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혈모세포 기증 (7) - 기증 후기

in #kr7 years ago

오늘의 포스팅은 마지막 기증 이후의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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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 후 일주일,

팔에 남은 피멍들이 점차 사라져 갈 즈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대한적십자사 혈액 수혈연구원입니다. 실 기증자분 되시죠?'

헌혈의 집에서 기증 신청을 했었고,

실 기증자분께 선물을 증정한다고 연락이 와서

주소를 알려주었는데 다음날 연구실로 택배가 하나 도착했다.

감사 글이 적힌 봉투, 여러 가지 환부용 밴드, 휴대용 티슈와 여권 지갑이 들어있었다.

좀 있으면 미국에 학회 출장을 가게 되는데 요긴하게 사용할 것 같았다.

기증 후 이 주일이 지난날,

지난번 촉진제 주사를 맞았던 병원에서 백혈구 수와 혈소판 수를 체크하기 위한

CBC (전체 혈구 계수, Complete Blood cell Count) 및

DIFF count (백혈구 감별 검사, Differential count) 검사를 받게 되었다.

사후 관리를 맡으신 분께 검사 결과지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드리니, 검토 후에 전화를 주셨다.

모든 검사가 정상 범위 안에 들어있었고,

특히 혈소판 수는 기증전보다 훨씬 많이 생겨있었다. (회복력!)

이제 잘 회복했으니 남은 건 수혜자분의 생착 여부인데,

나중에 연락이 오는 대로 알려주시겠다고 하셨다.

기증 감사패 - 기증일자를 언급하면 안된다고 함.

사후 검사 3일쯤 지났을 때 또 하나의 택배가 도착했다.

이번에는 조혈모세포은행 협회에서 보내온 것이었다.

감사패가 들어있어서 그런지 꽤 무거웠다.

비타민 영양제, 치실 세트, 밴드 모음 등등이 들어있었다.

조혈모세포은행 협회 후원 등록에 관한 안내문도 들어있었다.

물질적인 보상을 바라고 기증한 게 아니었으므로

그 어떤 선물보다 감사패가 마음에 들었다.

기증 후 한 달이 지났을까

불완전 생착이 되어 추가 기증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들 무렵

반가운 번호로 전화가 왔다.

생착이 잘 되어서 병원에서 수혜자분 혈액 검사 결과가 점점 좋게 나오고 있다는 말이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했던가?

기증 과정 내내 걱정이 들만하면 희소식으로 바뀌어 온 것 같다.

이렇게 조혈모세포 기증 전 과정이 마무리되었다.

기증 Q&A

Q1. 조혈 촉진제(대부분 그라신)의 부작용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저는 꽤 아팠습니다. 잠을 못 잘 정도로 심한 몸살이 걸렸을 때의 느낌이었습니다.

통증 정도에 대해서 0-10 사이의 점수 중 5-6 정도라고 대답했습니다.

Q2. 통증 이외에 다른 부작용은 없나요?

A.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없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기증 전 과정에 걸쳐 다른 부작용에 대해 담당자분께서 설명해주십니다.

요통, 흉통, 두통 이외에 심각한 부작용으로
쇼크, 호흡계 질환, 간 수치 증가, 비장 비대 및 출혈 등 아주 드문 케이스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Q3. 기증 전후로 금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A. 담당 코디네이터 분께서 자세히 설명해 주시지만

기증 전 한 달간 한약 복용 및 침구 시술은 자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기름진 음식과 과음 또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증 후 1-2주 정도는 대중목욕탕에 가는 것 또한 자제해야 합니다.

Q4. 기증할 때 많이 고통스러운가요?

A. 기증 (6)에 서술한 대로 저는 오른팔에 혈관 연결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왼팔은 시간이 지나면 정말 팔에서 바늘을 뽑아내고 싶을 정도로 뻐근합니다.

Q5. 기증 후 몸의 이상은 없나요?

A. 피곤한 감이 든 것 빼고는 없었습니다.

기증 신청을 하시려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기증 과정 정말 무섭고 고통스럽습니다.

부작용의 드문 케이스가 아무리 20만 명 중 한 명이고 국내의 케이스가 아니라고 한들

내가 해당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고민이 되실 겁니다.

하지만 모든 기증 과정을 감내하셔서

생명을 살리는 것처럼 보람찬 일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기증 신청률은 타 선진국 들의 인구수 대비 기증 신청률에 비해 태부족인 상황입니다.

기증 신청에 동참해주세요.

그리고 기증 신청하신 분들도 기증 관련 연락이 오면 꼭 책임 있게 행동하여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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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훌륭한 일을 하셨네요. 자랑스럽습니다

저도 장기기증 서약은 했는데, 조혈모세포 기증은 겁이 많아서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ㅠㅠ

성분 헌혈 X 2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그라신 주사 맞고 나서가 좀 아팠습니다.

제가 혈관이 안찾아져서 그렇지 다들 한방에 된다고 하더라구요. ㅠㅠ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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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일 하셨습니다. 저는 일치하는 분 있어서 기증하라고 했는데 중간에 겁나서 포기하고 몇 년 내내 후회했더랬습니다ㅠㅠ 대단합니다! 잘하셨습니다.!

정말 대단하세요, 용기있는 결심으로 생명을 살리셨습니다! 헌혈을 해보면서 조혈모세포기증을 해볼까 생각하다가 검색으로 들어왔는데, 큰 용기가 필요할듯하네요~ㅎㅎ

오래전 글에 댓글이 달려서 반갑네요. 사실 헌혈 자주 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용기보다 시간이 필요하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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