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돋보기] 국가 선진화 막는 지도층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파이리의 칼럼 돋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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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함께 나눌만한 칼럼을 골라 분석해보려합니다. 지난 두 게시물에선 (감히) 논설위원들의 칼럼을 대차게 까곤 했습니다. 납득할 수 없는 논리와 의견이 많아 의문점을 많이 남기는 글이었죠.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언젠가는 조회수와 실제로 읽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서 활발하게 토론할 수 있는 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꾸준히, 열심히 써야겠습니다!!

처음 읽으시는 분들은 지난 게시물을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칼럼돋보기를 시작한 이유
https://steemit.com/kr/@charmander2/3hus8x
'태극기 집회' -조선일보
https://steemit.com/kr/@charmander2/3qpbxg
몽롱한 말, 집요한 말-한겨레
https://steemit.com/kr/@charmander2/45rey

주요 목표

  • 사실과 의견을 구분한다
  • 사실은 참/거짓을, 의견은 논증과정을 따져본다
  • 하나의 글로써 본받을 점을 찾는다

그럼 자세한 설명은 이만 생략하고, 오늘의 칼럼 분석해보겠습니다. 작년 12월 말 조선일보 국제부 기자 쓴 칼럼입니다. 하고자 하는 말이 명료하고, 구조적으로도 깔끔해서 좋게 읽었던 글입니다.


16. 12. 21.(수) 조선일보

국가 선진화 막는 지도층 - 오윤희 국제부 기자

국제부에 처음 온 2014년 12월 외신엔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이 머리기사로 오르내렸다. BBC 등은 '땅콩 분노(nut rage)'라는 표현을 써 가며 이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보도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최순실 국정 농단이 세계 미디어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등장인물이나 사건 개요는 다르지만 둘 사이엔 '사회 지도층'과 '갑질'이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전자엔 재벌이, 후자엔 정·재계, 학계, 문화계 지도층 인사들이 줄줄이 엮여 있다. 재력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던 재벌의 모습은 권력을 등에 업고 국정을 조종한 최순실 스캔들 관련자들과 닮아 있다.

이러니 '지도층'이라 불리는 집단에 국민의 불신이 큰 것도 당연한 일이다. 몇년 전 한 외국인으로부터 "한국인들은 지도층의 삶을 동경하면서도 적대감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왜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 이유를 몇 가지 들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우리 사회 지도층은 본인 노력보다는 '잘 태어나서' 그 자리에 앉은 경우가 상당수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 400대 부자' 명단을 보면 '아메리칸 드림'이 무너졌다고는 하지만 미국 등 서구권에선 아직도 자수성가한 이가 대다수다. 반면 우리나라는 '세습 부자' 외의 인물은 이 명단에 오른 적이 없다. 더욱이 최순실 게이트를 보면 노력해서 상류층에 편입한 이들조차 '줄을 잘 선다' '권력자에게 잘 보인다' 같은 비정상적 방식으로 노력했다는 암담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국정을 농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1차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이들이 종종 모범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한다는 사실도 반감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대학 입학이나 취업 등에서 갖은 특혜를 누리는 반면 병역과 납세의무는 교묘히 법망을 피해 간다. 돈과 권력이 없는 자들을 향한 막말과 횡포는 너무 자주 봐서 새롭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물론 선진국에도 일부 지도층의 일탈은 존재한다. 작년 미국에선 부자 아버지를 둔 10대 소년이 음주운전으로 4명을 죽인 뒤에도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을 계기로 '어플루엔자'라는 말이 유행했다. '풍요롭다(affluent)'와 '유행성 독감(influenza)'을 합친 조어로 '부자병'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여전히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큰 물줄기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 상류층 자제들이 다니는 이튼스쿨에선 1·2차 세계대전 동안 학생 2000여명이 참전해 전사했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같은 세계 최고 갑부는 기부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노라고 밝혔다.

우리와 선진국의 차이는 바로 이런 지도층의 존재 여부가 아닐까. 우리 지도층이 언제까지고 건전하지 못한 방식으로 형성된다면, 그리고 그들이 고질적인 '갑질'과 '부자병'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우리가 선진국 문턱을 넘는 길은 어쩌면 요원할지도 모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20/2016122003112.html


개요

1단락) 2년 전 '땅콩회항'과 지금의 최순실 게이트
2단락) 두 사건의 공통분모 2가지 - '사회 지도층', '갑질'

3단락) 지도층에 대한 한국인의 적개심
4단락) 이유 1 : 세습형 지도층
5단락) 이유 2 : 모범과 거리가 먼 행동

6단락) 반박 : 선진국 지도층의 일탈사례
7단락) 재반박 : 선진국 지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

8단락) 선진국형 지도층의 필요성


논리 구성

단락이 많아 복잡해보이지만, 천천히 그 흐름을 읽어보면 아주 깔끔한 구성입니다.

서론

1,2 단락으로 묶을 수 있습니다.
국제부 초임 기자였던 자신의 경험으로 화두를 던지며 최순실 게이트와 '땅콩회항' 사건을 연계합니다. 그리곤 그 두 사건에서 두 가지 공통분모를 도출합니다. '사회 지도층', '갑질'입니다. 본론에서 비판하려는 내용과 밀접하게 닿아있으면서도 도출과정 역시 깔끔했습니다.

본론

3~7단락까지 묶어보겠습니다.

3단락에선 '이러니' 국민들이 지도층을 싫어한다며 그 이유를 분석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합니다.

4,5 단락은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합니다.
첫 번째, 세습형 지도층입니다. 포브스가 발표하는 부자 명단을 근거로, 서구권은 자수성가한 이가 많은 반면 우리나라는 자수성가해서 명단에 든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음을 지적합니다. 사실을 근거로 한 설득력 있는 논증입니다. 이런 주장 이후, 노력해서 상류층에 간 사람 조차 비선을 이용했다는 암담한 현실을 지적하며 최순실 사태와 한번 더 연계시킵니다. 이 짧은 단락에서 효율적으로 원투펀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대충 쓰고 말려 했다면 포브스 얘기만 하고 단락을 마무리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두 번째, 모범과 거리가 먼 행동입니다. 각종 특혜와 의무 불이행을 지적합니다. 지도층들의 특혜와 의무 불이행이 실제로 보편화 되어있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해보입니다. 하지만 기자가 굳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은 이유도 충분히 짐작갑니다. 우리 사회에서 지도층이 특혜를 받고 병역 및 납세의 의무를 탈피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대다수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이 단락은 사실 모범과 거리가 먼지 아닌지를 지적하기 보다는 뒤의 결론 부분과 연결시키기 위한 다리 역할을 하는 면도 있습니다.

6,7 단락은 반박-재반박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예상되는 반론을 스스로 제기하고 그에 대해 다시 반론함으로써 글의 설득력을 높여줍니다. '이런이런 지적이 나올 수 있겠는데 착각이야. 그건 저러저러 하다구.' 라고 말하는 격입니다. 반론을 준비했던 상대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반박당하고, 별 생각 없이 읽고 있던 사람들도 '아 이 사람은 예상되는 논리적 흠결도 충분히 고려한 상태구나'라며 글을 더 신뢰하게 됩니다.
기자가 내놓은 반론은 '선진국 지도층도 일탈을 하곤 한다'입니다. 6단락에서 '부자병'을 사례로 자신의 반론을 더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반론이 더 강력합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이 큰 물줄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시 여기에도 여러 서구사회 갑부들의 사례가 제시됩니다. '선진국은 다르다, 그 사람들은 일부는 문제 있을 수 있어도 전체적으론 기부도 많이하고 전쟁도 나가곤 한다' 라며 주장 일변도로 갔다면 재미없었을 겁니다. 이 때, '선진국도 일탈한다고? 그건 일부고, 우리랑은 다르게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이 살아있다고' 라고 반박-재반박하며 글을 한 번 꼬아주니 설득력이 배가됩니다.

마지막 단락, 글의 논지를 짧게 요약하고 마무리합니다. 무난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총평

  • 국제부 기자의 시각으로 사회현상을 파악함
  • 아주 깔끔한 글 구성. 교과서적인 칼럼이었다
  • 일견 단순한 글처럼 보이지만 낭비한 문장이 거의 없다. 효율적인 글.

표현

  • 지도층 인사 (2단락)
    → 외워서 적을 때 '지도층'으로 썼습니다. '인사'란 표현으로 사람과 관련된 일임을 지적해야 더 정확했습니다. 두 사건에 지도층 전체가 엮여있는 건 아니니까요! 일부 인사에 대해 비판한 후 3단락 부터는 '지도층' 집단을 언급하기 시작합니다.
  • 최순실 스캔들 관련자
    → '관계자'라고 잘못 외웠습니다. 최순실 스캔들이 무슨 단체도 아니고, 관계자보단 사건의 관련자라고 표현하는게 적절하네요.
  • 비정상적 노력
    → 비정상적'인' 노력이라 쓰지 않았습니다. 이런 '인'은 군더더기입니다. '적' 뒤에 습관적으로 '인'을 붙이지 말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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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e use wisely for your tag,thank you.

Thank you for your kind reply. I didn't know the rule of cn tag.
It was just a kind of test because someday I will write column about K-pop artist in Chinese.
Also there was a empty space for one tag so I put cn tag,
I just have deleted my last tag. Have a nice day!

와우 칼럼 쓸 때 주의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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