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 쓰고 네가 그림 그리고] 02. 나는 너였고, 또 너였다 : @dianamun @yslee

in #kr6 years ago

내가 글 쓰고 네가 그림 그리고

02. 나는 너였고, 또 너였다

글 : @dianamun
그림 : @yslee

이상하게 나는 너를 만난 순간부터 오롯이 나인 적이 없었다. 너를 생각하면서 하루를 시작했고, 너를 생각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나는 분명 너였는데,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는 오롯이 너였구나,라고.

나는 내가 혼자가 되는 게 힘들었다. 아니, 아직도 나는 너무 힘이 든다. 너였던 내가 어떻게 너를 버리고 혼자가 될 수 있을까. 마치 한 몸인 것처럼 우리는, 아니 나는, 그렇게 너를 떼어내기가 그 무엇보다도 힘이 든다.

시간이 지난 후에 가끔은 너무 바빠서 너를 생각하지 않고도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가끔은 너를 생각하다가 새벽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너를 본 것도 같아서 뒤를 돌아보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네가 사는 동네에 가면 발걸음이 조심스럽고, 긴장한 듯 손이 어색하기만 하다. 혹시라도 네가 어디서 나를 먼저 볼까 싶어서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마치 너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너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는 그렇게 그 동네를 걷는다. 마주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주치지 않으면 또 어쩌지?라는 생각에 나는 조금 복잡해진다.

나는 왜 네가 되었을까. 나이지 못하고, 나는 왜 네가 되었을까.

너의 그림자마저 그리운 날에는 그런 생각에 잠시 숨죽이고 내 그림자를 바라본다. 가로등 불빛에 길어지기도 하고 짧아지기도 하는. 때로는 선명해지기도 하고 흐려지기도 하는 그림자를, 나는 바라보며 같이 걷는다.

나는 아직도 혼자가 될 수 없다. 너였던 나는, 아직도 혼자가 되지 못한다.
이 세상에 '나'는 없고, '너'만 남은 거 같아서 나는 이제 내가 그립다.

나는 왜 네가 되었을까.
나이지 못하고, 나는 왜 네가 되었을까...


@yslee 작가의 시선 나는 너였고 또 너였다. (1).jpg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일 때 나의 자아 중 일부가 그 사람의 영향을 받아 바뀐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별은 곧, 나의 일부를 잃는 셈입니다. 그 상실감을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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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링크 : 나는 네가 그리울 때마다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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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표현이네요. ㅎㅎㅎ 리스팀해갑니다!

고맙습니다 ^^

상실감.. 그 잃어버린 부분은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요.. 뻥 뚫린 부분을 얼기설기 덮어놨지만 조금만 바람이 불라 치면 홱 뒤집혀서 어느새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더라구요

사랑은 사랑으로 덮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상실감이 아예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어딘가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가 다시... 드러나는 것같아요.

글이 너무 뜨겁고 깊게 와 닿았습니다. 진짜 작가님이셨군요!! 나머지 부분도 너무 궁금해서 구입해서 봐야겠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 ^^

!!! 힘찬 하루 보내요!

감성적인글 잘보고갑니다^^
책도 사서 읽어보고싶네요!!
팔로하고가요~

너무 고맙습니다 ~
그림작가님의 그림을 담은 에세이로 또 출간할 예정이에요. ^^

글 잘 보고 갑니다.

읽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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