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수다] 나를 씁쓸하게 하는 것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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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사소한 것에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일이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씁쓸해 지는 일이 있네요. 어제는 후자쪽이었습니다.

신랑이랑 일찍 퇴근해서 아주 오랜만에 애들을 데리고 집 근처 초등학교에서 땀으로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놀아주고 돌아와서는 애들을 씻기고 재우니 밤 10시가 되었지요. 그 시각까지 둘다 저녁을 못 먹었으니 허기도 지고해서 오랜만에 교촌이나 시켜먹자 하고 주문을 했습니다. 배달이 왔지만 집안 일이 마무리가 안됐기에 끝마치고 여유롭게 먹자하고 둘다 각자가 해야할 일을 마무리했습니다.

한 30여분이 지났나.. 집안이 어느정도 정리되자 신랑과 저는 드디어 치킨과 마주했지요. 그런데 우리는 분명 교촌 레드 오리지널을 주문했는데 간장 윙이 와 있는 겁니다. 신랑이 어찌 된건지 물어보기 위해 전화를 했더니 주인은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다른 쪽이랑 바뀐 것 같은데 그 쪽에서 그냥 먹기로 했으니 우리도 그냥 먹으랍니다. 11시가 넘은 시각이라 배도 고팠고 싫은 소리하기도 귀찮아 그냥 알겠다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이런 일이 있으면 죄송하다는 사과 먼저 해야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사실 이런일은 처음이 아닙니다. 며칠전에는 파리바게뜨에서 빙수를 사서 포장을 해달라고 하면서 잠깐 들를 데가 있으니 얼음을 좀 넣어 달라고 했더니 원래 얼음을 담아 주지 않으니 불가하다고 하는 겁니다. 주문한거라 어쩔수 없이 들고 나오긴 했지만, 원칙이 누굴위해 있나 싶었습니다. 그럴꺼면 빙수 포장 판매를 왜 하나도 싶었습니다. 원래는 그렇더라도 상식적으로 얼음 몇개 넣어주는 것이 어려운 일도 아닌데 참 배짱이다 싶었습니다.

소도시에 사니 대도시에 비해 경쟁할 다른 업체가 많지 않으니 손님이 왕이 아니라 주인이 배짱을 부리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됩니다. 매일 여는 가게 문이고 매일 접하는 손님이겠지만 그래서 무감각해 질수도 있겠지만 각각의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조금만 손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손님이 내 돈 내면서 기분 나빠지는 일은 없을텐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 경험이었습니다. 경쟁업체가 있든 없던간에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주길 기대하는 건 제가 너무 이상적인 건가요?

이런점에서 본다면 대도시에 사는 스티미언이 진정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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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 분하네요!!!
소중한 야식을 배달잘못으로 망치다니!!!

배짱장사....
그런식으로 하면 안될텐데 말입니다!

배달도 맛집이 있습니다.
전 이사온지 십년만에 맘에 드는 치킨집을 찾았네요.
워킹맘님 댁 부근에서 꼭 배달맛집을 찾을 수 있기를 빌께요.

교촌이 저희 입맛엔 딱 맛집이라 서비스가 완전 별로라도 맛 때문에 그냥 시키게 되네요ㅜㅜ

재밌는것이, 말씀하신대로 소도시보다 대도시가 서비스가 좋고,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더 철저한 서비스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가게 알바생들이나 직원들 중 보통 대기업 직영이나 서울 주요도심지의 가게들에서 근무했던 친구들은 서비스에 대한 기본마인드가 아주 철저하게 박혀있더군요. 별달리 '서비스'라는 것에 대한 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이미 그전 일터에서 체득하고 교육받은 기본이 있어 좋았습니다.

반면, 외곽 위성도시라던지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의 매장, 개인이 운영하는 가맹매장에서 일했던 친구들은 교육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저런 특징들을 그저 '개인의 성격'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부정하기 힘들정도로 저런 특징이 분명하게 나타나는걸 보며 참 경쟁이라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경쟁에서 살아남은 친구들이 거의 항상 일을 더 잘한다는 걸 보면서 적자생존 원리로서의 경쟁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잘읽었습니다 ^^

촌에 사시나보네요

촌이라시면...그... 그렇다고 꼭 촌은 아닙니다ㅜ

헉 아무리그래도 잘못 온 것은 바꾸어 주는것이 당연한데 너무하네요 ㅠㅠ
순수히 업체 잘못인데 그냥 먹으라니....제가 식당 아르바이트 정말 많이 해봤는데 식당에서 잘못하면 무조건 바꾸어주곤 했는데 이건 좀 황당한 것 같습니다. 물론 손님도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친절히 응해주어야 하는 것도 맞지만, 말도 안되는 서비스를 손님에게 강요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싶네요 ㅠㅠ

아무리 소도시라고 해도 이건 경우가 아니지요.
그럼 처음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바로 전화를해서
사과를 하고 바꿔드리겠다고 하면 이쪽에서 답이 있을것이고
그럴경우 대개는 그냥 먹는다고 하지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면 또 약해지는게 사람 마음인지라
조금만 더 생각하면 바로 답이 나오는데

맞아요~~대개는 미안하다는 사과한마디 하면 굳이 그 늦은 시간에 바꿔 달라고 하지 않잖아요. 장사도 사람이 하는거고, 손님도 사람이라 사소한 것에 기분 좋아지고, 사소한 것에 기분이 나빠지는데 왜 그런 기본적인 서비스 마인드도 모를까요?

바로 그 사소함 때문에 일을 그르치지요
기분도 상하고

This is pure genius!

아 좀 그렇긴 하네요.. 저도 한번씩 그런 경험이 있지만 제 와이프는
그런걸 못참거든요 ㅋㅋ 저는 말리고 와이프는 한소리 하고 그러다가
저 혼나구요 ㅎㅎ 여튼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ㅋㅋㅋㅋ 전 신랑한테 왜 한소리 안 했냐고 그랬는데...어제는 신랑도 배가 고팠는지 그냥 넘어가더라구요. ^^ 전 소심
A형이라 싫은소리 잘 못하고 값 흥정같은 거 아예 못 하는데 신랑은 같은 A형이라도 때에 따라 잘 하거든요~

아 그렇군요 ㅎㅎㅎㅎ 다음부터는 제가 들이대야 할 듯 합니다 ㅋㅋ

You're rocking it!

You're a star!

연락오기전까지 가만있었다니!
그 치킨집 너무하네요~~
저도 예전에 보쌈 시켰는데 1시간을 기다려도 안와서 전화했더니
출발했대서 또 한참 기다렸는데도 안와서 다시 전화했더니
집을 잘못 찾아가서 헤매고 결국 저희집엔 안갖다줬어요ㅜㅠ
뭐 할수없다는 식의 답변과 어쩌라는거냐는..얘기를 들었었죠~~
다들 왜그러는걸까요?ㅠㅠ

그죠?? 그죠? 진짜 너무하다 싶은건 잘못 배달한 거 알았으면 그 때 전화해서 사과를 했어야 맞는거죠? 내가 장사하면 그렇게는 안 할텐데 싶다가도 매일 똑같이 그렇게 해 왔다면 잘못이라 느끼기 힘들겠죠.

으아니 내 돈주고 사먹은건데 사과도 제대로 안해주시다니 (ㅠㅠ) 맘 상할만 하셨습니다 ㅠㅠ

아쉽긴 하네요..
서비스 생명인데.. 불친절하면 정말 가고싶지 않은데..
많은 지점이 없으면 울며겨자먹기로 주문 하고 먹어야 하니깐여..
개인적으로 서비스업에서 친절이 빠지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같은 동네에 맛있는 치킨집이 생기면 땅을 치고 후회할거예요. !!!!
최소한의 서비스 정신은 있어야죠..
실수하고나서 그냥 먹으라는 어의없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죠.
기분 푸시고.. 간장도 맛나게 먹는걸루요 !!!!

사실 화는 났으면서도 배가 고파서 맛나게 먹었네요~ 진짜 소도시라 같은 브랜드 치킨집이 두개 생길리는 만무하고 아무때나 쉬고 싶을 때 쉬는 집이라 다른데도 시켜봤는데 역시 진리는 교촌 레드라ㅜㅠ 배짱 장사할만 하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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