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돋보기] 바른정당의 나르시시즘
안녕하세요, 파이리의 칼럼돋보기입니다.
주요신문 칼럼을 함께 읽으며 이래저래 뜯어보는 코너입니다. 칼럼은 반드시 비판적으로 읽어야하는 글입니다. 독자를 특정 주장으로 설득하려는 의도를 품고있기 때문입니다. 주장에 필요한 사실을 생략하거나 암묵적으로 가정하고 있진 않은가, 사실과 다르진 않은가, 주장과 상관 없이 글 자체로는 훌륭한가 등 여러 의문을 품어봐야 합니다. 매일 신문을 읽으며 분석해볼만한 칼럼들을 스크랩하고 있는데, 스팀 이웃 여러분과 공유해봅니다.
처음 읽으시는 분들은 지난 게시물을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칼럼돋보기를 시작한 이유 (실제 스크랩 사진)
https://steemit.com/kr/@charmander2/3hus8x
'태극기 집회' -조선일보
https://steemit.com/kr/@charmander2/3qpbxg
몽롱한 말, 집요한 말-한겨레
https://steemit.com/kr/@charmander2/45rey
국가 선진화 막는 지도층-조선일보
https://steemit.com/kr/@charmander2/2kgpe7
주요 목표
- 사실과 의견을 구분한다
- 사실은 참/거짓을, 의견은 논증과정을 따져본다
- 하나의 글로써 본받을 점을 찾는다
오늘 다룰 칼럼은 짧으면서도 알맹이가 있는 글입니다. 공백 포함 1000자도 안되는 분량 속에서 하고 싶은 말을 영리하게 풀어냅니다. 올해 초 '개혁보수신당'(가칭)의 명칭을 '바른정당으로 확정한 직후 쓰인 칼럼입니다. 진보신문답게 바른정당을 비판하는데, 깐죽대면서도 신랄한 문체여서 재밌었습니다.
읽는데 1-2분도 안 걸리실겁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17. 1. 9.(월) 한겨레
바른정당의 나르시시즘 - 김종구 논설위원
세계 각국에는 특이한 이름의 정당이 많다. ‘맥주 애호가당’ ‘대머리당’ ‘코뿔소당’ ‘익스트림 레슬링당’ ‘쌍꼬리 강아지당’ 등등. ‘해적당’은 이름은 무시무시하지만 실제로는 불법 복제물을 뜻하는 ‘해적판’에서 이름을 따와 지식재산권 등의 독점적 소유를 반대하는 정당이다. 아이슬란드 해적당은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14.5%를 득표해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명에 느낌표를 넣은 이탈리아의 ‘행동하라!’, 프랑스의 농본주의 정당인 ‘사냥, 낚시, 자연, 전통’ 등도 매우 특이한 이름의 정당이다.
개혁보수신당이 정식 이름으로 채택한 ‘바른정당’도 이런 당들 못지않게 별난 이름으로 다가온다. 스스로 ‘똑바르다’ ‘올바르다’고 당명에서 자랑한 정당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우리 정치사를 돌아보면 엉뚱하고 어설픈 이름의 정당이 숱하게 많았다. 총칼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가 태연하게 ‘민주정의당’이라고 당명을 지은 것은 대표적인 예다. 그렇지만 어쨌든 정당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이 표방하는 국가의 모습이나 정치적 이상 등을 당명에서 부각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여기에 비하면 바른정당은 나르시시즘의 냄새마저 강하게 풍긴다. 자신이 옳고 바르다는 믿음은 일종의 자기애적 인격장애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믿음의 소유자는 남에게 다가가기보다는 남이 자기 곁으로 다가와 사랑해주길 바라는 성향이 짙다. 정당의 최우선적 과제가 유권자들한테 다가가 마음을 사로잡는 것임을 고려하면 정당 이름으로서는 낙제점이다.
더 큰 문제는 바른정당 소속 정치인들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아래서 보인 행태가 ‘착하고 바르게 살기’와는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지는 점이다. 당명을 통해 표방한 이미지와 실체가 너무 큰 불일치를 이룬다. 누리꾼들 사이에 ‘기름바른정당’이니 하는 갖가지 패러디가 쏟아지는 것도 그런 불일치 때문이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77967.html#csidxcfb8dc3145974e1957f4ebc9fd22ade
개요
(1문단) 특이한 이름의 정당들
(2문단) 당명 '바른정당'이 별난 이유 1
(3문단) 당명 '바른정당'이 별난 이유 2
분석
원래는 여러 문단들을 큰 묶음으로 나눈 뒤 논리구조를 분석해드렸지만 이 글은 워낙 짧아 그럴 필요 없을 것 같네요! 바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1문단) 서론.
특이한 이름의 정당들을 소개합니다. '맥주 애호가당' '대머리당'........ 흥미가 안 갈 수 없는 소재입니다. 대머리당이라니....(자라나라 머리머리) 세계 각국의 특이한 이름의 정당들을 한 숨에 읽고나면 서론이 끝나 있습니다. 별 수 없이 본론으로 넘어가게 되죠. '제목은 바른정당 얘긴데 왜 대머리당 얘기를 하고 있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본문으로 끌어들이는 훌륭한 서론이었습니다.
(2문단) 본론
서론에서 제시한 특이한 이름의 정당들 못지 않게 '바른정당'도 별나다고 화두를 던집니다. 이 말을 하려 했구나. 내적 미소가 샥 퍼져나갑니다. 신군부 때의 '민주정의당' 사례, '자기애적 정신장애' 등 자극적인 워딩으로 바른정당의 나르시시즘을 지적합니다. 강력한 원투펀치였다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그들의 역설적 면모와 그 원인인 자기애적 성향을 콕콕 찝어냅니다.
(3문단) 본론 2 같은 결론
'더 큰 문제는'이라며 논의를 이어갑니다. 바른정당 소속 정치인들의 과거 행적을 지적합니다. 뜬금없는 이름에 자기애적 성향, 그런데 그 사람들이 과거를 세탁하려 이런 이름을 갖다 썼다는 것입니다. 마무리 KO 펀치를 날린셈입니다. 바른정당에 기회주의자 집단 같은 프레임이 씌워집니다.
글이 짧고 간결한데 논리적으로 완전히 무너져있는 부분도 딱히 보이지 않습니다.
비판적으로 들여다보면
- '바른정당'이란 이름으로 표방하고자 했던 바가 있는데, 이들을 신군부와 정신장애에 비유해가면서 깎아내리는 건 비약이 있다. (=좀 오버했다!)
- 바른정당 소속 정치인들이 '착하고 바르게 살기'와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다는 점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다른 의견을 제기할 여지가 충분하다.
두 가지 쟁점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네요!
총평
- 간략한 구성이지만 사실과 주장이 알차게 담겨있는 글
- 서론의 내용이 흥미로웠다
- 요약하면 1) 당명에 투영된 나르시시즘 비판(발칙한 이름!) 2) 당명과 실체간 괴리 비판(사실도 아니다!)
표현
- '이름이 어설프고 엉뚱했던 정당이 숱하게 많았다.'
-> '어설프고 엉뚱한 이름의 정당이 숱하게 많았다,'
제가 외워서 베껴쓸 때 위 문장으로 적었는데, 칼럼에서 사용한 아래 문장이 더 읽기 좋고 깔끔하네요. - '숱하게' 란 표현도 자주 써야겠습니다. 읽을 줄은 아는데 쓰진 않았던 표현입니다.
- '못지 않게' 도 마찬가지!
요즘 바른정당의 행태를 보면 정말 입바른정당이 따로 없죠.
하하 ㅠ 바른정당 당명이 완벽하게 들어맞으면 좋을텐데요......
칼럼관련 포스팅은 처음 보네요!!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트르담 드 파리 정말 잘들었어요. 발성에도 관심 많은데 changkyun07 실력이 부럽습니다.
정당이 이름값 하는 게 참 드문 일이라. 씁쓸하네요.
모든 정당이 이름값하면 훨씬 나은 세상이 되겠죠?!?! 그런 날이 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