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이 보통 글을 잘 쓴다

in #kr7 years ago (edited)

글 쓰는 사람도 등급이 나뉜다. 아니, 등급이라고 하니 이상하다. 독자층이라고 해야겠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글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극히 일부만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는 사람도 있다. 그 차이가 바로 대중 작가로서의 성패를 나누는데, 가급적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게 글을 쓰는 사람이 크게 성공한다.

그렇다고 글의 수준이 낮아야 한다는 게 아니다. 글의 수준은 높을수록 좋다. 다만 그 높은 수준을 가급적 낮은 차원으로 풀어 쓰는 사람이 성공한다.

글을 쉽게 쓰는 데 거기 담긴 게 많으면 그 글은 매우 가치 있게 여겨지며 크게 성공한다. 한마디로 글이 품은 가치와 그걸 표현하는 수준의 차이가 많이 나면 날수록 글의 가치는 올라간다.

반대로 말하자면, 쉬운 글을 쉽게 쓰거나, 어려운 글을 어렵게 쓰면, 그 글은 망한 거다. 대중적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쉽게 읽히는 글 속에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보통 선생님들이 글을 잘 쓴다. 나는 알지만 상대는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배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글은 읽기가 쉽고 편하다.

마찬가지로 기자들도 글을 잘 쓴다. 그들 역시 불특정 다수의 독자를 대상으로 글을 쓰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은 어느 정도 독자층이 있기에, 그리고 그 독자층을 성인 이상, 혹은 그 중에서도 식자층으로 한정하기에 약간은 더 허들이 높아지기도 한다.

글을 쓰는 사람 중에 가장 안타까운 부류는 자기 혼자만의 세상에서 수많은 책을 읽고 그것이 넘쳐흐르는 사람들이다. 많이 읽은 사람은 필연적으로 작가가 된다. 그래서 자신에게 넘치는 그것을 남들과 나누고 싶어 하지만, 남들과의 교류가 없이 혼자만의 세상에서 단어의 성을 높이 쌓은 사람들은 그 성에서 내려오는 법을 잘 모른다.

결국 남의 눈높이에서 글을 쓰기 보다는 자신에게서 넘쳐흐르는 것을 글을 옮겨 적기에 급급해진다. 그 글은, 매우 높은 지성을 담고 있지만 온전히 전달되기가 힘들다. 마치 조그만 수레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은 모양새다. 속도도 느리고 잘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런 글은 온전히 상대방에게 전달이 되기 어렵다.

그래서 남에게 무언가를 가르쳐 본 사람이, 특히나 가급적 어린 사람을 대상으로 가르쳐 본 사람 일수록 글을 잘 쓴다. 대표적으로는 스티븐 킹을 비롯해서, 성공한 작가 중에는 선생님이었던 사람이 적지 않다. 그들의 글은 정말로 읽기 편하면서도 재밌다.

그러니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아무나 붙잡고 뭔가를 가르쳐 주는 훈련이 글쓰기에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글을 읽으며 ‘내 이야기 하는구만’하고 흐뭇해 할 몇명의 선생님들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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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 저도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는 일을 2년간 해었단 말이죠~ ㅎㅎ 처음 스팀잇 가입했을때는 내가 여기서 무얼 적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느라 글쓰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모두가 한분야의 전문가인듯 모두가 작가님인듯 .. 그중에 나같은 아줌마는 어떤 글을 써야 하나 아무도 궁금하지 않는 나의 일상? 아무도 안물어본 나의 관심사? 적지 않은 부담감을 가지고 그래도 한자한자 써 내려가다보니 어느새 가입한달, 아직 많이 부족하고 저만의 스타일을 찾아내지 못했지만 .. 여기 스팀잇에는 댓글 다는 재미가 더 있는거 같아요 ㅎㅎ

댓글 잘써서 보팅 받는 분도 몇분 있죠. ㅎㅎ
물론 글을 쓰는것에 비해서 얼마 안되지만요.
블로그 포스팅을 해야 인기글 가고 대세글 가서 대박 터지죠.
일상을 써도 되고, 아무도 안 물어본 자신의 관심사를 써도 됩니다.
단, 재밌게 써야겠지요.
재밌게만 쓰면 뭘 써도 됩니다.

이참에 다크님 직업을...ㅋㅋ 가즈앗!!! ^^

...건물주?

욕망덩어리!!! 가즈앗!! ㅋ

그래서 선생님이 글을 잘쓰시는거엿군요ㅋㅋㅋㅋ 저도 뒤따라 갑니다 가즈앗!

헐... 이러시면 저를 욕보이는 겁니다 ㅠㅠ 하지말즈앗!! ㅋ

ㅠㅠ 매일 선생님 일기보면서 잠듭니다만....ㅋㅋ 안돼요! 같이가즈앗!!

다크님이 건물주가 되면 전 거기서 임대료 안내고 학원을.. 흐흐흐흐 가즈앗!!!

선생님 동업하기로 햇잖아요 ㅠ 저도 같이 임대 가즈앗!!!

고민해볼만한 주제인 것 같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충분한 내공에도 불구하고 맥락을 생략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전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쫓아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느낍니다. 글이라는 게 소통을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스스로도 반성하고 개선해야겠다고 느낍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래서 비유법이 중요하죠. 모두가 아는 개념으로 쉽게 비유하는 능력. 유시민 작가 같은 분들이 그런거에 매우 능하죠. (요즘 자주 나오는 유시민 극장은 좀 그릏지만요. ㅎㅎ)

글은 항상 보는 사람 입장에서 쓰면 쓸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입니다. 상대의 눈높이에서 써야 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대화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과 글 모두 소통의 수단이니 같겠지요 ^^

어느글은 어느순간 몰입해서 보게 보게 되는 글도 있고 어느글은 자기만 알게 쓴 느낌이 있기도 하고.....여튼 글 잘 쓰시는 분들 정말 부러워요!!

잘 쓰는 분들 글은 첫 문장 읽고 정신 차려보면 어느새 마지막 문장이죠.

그래서 자신에게 넘치는 그것을 남들과 나누고 싶어 하지만, 남들과의 교류가 없이 혼자만의 세상에서 단어의 성을 높이 쌓은 사람들은 그 성에서 내려오는 법을 잘 모른다.

공감이 되네요 ㅜㅜ 글 몇개 읽고 책 몇 권 읽었다고 해박해진 줄 아는 제 자신만의 모래성을 치워내야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글을 쓰게 될텐데 아직은 너무 어렵습니다 :(

일단 긴 문장을 짧게, 어려운 단어는 쉬운 단어로. 이 정도만 해도 책 많이 읽으신 분들은 글이 굉장히 재밌어 집니다.

그런 노력을 해봐야겠네요.
열심히 써놓고 꽁꽁 숨긴 뒤 혼자 볼 글이 아닌 여러명이 볼 글이니 말이죠 ㅎㅎ

글을 어렵게 쓰는 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읽게 되었습니다 ^ ^

보니까 너무 어렵게 쓰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그런 글들은 제가 독해력이 딸려서 읽기가 어렵습니다 =_=

핑거님jsj입니다
저 너무 슬퍼요
댓글에 비번 노출시켜 해킹당햇어요
지금은 아들폰으로 하고 잇어요
제폰으로 암것도 못해요
복구되면 다시 오께여 ㅠㅠㅠ

헐... -_-;; 어찌 그런 일이...
포스팅키죠?
마스터키면...ㄷㄷㄷㄷ

반성합니다 읔읔

선생님, 술 드시고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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