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

in #kr7 years ago

주꾸미/@cjsdns

한잔 생각난다고 주절 그렸더니
들었나...

착착합 기분을 달래려 저녁상에서 반주로 소주 몇 잔을 했다
그리고 침대로 직행 뒹굴다 살짝 잠이 들어 비몽사몽 간에 전화벨이 울린다.
뭔 놈에 전화벨이 그리큰지 깜짝 놀라서 엉겁결에 받은 전화 나야 나한다
나야 나 나 모르겠어 나라니까 나 기종~이~ 한다.

어 그래 난데 왜? 잘 지내고 와이프도 잘 지내지 물어 가면서 정신을 차린다.
초등학교 동창회장인 기종이에 전화다.
요즘 주꾸미가 제철이고 맛이 좋으니 김포로 와서 주꾸미로 소주 한잔 하잔다.
이제 나이 좀 더 먹으면 무릎이 아파서 다니지도 못하니 부지런히 다니자며
지금 안 다니면 무릎이 고장 나 못 다닌다며 주말에 꼭 오란다.


친구가 대명항에 가서 찍어 동창회 밴드에 올린 사진 입니다.

꽤나 재미있는 동창회장 자리 물려줬더니 전임을 꼭 참석해야 한다면서
전화를 해대니 안 갈 수도 없고 가자니 난감하다.
사실 김포 대명항은 우리 지역 청평에서는 가깝고도 멀다.
서울 시내를 통과하던 외곽으로 돌던 해야 하는데 가는 길도 많이 막히고
차를 가지고 가면 말이 소주 한잔하러 만나지 술은 입에도 못 댄다.

그런 것을 아는지 자기네 집에 빈방 많으니 자고 가면 된다는데 사실 그것도
여의치 않다. 말이 자고 가는 것이지 남에 집에서 자는 것에 약간의 거부감이나
잠자리가 바뀌는 게 그리 몸에 익숙하지 않다.
그래도 잠을 잔다면 훌러덩 벗어던지고 따듯한 물로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두 다리 쭉 뻗고 자야 하는데 그게 남에 집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아예 우리 집처럼 방마다 욕실이 달려 있다면 몰라도 그런 집이 흔치 않다.

그런데 괜히 군침은 벌써 돋고 있으니 어쩌냐, 사실 바닷고기에 그리 입맛을
못 느끼는 데 주꾸미는 씹을수록 고소하고 단맛이 나는 게 매력이 있다.
내가 먹어본 해산물 중에서 제일 맛이 괜찮은 것으로 기억되는 주꾸미다.
산속에 묻힌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바닷고기는 그림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혹간 겨울에 꽁치 고등어 구경한 기억은 있는데 그 외에는 어원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간스매라고 부르던 통조림이 전부였다.

내가 주꾸미를 첫 대면 한 것은 지금부터 10여 년 정도 되리라.
한창 유행이던 띠모임 산악회에서 충남에 소재하는 용봉산에 갔다가
산악대장이었던 김 재황이라는 친구가 서산이 고향이라며 자신의 집에서
주꾸미 파티를 하자며 친구를 전부 몰고 가서는 동네 어부들이 잡은 주꾸미를
모두 사들여서 맛을 본 기억이 있다. 지금도 그때 기억은 새롭다. 주꾸미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던 내가 그 맛에 반할수 있었던 것은 우물가에서
손질을 하던 친구가 다리 하나를 떼어 주며 먹어보라는데서 시작이 되었다.
징그럽게만 느껴지던 것이 입안에서 씹히면서 내는 맛이란 정말 일품이었다.
그날 먹은 주꾸미가 아마 열 마리도 더 먹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친구 기종이가 꼭 와야 한다는데 특별히 바쁜 것도 없으면서 선뜻 알았어
못하는 건 뭘까? 남들은 대리 운전도 잘 하고 아님 택시도 잘 타고 다니던데
나는 그런 것들이 안되니 그렇다고 남이 운전하는 차를 타면 차멀미를 하니
그것도 죽을병은 아닐지 몰라도 어떤 때는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자식이 많아서 여기저기 살면 가까운 곳으로 가서 묵어오면 좋은데 요즘은
그것도 안 되는 세상이다. 내 새끼는 안 그렇겠지 하지만 세상이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요즘은 세태가 변해서 부모가 자식 집에 가는 것도 불쑥 가면
안 되는 세상이 되었다고 한다.

문득 보고 싶어 지는 친구들이 많다.
그때 가서 고운 친구들이나 보고 와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기종이 친구에 말처럼 좀 더 나이 먹으면 오고 가고 싶어도 어려워지리라.
사는 게 뭔지 매일 바쁘기만 하니 그렇다고 뚜렷하게 하는 것도 없다.
그나마 스팀 잇이 있어서 삶의 활력소가 되고 희망을 키워간다.
이참에 친구들을 만나러 가서 아예 스팀 잇 광고를 할까 아니 가입을
몽땅 시켜버릴까. 어차피 스팀잇 삐끼라는 명예까지 얻은 바에야
그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여기서 잠깐 다음 포스팅 아이디어
떠오름 지나면 잊으니 살짝 기록 스팀 잇 삐끼와 목사의 이야기)

그래 산다는 게 다 그렇지 뭐
누군 더 대단하게 사는 것도 아니다.
친구들 만나서 소주 한잔 하면서 어린 시절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것도
큰 행복이다. 코 흘리게 친구들 만나서 옛날이야기에 빠지면 잠시 허우적
거려 보는 것도 괜찮을듯싶다. 말그대로 어려서부터 빨개벗고 뛰어놀던
친구들 아니던가. 윗집에 영섭이 아랫집에 정섭이 건너말 한순이 용철이
그래 아랫말에 범석이 양방 춘기 뽕나무거리에 기종이 성호 천안마을에
석수철수 문수 중구 등등등...

긴시간 짧지 않은 글을 써도 마음 한켠은 여전히 순천으로 가있다.
순천에 사는 군대 동기인 종천 친구의 큰사위가 위중하다니 마음이 편치 않다.
빠른 쾌유를 비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글 말미에 올린다.
혹시 아는가.
많은 분들이 마음으로 쾌유를 빌어주면 효험이 있을 터이니 이 글을 보신 분들은
마음속으로 속히 완쾌하기를 기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부디 내일 아침에는 좋은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밤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청평에서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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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 nuevo en esta comunidad que buena historia

나도 맛있는 쌀밥으로 문어를 먹는 걸 좋아해.
우리와 함께 사진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 나 투표 할 수있어?

스팀달러 부럽습니다
이제시작한지 얼마안되서 노하우궁금하네요
한번씩 들러서 힘실어주세요 꾸뻑
보팅하고 갑니딩
팔로우도용

노하우 별거 없습니다.
열심히 글쓰고 친구 만들고 투자하는것이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거러 봅니다.
님도 열심히 하시면 아주 멋진 스티미언이 되실겁니다.
감사합니다.

삶은 주꾸미 초장 찍어먹음 예술이죠

아! 그맛...

다시한번 입맛을 다셔 봅니다.
감사합니다.

쭈꾸미..쭈꾸미....제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에요...ㅠ.,ㅠ
으악...으악...
살짝 데쳐 고추장에 찍어 먹고 싶네용..

지인 분도 얼릉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예 고맙습니다.
얼른 일어나서 주꾸미 먹으면 좋아질터인데...

감사합니다.

귀여운 쭈꾸미들이 많이 잡혀 왔네요 ^^

귀엽운 주꾸미...
난 처음에 징그러웠어요.

그런데 맛을 보고 나니
안 징그럽 더라구요.
감사합니다.

좋은 안주 감사합니다....즐거운 하루되싶시요..^^

고맙습니다.
날씨가 추우니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춥네요.

사진을 보니 어제 먹은 쭈꾸미 샤브샤브가 생각이 나네요 ㅎㅎㅎ 역시 대단하신 우정입니다.

님과 친구분이 서로 통한게 있나봅니다.
저는 날것을 먹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지라서
공감이 잘 가지는 않지만 먹고 싶은 것에 대한 생각은
공감가네요

친구분께 스팀잇을 소개할지 말지를 떠나서
님께서 후회하지 않았으면 싶습니다.

스팀잇을 권햇는데 싸늘한 반응이 찾아와서 받게 되는 후회
스팀잇을 권하지 않아서 뒤늦게 '아차!'하면서 받게 되는 후회
등등 말이죠...

물론 제가 비관적으로 생각한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잘 보고 갑니다.

나야 나 나 모르겠어 나라니까 나 기종~이~ 한다.

순간 나야 나 사기가 떠올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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