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참 묘한 스포츠다.

in #kr6 years ago (edited)

스포츠 선수들을 상대로 아이큐 통계를 낸 흥미로운 기사를 예전에 본적이 있다. 기사에서는 골프를 즐기는 부류의 사람들이 통계적으로 가장 아이큐가 낮게 소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곧이 곧대로 믿을 기사는 아닌것 같지만 그보다는 가장 높은 아이큐를 가진 선수들이 속한 스포츠는 어떤 종목일까 하는 쪽에 관심이 더 간다. 아쉽게도 그에 대한 기사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스포츠 선수들 중에서 비교적 아이큐가 높은 선수들이 속해있는 종목은 과연 어떤 종목일까? 장황된 얘기 같지만 흥미로울것 같기도 하다. 내 생각으로는 야구가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짐작을 해본다. 야구는 다른 스포츠 처럼 긴박감과 순발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타 경기보다 머리를 많이 굴려야(?)하는 경기이기에 아이큐가 낮은 선수는 버티기가 힘든 스포츠 종목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하다.

야구는 아시다시피 미국이 종주국인 스포츠다. 매년 이맘때쯤만 되면 미 전국에서 지역별로 개막전이 시작되어서 월드시리즈가 있는 October 야구 축제로 온 나라가 열광하며 한해를 마무리 하게 된다.
야구를 좋아 하지 않는 사람이 예전에 스치듯 하던 얘기가 생각난다. "밋밋하고 박진감도 없는 야구를 뭘라고 보느냐" 던 남자분과 "축구나 농구는 보기만 해도 즐겁고 이해가 되는데 야구는 봐도 모르겟고 지루해서 못보겠다" 는 여자분도 계셨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야구에 한번 빠지고 나면 다른 스포츠는 관심이 없어진다. 그만큼 매력적이고 묘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왜 야구가 매력적이고 묘한 스포츠인지를 나의 관점에서 알아본다.

야구는 思考의 스포츠다.
선수는 생각하면서 경기를 하고 관전자들은 생각하면서 관전하는 스포츠다. 때문에 야구는 상대보다 한수 빠르게 先手를 쳐야하는 바둑의 한수와 비교 될 만큼 고수의 수 읽기를 필요로 하는 스포츠다.
야구선수 포지션 중에서 투수 비중은 클 수 밖에 없다. 수를 잘 읽어야 하고 머리를 잘 굴려야 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주심의 스트라익 죤 살필랴, 포수 사인 살필랴, 타자와 눈싸움 할랴, 이런 고수의 수 읽기를 할려면 투수는 아이큐가 높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바둑이야 혼자서 결정을 해서 다음 수를 둘 수 있지만 투수는 주심과 포수와 타자를 모두 읽어야 하니 바둑의 한 수보다도 더 빠르고 신중한 결정을 해야한다. 유능한 투수는 배짱도 부릴줄 알아야 하고 속임수를 쓸줄도 알아야하고 기싸움도 능수능란하게 해야한다. 투수는 또한 컨디션 조절도 잘해야 한다. 그날의 주심이 누구냐에 따라서 혹은 선두타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컨디션이 단숨에 흔들리면서 벼랑 끝으로 몰릴수도 있다. 행여 사인을 잘못 읽어서 실투라도 하면 그날의 경기를 완전히 망칠 수도 있다. 이처럼 투수의 책임감 또한 클수밖에 없기에 투수들이 받는 압박감과 스트래스는 말 할수 없이 클 것으로 짐작이 된다. 대량 실점을 하고 덕아웃으로 쫓기듯 들어가서 죄인처럼 앉아있는 투수의 표정들을 보면 불쌍하기 조차 하다.
결국 투수든 타자든 수를 올바르게 응용하는 팀은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치 못한 팀은 도태가 되기쉽다. 때문에 야구는 머리싸움, 수싸움, 기싸움 그리고 통계 싸움이다. 여기에 하나 덧 붙이면 어느 쪽의 운이 잘 따라 주었냐에 따라서 승패가 갈라진다. 물론 동등한 실력을 기준으로 한 얘기다.
류뚱은 류현진 선수의 애칭이기도 하다. 몇년전, 운좋게(?) 안타를 치고 뒤뚱거리며 일루로 뛰고 있는 모습을 보고 [Running Bear] 같다고 방송 중계를 하던 분이 우스게 소리를 하던 기억이 난다. 류현진 선수에게는 좀 미안한 얘기지만 사실 그때의 모습은 달리는 곰을 연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뒤뚱거리는 그 모습을 보고 귀여운 곰으로 보았지 미련한 곰으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생각한다. 모르긴 해도 그의 아이큐는 꽤 높으리라 생각된다. 투수이기 때문이다.

야구는 통계와 수치(數値)의 경기다.
야구 경기를 보면 덕아웃에서 선수들의 일투족을 쉴세없이 기록하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기록은 수치로 계산되고, 자료가 된 통계에 의한 예상치를 내게 된다. 예상치는 덕아웃에서 포수 혹은 타자등에게 사인으로 보내지게 된다. 덕아웃에서 보내지는 예상치를 포수는 투수와 사인으로 의논해야 하고 투수는 타자가 다음에 어떤 공을 노리고 있는지를 예상해서 강공이나 눈속임으로 빈타를 유도하든지 아니면 헛스윙을 하게 만들어야한다. 혹여나 타자가 투수의 공을 미리 읽으버리면 프로야구에서는 백발백중 안타 내지 홈런이다. 또한 잘못 해석한 사인은 실투를 하게되고 이런 실투를 놓치지 않는게 프로야구의 타자들이기도 하다.
타자는 코치가 사인으로 준 예상치와 자기 생각을 절충해서 투수가 던질 투구에 대비해서 그때그때 어져스먼트를 해야하고 찰라의 순간에 침묵하든지 아니면 방망이를 휘들러야한다. 때문에 타자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투수의 일투족을 유심히 살펴야한다. 눈싸움에서 한수 밀린다 생각되면 타자는 타이밍을 불러서 다시 시작한다. 반대로 투수는 타자의 집중력을 허물어버리기 위해서 와인더업을 다시 시작하기도한다. 또한 투수는 타자에게 위압감을 주면서 쉽게 표정을 읽히지 않을려고 수염을 길게 기르기도 한다.
수비를 하는 야수들도 타자의 수치를 잘 읽어야한다. 통계에 의한 예상치로 해당 타자가 잘 쳐내는 위치에서 미리 대비 할 경우에는 타자가 아무리 잘 친 안타감이라도 잘 잡아서 아웃을 시키겠지만 혹여 전혀 예상한 쪽이 아닌 곳으로 공이 치우칠 경우에는 안타가 나오게 된다. 또한 스마트한 타자들은 그때 그때 야수들의 수비가 허술 한 쪽으로 쳐내서 안타를 만들어 낸다. 이러니 어느 포지션의 선수인들 아이큐가 낮을 수가 없다.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으면 에러가 나오게 되고 잦은 에러는 선수를 도태되게 만든다.

야구는 트랜드의 스포츠다.
야구는 경기의 흐름이 중요한 스포츠다. 평소에 잘 치던 선수가 어느날 부터 타율이 뚝 떨어지면서 하염없이 슬럼프에 빠지는 프로 선수들을 자주 본다. 야구는 선수들의 평소의 실력보다는 최근 경기에 어떤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냐를 더 중점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즉 각 선수가 쌓아온 예전의 수치보다는 최근 경기에 임한 수치의 흐름을 중요하게 본다는 말이다. 경기의 흐름은 결과를 미리 예측 할 수있는 측도이기도하다. 그래서 야구는 트랜드의 스포츠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사실 미국 프로야구 팀의 실력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누구의 말처럼 종이 한장 차이다. 수싸움, 기싸움에서 이기는 감독이 결과적으로 승자가 된다.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잘 운영하는 통찰력, 제때에 그리고 순간적으로 결정을 해야하는 결단력, 챤스가 오면 바로 점수를 낼수있는 결집력이 있는 감독이 경기를 승리할 확율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노련한 감독이라도 그날의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승리를 할 수 없는 스포츠가 야구이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본들 마음대로 되지 않는게 또한 야구다. 이래 저래 야구는 참 묘하고 매력적인 스포츠다.

다져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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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타디움도 한번 가봐야 할텐데요... 저는 야구라고는 몇년전에 애너하임에서 한일전 할 때만 가봤네요 ^^

오늘도 다저스 구장을 스쳐 지나왔고 예전엔 쇼컷한다고 매일 다저스 구장 정문 앞을 지나서 출근했는데도 다저스 구장엔 미국 처음 오던 해에 딱 한번 입장을 했네요. 요즈음은 많이 변했을 터인데....

언제 한번 같이 가실까요? ^^

난 집에 누워서 맥주 마시며 보는게 편합니다.

사실 저도 그래요 ^^

^_^ 이제 야구시즌이네요. 올해는 한국선수들이 빵빵 터져서 신났으면 좋겠네요. 플레이오프에서 다 만나라~ ㅎ

반갑습니다.
한국 선수들은 물론이거니와 뉴욕에 계시니 양키즈를 열심히 응원하시겠네요.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그게 그렇게 되드라구요.
난 LA 에 사니까 당연히 다져스를 응원하고 있지만 올해는 양키즈가 아무래도 대세의 한 축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 한국선수들이 1순위 다음은 메츠, 다음이 양키스입니다.. ㅎ 양키스보다 관심을 덜 받는 메츠가 더 좋더라고요. 그런데 올해는 양키스 타선이 굉장해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좀 궁금합니다.

ㅎㅎㅎ 아 그러시구나 ㅎㅎㅎ 저도 멧츠 좋아합니다. 멧츠가 내셔날 리그라서 다져스와 하는 경기를 자주봅니다만 양키즈는 아무래도 어메리칸리그라서 볼 기회가 적네요. 가끔 엔잴스와 하는 경기를 보기는 합니다만 자주 보지는 못합니다.

어릴 때는 논밭에서 야구한다고 쫒아다녔는데 ....지금은 못하네요
ttt.png

저도 기억 납니다. 어린시절 아무것도 모르면서 논 밭에서 하던 야구...
그 친구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zorba님이 donkimusa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zorba님의 [2018-3-30] 가장 빠른 해외 소식! 해외 스티미언 소모임 회원들의 글을 소개해 드립니다.

... gyedo 남캘리포니아 donkimusa/td> LA, 캘리포니아 t...

고맙습니다.

야구장 앞에서 삼십년을 살고 있습니다만, 딱 세번 갔습니다. 안가면 절교하겠다는 해맑은 영혼때문에 한번, 회사 야구팀 경기에 강제 동원 또한번, 마지막은 생일인 직원 축하행사로 ... 이런저런 이유로 돔구장 추진을 적극 찬성하는 지역주민 1인입니다 ... .^^.

야구장 앞에 사시는 고충도 짐작이 갑니다. 오죽하시면 돔구장을 적극 찬성하실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난 솔직히 야구장에 직접가는 것은 불편해서 싫고 주로 맥주 한잔하며 TV 로 봅니다. 그맛도 솔솔하드군요

예전에는 경기가 끝나면, 관중들이 아파트 주변의 이면도로에서 기차놀이를 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 땐 아파트 주민들 중에도 경기가 후반에 들어가면 공짜 경기를 보려고 슬리퍼 끌고서 가던 시절이였으니, .... 삼선 슬리퍼 신고 기차놀이 하고 있으면 아파트 주민이였다는 .... ^^;

ㅎㅎㅎㅎ 참 예전 얘기 같습니다.
전 아쉽게도 잠실구장은 가보질 못하고 서울 운동장에서 야구를 본 기억은 있습니다.

서울운동장이면 고교야구^^? 오늘 잠실은 불꽃 엄청 쐈습니다.^^. 편안한 휴일 맞으시고요~

그땐 잠실구장도 프로야구도 없었고 고교야구등이 서울 운동장에서 열리던 때였지요. 아주 오래 전 이야기 입니다. ㅎㅎㅎ

무사님 여러 방면에 조예가 깊으시군요.
역시 닉네임에서 나오는 포즈가 남다르다 했습니다.
ㅎㅎ 저도 주로 티비앞에서 맥주와 함께.....
근데 제 다저스 가즈아글에 코멘트를 남기신걸 봤었는데
사라져 버렸네요. 이런걸 두고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하나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가즈아~~~~글에 단 댓글은 제가 삭제했습니다. 다들 가즈아~~~하는데 난데없는 무사가 나타나서 초치는 것 같아서 지웟습니다.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다져스는 맹물이였지요? 내가 진작에 그랬습니다. 데이브 침 택택뱉는 버릇 안고치면 다져스는 올해도 어렵다고 했는데 어제도 오늘도 덕아웃에서 침을 택택 뱉고있는것을 보니 아직 그버릇 고치치 않았더군요.(이것도 초치는 소리라서 조심스럽습니다만 ㅎㅎㅎ)

던지고 받아치는 그 1초도안 되는 한순간에 모두 얼마나 바둑처럼 수읽기를 하고 그 한방에 연봉이 몇백배 차이나는 야구의 세계는 심오해요 ㅋㅋㅋㅋㅋㅋㅋ 벌써 시즌이 다가오는군요!!

야구는 묘하기도 하고 심오하기도 한것 같습니다.

사회인 야구 하면서 2루수를 주로 봤습니다. 루상에 주자가 어디있냐에 따라서도 계속 수비 위치를 조정해야 하고 참 재밌습니다.ㅎㅎㅎ

수 읽기와 센스가 참 중요한 스포츠 같아요.

아..그러셨군요. 전 2루수에게 관심이 많이 가드군요. 그만큼 중요한 포지션이기 때문이겟지요. 그나저나 @machellin 님의 아이큐도 꿰나 높을 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도 아부지님을 닮아서 더욱더 ㅎㅎㅎ

천만의 말씀입니다. 알(?)도 많이 까고 참.ㅠㅠ 재밌게는 했습니다.ㅎㅎㅎ
소 뒷걸음 치다 쥐 잡는 식으로 아주~~~ 가끔 번득이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두분이서 서로 본인 닮았다고 하시던데요. 누구 닮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ㅎㅎㅎㅎ

zorba님이 donkimusa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zorba님의 [2018-3-31] 가장 빠른 해외 소식! 해외 스티미언 소모임 회원들의 글을 소개해 드립니다.

... gyedo 남캘리포니아 donkimusa/td> LA, 캘리포니아 t...

고맙습니다.

스팀 가즈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즈아! 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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