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많이 내리니 생긴 풍경

비 많이 내리니 생긴 풍경/cjsdns

봄비 내렸고 내린다
여름 장마 명함 내밀기 무안하게 내렸다
호우 경보
재난 안전처 문자 뜬다
별일 있겠어 무심코 지난다

기억되지 않은 놈이 소리친다
얼른 들어보니
정사장님 나 누군데 하며 감정이 격해있다
시계를 본다
아직 여섯시도 안된 새벽시간
난리가 나긴 났나 보다

현장으로 달려간다
별로 큰 이상이 없다
뭐지?

안면이 있다
아니 좀 아는 사람이다
아니 누구라고 인사를 건네며
왜요?
뭐가 잘못 되었어요?

정사장님이 논을 매립해서 이렇게 물이 차잖아요
이거 어떻게 할거예요
어이 없다
우리논도 물이 차니 돈 들여 매립을 한거지
괜히 매립을 했나

목아지까지 차 오르는 말
남탓 하지말고 여건을 바꾸어야지
같이 물에 잠길땐 괜찮고 혼자 잠기니
남탓이니 어쩌란 말인가

모든 문제 내안에 문제
내안에 문제 밖에서 찾으니
순간 순간은 넘기나
오래된 바나나 검게 썩어가듯
스며드는 남탓하는 병

빗속에 장비 불러
배수로 치기는 한다만
그게 내일이고 내탓이냐
네일이고 네탓이다
모른척 지는척 이번도 넘긴다만
인생 그리 살면
정말 정말 답 없다

하천리 작업 현장에서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