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happywomen의 레지던트 이야기 #1

in #kr6 years ago (edited)

@forhappywomen의 레지던트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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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forhappywomen입니다.

『Part I. 임신 준비부터 출산까지』의 연재를 시작한 지 어느새 150일이 다 되어 갑니다. 150일 내내 글을 쓰면서 느낀 건, 'STEEMIT 내 임신 중인 분이 아무도 없구나'였습니다.

'한국에서 유명한 N 블로그에 올리면 더 빨리 많은 분들께 도움을드릴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한 적도 많습니다. 하지만 STEEMIT의 미래를 @대느님 에게 전파 받으며 연재를 지속하였습니다. (대멘~)

언젠가, 이 STEEMIT이 다른 SNS를 밀어붙이고, 많은 사람들이 STEEMIT을 찾아오게 되었을 때, 블록체인에 남아서 평생 볼 수 있는 @forhappywomen의 노력이 담긴 글이 되길 바라며, 탈고에 탈고를 거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5개월간 글을 쓰면서 많은 분들이 새로이 들어오시고, 계시던 분들끼리 Steemit- KR 부흥을 위해 '끝장토론'을 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 끝장토론 끝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 또한 많이 보았습니다.

이번에 스달의 가격 상승으로 많은 분들이 유입되는 것을 보고 기쁘지만, 그 기쁨 이후 새로이 찾아올 끝장토론을 생각하니 혼자 마음이 조금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달의 위력으로 지갑은 두툼해집니다...ㅋㅋ) 이번 기회를 통해 끝장 토론이 필요 없는 생태계가 잘 형성되고 모두가 즐기며 애용할 수 있는 스티밋이 되었으면좋겠습니다.

스티밋 흥해라~ 아니죠!

모두 외쳐봅시다. 스티밋가즈아~(올 한해 블록체인계 가장 유명한 그 한마디 GAZUA~)


서두가 길었습니다.

너무 교과서적인 이야기만 하다 보니 재미가 없는 것 같아서 저의 전공의시절 이야기를 조금 풀어봅니다.

약간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레지던트'라 말하는 한국의 '전공의' 수련과정은 4년입니다. 4년간 매일 매일 눈 비비며, 꼴딱 새는 밤 당직을 서며 전공의 생활을 하는 동안 심장이 터질것만 같은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


매일매일 지치고 졸렸나 봅니다.ㅎㅎㅎ저 일기 이후로 즐겁지 않았다는 소문이...


12월에 쓴 일기입니다.

다음 포스팅부터 말씀드릴 이야기가 바로 자간증, 전자간증(임신중독증), 임신성고혈압등 산모의 고혈압이기 때문에 오늘 말씀드릴 전공의시절 이야기는 ”28주 임신중독증 쌍둥이 엄마에게 있었던 일”입니다.

전공의 1년차 겨울이었습니다. 전날당직을 서서 졸면서 분만장을 지키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고위험 산모실에 있던 산모가 갑자기 기침을 하는것이었습니다.

분만장에는 분만을 위한 설비도 있지만, 고위험 산모를 잘 관찰하기위한 고위험 산모실도 같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시 고위험 산모실에 있던 산모는 28주에 쌍태아 임신이었고, 중증 임신중독증으로 약물이 지속적으로 주입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콜록콜록"

기침을 하시길래 방에 들어가 산모에게 괜찮으시냐고 물었습니다.

산모는 무언가 답답한지 찡그린 표정으로 '숨이 차다' 고 말하였습니다. ‘기침한다고 숨이 차진 않는데’ 라고 생각하며 산소포화도 측정기로 확인하였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95% 미만으로잘 떨어지지 않는데, 수치가 94%로 조금 낮게 확인되었습니다. '조금 낮네. 왜그럴까?' 라고 생각을 하던 중 산모는 기침을 1번 더 하였습니다. 88%까지 떨어지는 수치를 보았습니다.

"간호사님 여기 산소 빨리 가져다 주세요!!! 그리고 응급 구조팀에 연락 좀 해주세요. 산모님 괜찮으세요?"
"네.... 참을만 해요."

산모에게 산소를 연결하면서 포화도는 조금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산모와 대화한지 얼마 있지 않은 후 산모는 기침을 한번 더 하였고, 산소 포화도는 70%, 60%으로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병원응급 구조콜 해주세요!!!"

기계에서는 포화도가 떨어졌다는 일람소리가 울기 시작했고, 산모를 부르고 흔들어봐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마침 불렀던 구조팀이 방문했고, 늦지않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숨이 멎어가는 산모에만 집중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기 살아있나 확인해 봐!!!"

우리는 교수님의 오더하에 초음파를 가져와 프루브를 떨리는 마음으로 산모의 배에 두었습니다.

'두 아기 모두 죽었으면 어떡하지...'

"그럼 빨리 수술장으로 밀어!"

우리는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의사를 태운 채 침대를 수술장으로 밀고 들어갔고,수술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심폐소생술은 계속 되었습니다. 전신마취가 시작됨과 동시의 집도의 메스는 산모의 피부를 가르고 있었습니다.

몇 분도 걸리지 않은 채 아기는 태어났지만, 수술장에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달려온 소아과 선생님에게 아이들은 넘겨져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달려온 '소아과선생님들'에 의해 집중케어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기들이 소아과 선생님들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는 동안 다행히도 산모의 심장박동은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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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당시 수술방에 있던 사람들은 최소 13명이었고, 문밖에 있던 사람을 포함하면 더 많았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쌍둥이 '조산'으로 제왕절개 할 때에는 9~10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합니다.

출혈은 많지 않았고, 산모의 상태는 안정적으로 돌아와서 수술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추후 경과를 관찰하기 위해서 산모는 중환자실에서 집중케어를 받게 되었고, 진단은 폐부종으로 되었습니다. 우리의 걱정과 다르게 산모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중환자실에서 퇴실하였습니다. 임신중독증으로인해서 부어있던 온몸의 붓기는 출산과 함께 눈 녹듯 사라져버렸고, 어느 누구도 '심폐소생술을 받았다고 상상하지 못할 만큼 짧은 시간 내에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되었습니다. 아기를 보러 신생아 중환자실에 다녀오던 그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디 다녀오세요?"

"아기 보고 왔어요!"

제왕절개술만 해도 며칠 걸어다니기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엄마의 아기에 대한 걱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기가 너무 이른 주수에 나와서 조금 힘들어하긴 하지만 잘 버티고있다'고 들었으나 추후 이야기는 듣지 못하였으나, 산모는 특별한 문제 없이 회복하여 잘 퇴원하였습니다. 임신중독증이 이렇게 무섭게 변모할 수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는 한달이었습니다.

글을 쓰면서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긴박했습니다.그때 그 긴장감을 제 글솜씨로 다 담아내지 못한게 너무 아쉽습니다. 산부인과적 지식이 부족한 1년차때 일어났었던 일이라 약간의 각색이 되었습니다.

p.s. 모든 임신 중독증 산모님들이 이러한 일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임신과 관련있는 고혈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모든 산모님이 임신기간동안 건강하고, 건강하게 출산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forhappywomen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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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두려우시죠?

하지만 함께 고민하면 건강한 자유를 위해

의학적으로 도와드릴 방법이 있습니다

[병원 홍보글 아닙니다;;;]

파랭이마크.png

댓글과 FOLLOW는 저에게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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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byFORHAPPYWOMEN of MEDITEAM

<임신을 준비하면서>@imyss.you 님 의견대로 marked down 으로 수정하였습니다 ㅎㅎ

목차『Part I. 임신준비부터출산까지』처음부터 25주까지2017-11-25

13. 무월경 1주차 : 젊은 당신. 그대 난소(Ovary)는젊은가?마크HOT(투명).png
14. 무월경 2주차 : 아기를 가지는 방법마크HOT(투명).png
18. 무월경 5주차 : 엄마가 된다면 이정도는 알고있자#2 회와 생선마크HOT(투명).png
25.임신 8주차: 토나올땐?? 무슨약을?!마크HOT(투명).png
30.산모가 알아두면 좋은 법령 임신12주차마크HOT(투명).png
48.고위험산모입원비지원#2, 임신 23주차
49.임신성당뇨 선별검사,임신 24주차
50.임신성당뇨진단검사 (임당검사재검)
51.나 좀 살이 찐듯? 임신중체중관리#1, 임신 26주차
52.나 좀 살이 찐듯? 임신중체중관리#2, 임신 26주차
53.입체초음파#1, 임신 27주차
54.입체초음파?#2, 임신 27주차
55.아가야 잘크고 있니? 임신 28주차마크NEW(투명).png
56.우리집 아기가 작다구요? 임신 28주차마크NEW(투명).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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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인지 상상할 수 있으니, 더 울컥 합니다...

울컥 ㅠ_ ㅠ 제가 글만 더 잘 쓰면 눈물콧물 뺄만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흑흑

산모와 아이가 무사하여 다행입니다. 대학병원은 하루하루가 드라마같은 곳이지요.. 그때의 생각이 새록새록나네요.

ㅎㅎㅎㅎ 다시 생각해도 소름돋고 무서운 일들이 많습니다. 예전에 조금 일기를 더 열심히 쓸걸 그랬습니다. ㅎㅎ

갑자기 글을 읽는 제가 심각해지는 것 같네요.

ㅎㅎㅎ 급박한 상황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잘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때 떨리는 제 마음을 공유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ㅎㅎ

세상에 진짜 스펙타클하네요....

두근두근이죠? 하지만 저런일들이 있고 나면 항상 법적소송이...흑

엄마가 된다는게 쉽지만은 않읏일인것 같네요 'ㅁ'a

@romi 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

전 평생될수 없는게 엄마입니다 ㅎㅎ
산모로서 10개월 고생하고
아기가 태어나면서 고생하고
이후로도 고생하고
엄마는 참 힘든것 같습니다

p.s. 어머니 사랑합니다 ♡

저라면 그 자리에 서있을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ㅎㅎㅎ 더 긴박한 일들을 겪는 선생님들도 많습니다. ㅎㅎㅎ 흉부외과나 외과같은 과들은 정말...무섭습니다 ㅎㅎ

빨리 조치를 취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네요.

맞습니다 ㅎㅎㅎ 저도 저년차여서 혼자 있었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너무 두렵습니다. 당직시간도 아니고 정규시간이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생각만 해도 끔직합니다.

실감나게 잘 쓰셨네요 ㅎㅎ

@cancerdoctor 님의 명품 글에 비하면야... 너무 부족한 실력인데... 감사합니다 ^^

정말 제가 인턴 중 한사람이었던 것처럼 손에 땀을 쥐게 되네요. 오우....

그런가요?! @tata1 님이 말씀해주시니 괜히 기뻐지네요 :)

이런 전문적이면서도 리얼리티가 넘치는 글...그런 포스팅 노하우를 좀 알려주세요.
제가 어제 올린 포스팅 노하우-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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