풍경이 이렇다. 누가 보면 저녁 어스름 같아 보이겠지만, 새벽의 암스테르담이다.


<암스테르담의 흔한 운하>

이 동네는 골목마다 이렇게 운하가 있다. 운하가 정말 많다. 운하 안에는 보트가 있다. 양쪽으로는 가옥과 작은 가게들이 촘촘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누가 그랬다. 이 동네는 사진을 찍기만 하면 엽서가 되는 동네라고 말이다. 이 도시는 반드시 좋은 카메라를 필수적으로 들고 가야 한다.

네덜란드의 부의 상징 <운하>

네덜란드의 여러가지 상징 중에 하나가 운하다. 사실 운하는 식민지의 잔혹한 수탈을 위해 만들어졌고 그 결과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었다. 네덜란드가 번성의 주춧돌이었던 식민지 시절의 향신료는 지금의 금과 같은 부를 의미했다. 그래서 식민지 무역을 통한 부의 축적을 위해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을 자행했다.

향신료 중 육두구는 인도네시아 반다군도서만 생산되었다. 이들이 향신료를 얻는 방법은 그 지역 원주민들을 대부분 잔인한 방법으로 몰살하면서 이루어졌다. 이러한 행위들이 모여서 원시적인 자본주의의 종잣돈이 되었다. 세계 최초의 상장사는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지만 이런 피비릿내나는 역사를 뒤에 업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참 대형 게임회사 직원들의 살인적인 근무환경이 회자된 적이 있다. 그 환경을 비유하는 <구로국의 등대>라는 표현도 아무렇지 않게 통용되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그런 표현이 나오게된 연유는 게임 트렌드의 변화로 익숙한 게임과 다양한 이벤트들을 공장처럼 찍어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을 존중하는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은행에 있을 때 고참 선배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다. 은행은 IMF전후로 옛날 은행과 지금의 은행으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IMF이전에는 지금처럼 중복업무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무 따로 창구 직원 따로 그 안에 세부적인 업무들이 거의 한명씩 각각 주어졌다고 한다. IMF가 닥치면서 효율과 비용감축이 회사 운영의 중요한 부분으로 차지하게 되면서 지금의 은행 환경이 되었다고 한다. 여러가지 업무를 효율이라는 단어오 포장을 하면서 소위 멀티플에이어들에 의해 은행이 채워졌다. 예전 영업점 인원의 거의 반이상이 줄어들었다.

이렇게 처해진 상황의 정도는 다를지라도, 사람을 줄여서, 업무강도를 높여서, 부를 축적한다면 소수 또는 회사만 좋아질 경우가 많을 것이다. 과거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나 지금의 회사나 본질적으로 크게 변한 것 같지 않다. 거대한 기득권을 갖고 있는 조직은 아무것도 없는 약자들, 소위 말하는 을에게 착취하는 것이 공공연해질 것이다. 한정적인 자원의 이동방식은 대동소이하다.

사회주의는 실패했다고 하는데, 자본주의는 성공하지 못했다.

사람들의 욕심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지금 이 순간 배경음악은 빅뱅의 노래가 어울리겠다. “에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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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에서 자본주의를 고찰하다니.. ㄷㄷ

뭐 저란 남자가 그런 놈입니다. 어허허허허허

"사회주의는 실패했다고 하는데, 자본주의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 말이 가슴에 와 닿네요. 저도 지난해 암스테르담에 갔었는데 렌트카 유리창을 깨고 도둑질 해가려다 실패하고 사라졌더라구요. 대형 주차장에 CCTV는 없고 대신 경고포스터만 붙어있어요. 바닥에는 깨진 유리창조각이 타일사이에서 반짝거리고.. 설마~했는데 제대로 당했죠. 다행히 짐을 꽁꽁 묶어놔서 털리지는 않았지만.. 차 교환하러갔더니 일상적인 업무처럼 해주더군요. 파리에서 렌트한 차라 자기네 나라 업소들이 돈을 벌겠죠? 참 네덜란드 장사꾼이라더니..

어힉후 사실 어딜가나 그런 족속들이 있기 마련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큰 손해 안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일상적인 네덜란드 장사꾼 이라는 단어가 잼나네요 ㅋㅋ

^^ 즐거운 스티밋!!!

오늘도 들러주셨군요? 고맙습니다. ^^

스키폴 공항 오랜만이네요.
트램타고 광장간 기억도 나고....

스키폴 공항은 잘 있었습니다. ㅎㅎㅎ 참 이쁜 도시에요 암스테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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