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행복

in #kr6 years ago (edited)


오늘은 밖에 나가서 외식도 하고, 머리도 자르고 

소소한 약속들이 분명 존재했었다.

하지만 새벽부터 우리 후추님께서 배고프다고

책상 위 물건들을 툭툭쳐대고 집안을 후비고 다니는

바람에 선잠을 잤다.


열시에 다시 일어나 후추님 식사를 챙겨드리고 나니

굉장히 피곤해졌다. 이대로 밖으로 나가도 아마 제대로

놀지도 못할거야... 그러던 와중에 오늘 비가 내린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그래..! 그럼 저녁에 외출하는거야! 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루밍하는 고양님 옆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

한참을 잠들었을까. 잠시 반쯤 정신이 들었는데 

어디선가 타자를 두드리는 소리가 엄청 격렬하게 들려왔다.


친구가 밑에 있나 싶어서 불러봤지만 대답이 없다.

타닥타닥 거리는 소리는 계속되었고, 다시 불러봤지만

대답이 없다. 희미한 블라인드 사이로 실눈을 뜨고 보니

근래 보기 힘들었던 비가 무지막지하게 쏟아진다.

'아.. 빗소리였구나..'


어스름한 불빛. 한가로운 오후시간. 그르렁 거리며 늘어진 고양이

어떤 약속도 없이 그저 늘어진 시간들.

어쩌면 소소한 행복은 이런 것들이 아닐까.

이제는 일상이 되버린 한가함이지만, 작년만에도 꿈꿀 수 없었던

나태함이 아닌가. 


남들이 가라는대로 가지 않고, 스스로 걸어간 결과는

바로 지금과 같은 소소한 행복이 대변해주는게 아닐까.

행복한 오후. 기상 시간 pm 2: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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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제 마지막으로 이뤘으면 하는 꿈이 하나 있다면...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삶....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삶입니다만.....그래서 글쟁이 택했는데....듣보잡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고..(절 떨어트린 KBS 드라마 안 보고 있음....소심)..노가다로 연명하며.....일어나기 싫은 새벽에 일어나서 절대 만나기 싫은 거친 현장의 반장님과 살아가고 있네요....글로나마 님의 한가로운 오후를 잠깐 맛 보았으나.......미워져용!!...소심한 M형 인간이라.....즐거운 저녁 보내세요.^^

ㅠㅠㅠㅠㅠㅠ 이게 일시적인 여유일지 꾸준한 여유일지는
저도 올해안에 결판이 날 것 같습니다.
상세한 댓글 감사하며 글쓰는 분들 모두 응원합니다 : )

부러워요~ "행복한 오후. 기상 시간 pm 2:40분" ㅎㅎㅎ 요즘은 격하게 그립습니다. 엄마가 해주는 밥 먹으면서 원없이 게을렀던... 주말에 늦게 일어나 밥 먹고 바로 또 잤던... 완전 과거. 뭐든 한때인 것 같아요. 요즘에는 세상 부지런하게 살아요. 나이가 들수록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지면서... 절대 게으를 수 없는 삶. 즐기지만 가끔은 저도 게으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

정말 글로만 봐도 여유가 느껴지는 행복한 하루네요 :)
느낌이 너무 좋은 글이예요.
앞으로 자주 뵐게요 시안님 :)

좋은 얘기 감사합니다.
간만에 여유롭게 시작하는
아침? 이었어요

오늘 같은 날은 집에서 뒹굴이 최고죠 ㅎㅎ

늦은 기상시간...
뭔가 행복하고 여유로움이 느껴지네요 ㅎ

늘어진 시간...
저도 며칠 안 남은 아이들의 방학을 잔뜩 늘어지게 보내보라고... 놀고 싶을 때까지 놀고 자고 싶을 때 자라고 합니다.. 시간을 이렇게 흥청망청 써 볼 기회가 자라면서 점점 줄어들테니까요.. 그래서 저도 흥청망청...ㅎㅎ

기상시간 오후2:40.. 생각만해도 행복회로 돌아가는군요

아직은 불안정한 백수지만, 안정적인 백수가 될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 )

저도 비오는 날은 방에 배깔고 엎드려서 맛난 간식을 먹으며... 좋아하는 만화책이나 실컷 읽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현실은... 저녁부터 회의랍니다ㅠㅠ

달콤한 낮잠 주무셨네요ㅠ
요즘 저는 낮잠 한번 진득하게 자보는게 소원입니다ㅠㅠ

비와서 하루종일집에있는데.. 바람도 장난아니게불더라구요.

이런 날엔 집에서 스팀잇이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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