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식

in kr •  2 months ago





 뉴질랜드에서 버스를 타며 놀랐던 게 하나 있다. 내릴 때 다들 큰 소리로 "Thank you!"하고 감사의 표시를 전한다는 것. 크게 말하는 게 민망한 사람은 앞문으로 내린다. 그리고 나즈막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종점에서 내릴 때면 희한한 광경이 펼쳐진다. 버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카드를 찍으며 "Thank you!"라고 외치며 내리는 것이다.


 Thank you, thank you, thank you, thank you, …!


 순식간에 다양한 목소리의 땡큐들이 버스 안에 남겨진다. 백미러로 손님들을 지켜보고 있는 기사 아저씨는 그럴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느라 정신 없다. 물론 무반응 츤데레 기사님도 가끔 계시지만 보통의 기사님들은 일일이 반응을 해주시려 노력한다.


 한국에서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해도 다들 놀라서 쳐다보거나 기사님도 의아해 하시는데, 이곳에는 사소한 인사들이 전부 일상이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실례합니다. 마트에서 다른 사람들 장보는 데 자신이 조금이라도 불편을 주게 된다면 곧바로 튀어나오는 "Sorry." 인사에는 노인들도 예외가 없다. 툭툭 치고 그냥 지나가버리는, 심지어 내 팔을 붙잡고 저리 밀며 자기의 공간을 확보하려 했던 한국의 몇몇 노인분들이 생각났다.


 어떤 워홀러가 한국으로 돌아간 후 가장 그리웠던 게 바로 이 사소한 인사였다고 한다. 한국의 문화가 너무 삭막해서, 그곳의 상식이 참 그립다고.




A  D r i v e r ' s  B r e a k


기 사 아 저 씨 의  휴 식

World of Photography Contest
Wednesday │ Vehicle Photography # 2
@juliank@photocontests





IMG_5634.JPG

Driver's Break
Auckland City, New Zealand in July
ⓒ chaelinjane





 지난 주말, 두두와 시티에 갔다가 버스를 주차해 놓고 잠시 단잠에 빠지신 기사 아저씨를 발견했다. 파란색 버스와, 파란색 주차 표지판, 그리고 버스 위로 구름처럼 피어난 푸른색 벽화가 너무나 예뻤다. 저 분도 감사의 인사를 한 가득 배부르게 받으셨겠지. :))




by│@chaelinjane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사진 구도며 색감이며 너무 예쁘네요 :)
모던한 광고 이미지 보는거 같아요^^

·

토니님 정말 영광입니다 ㅎㅎㅎㅎㅎ
스윽 스쳐 지나갈 뻔하다가, 절대 놓칠 수 없는 장면이었어요! ㅎㅎㅎㅎㅎ :))

@chaelinjane 님 안녕하세요 ㅎㅎ
스팀잇 계정만 있으면 에어드랍 해주는 바이트볼 받으셨나요 ^^?
https://steemit.com/kr/@ganzi/6ofgw1

·

헤헷 따라해보려고 하는데 네트워크 에러가 뜨네요 ㅠㅠㅠㅠ ㅎㅎ 다시 시도해보겠습니다-! 좋은 기회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ㅎ

와우~ 사진 너무 이쁩니다요 ㅎㅎ

·

erla님, 감사합니다 :-)) 좋은 우연의 조합이었어요 ㅎㅎㅎㅎ

  • 공공장소에서 문 잡아 주는 것? :)

한편으로는 그 흔한 sorry 를 정작 금전적으로나 본인 reputation 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줄 것 같은 상황에서는 절대 입 밖에 내지 않더라고요. 바다 건너 사람들은 냉정할 땐 참 무섭습니다.ㅎㅎㅎ

·

하........! 그렇군요...! 생각해보니 어쩌면, 그런 인사치례가 그저(영혼 없이) '자동화'되어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문득 드네요. 냉정할 땐 참 무섭다는 말, 왠지 알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ㅎ

적지만 풀보팅했어요.

·

으아 소나무님, 감사합니다..!

호.. 저도 버스 탈 때에는 기사님께 인사를 꼭 하는데, 내릴 때는 한 번도 안해봤네요. 아! 내릴 때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때는 보통 고속버스 처럼 앞으로만 내리는 버스였던 것 같아요. 말씀하신 사소한 인사는 참 와닿네요.. 외국인 분들은 대부분이 지나가다 몸 살짝만 부딪혀도 Sorry가 반사적으로 튀어나오시던데 ㅎㅎ

·

ㅎㅎㅎㅎ 생각해보니 외국 사람들은 그만큼 ‘거리감’에 예민해서 그런 것 같아요. 영역에 대한 존중이랄까..! 아주 오래전부터 아시아 문화는 농업 문명이라 서로 모여살고 함께 일해서 거리 인식이 그만큼 좁은데, 서양 국가들은 수렵 문명부터 시작한 경우가 많아 자기 집의 기념도 분명하고 타인과 가까이 지내는 게 익숙하지 않을거란 생각이 문득 드네요 ㅎㅎㅎㅎㅎ

문화의 차이지만, 적당한 거리감, 상대에 대한 배려는 지켜줄 수 있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

·
·

'거리감'이라... 호 그렇게는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충분히 그럴 것 같기도 하네요. 우리나라도 앞으로 점점 좋아지겠죠 :)

감사합니다!

·

인석님! 마음 챙김을 언제나 인지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_^

·
·

^^ 저도 이 태그를 운영하면서 다시 인지하게 됩니다.

오! 저도 뉴질랜드에 있을 때 버스타면 다들 내릴 때 자연스럽게 땡큐를 외치는 걸 보고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버스에서 내릴 때 땡큐를 외치고 내려서 사이드미러로 기사님을 쳐다보면 엄지척! 해주시더라고요 ㅋㅋ
by효밥

·

ㅋㅋㅋㅋ역시 키만 효밥님도 경험하신 버스문화로군요! ㅎㅎㅎ
일상에서 사소하게 기분이 좋아진다는, 그런 부분들이 모여서 큰 그림이 될 수 있나봐요 :)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사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더욱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ㅎㅎㅎㅎㅎ

저희 동네 마을 버스에서는 딱 @chaelinjane님이 말하신 것처럼 내릴 때 인사를 한답니다. 소형 버스라 사람이 몇 없어서 가능한 걸까요? 그러고 보니 큰 버스에서는 본적이 없는 것 같은데...... ㅇㅇ? 사람이 많은데서 '감사합니다' 하는게 부끄러워서 그러는 걸까요? 갑자기 궁금하네요.. ㅋㅋㅋ

·

와아 정말 좋네요! 마을 버스라면 용기를 내기에 더욱 쉽겠네요 ㅎㅎㅎㅎㅎ
그러게요, 그 기저에 담긴 심리는 어떤 걸까요. :) '특이한 사람'에게 던져왔던 사회적 시선들이 '남들이 하는 것처럼 하자'라는 의식에 사람들을 가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
·

문화를 만드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확실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마을 버스 감사 인사의 경우에 시작이 어찌 된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버스 기사님이 먼저 타는 손님마다 인사를 해주시고... 내리는 손님마다 인사를 해주시는.... 것 때문에 그게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요..... 남들이 하는 것 처럼하자 혹은 중간만 하자도 분명이 기저 어딘가에 있겠지만요.... ^^

·
·
·

아, 먼저 인사를 건네주시던 기사님이셨군요. :))
잘 찾아보면 한국에도 그런 기사님들이 많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ㅎㅎㅎㅎ 양쪽 누군가 한 명이라도 조금만 더 적극적이면 되네요. :-)

·
·
·
·

양쪽중 한쪽이 조금만 적극적이면... 이라 딱맞는 표현인것 같네요.. 스팀잇도 마찮가지 잖아요.. 누군가는...말을 걸어야..... 소통이 시작되는? ㅋㅋ ^^

글을 읽고 삭막한 한국에 대한 생각보다 힐링이 먼저 되네요.
채린님 글의 마법인듯... :D

·

흐어엉- 애나님 :'-) 감사합니다 ㅠㅇㅠ
바쁜 시간들 잘 보내셨나요!!ㅎㅎㅎㅎㅎ
한국 문화에도 분명히 외국문화보다 훨씬 따뜻한 점들이 많겠지만
이렇게 일상에서 직접적으로 얻는 행복감이 정말 좋았습니당..! :)))

·
·

하핫, 채린님도 바쁜 시간들 속에 여유가 조금 생기셨나요!
전 이제 다시 안정권으로 들어온 것 같아욬ㅋㅋㅋ

행복은 무게보다는 횟수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일상 속 행복감이 참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ㅎㅎ
채린님이 행복하다고 하니 괜시리 함께 행복하네욬ㅋㅋㅋ

뉴질랜드가 가지고 있는 좋은 문화군요. 우리도 이런 좋은 문화는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저부터 실천해보죠^^ 그리고 구독하겠습니다. 뉴질랜드와 관련된 문화나 글들을 기대하겠습니다^^

·

물가다님 안녕하세요 ^^
맞아요, 좋은 부분들은 존중해주고 본 받는 게 절대 나쁜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
감사의 표시를 할 때, 그 인사를 받는 사람도 좋지만 긍정적인 기운이 말을 한 사람에게도 감도는 것 같아요 ㅎㅎㅎㅎㅎ 하루만 지나면 주말이네요!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ㅎㅎㅎㅎ

사진 참 보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좋아요. 우리는 좁디 좁은 공간에 서로 모여 복작대다보니, 스쳐지나가는 것에 대한 미안함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버스가 급정거해서 내릴때면 땡큐가 아닌, 화를 내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ㅎㅎ

·

몽상가님-! 맞아요 ㅠ 기억을 곱씹어보니 거칠디 거친 버스들이 참 많았네요. 기사님들도 비좁은 도로에서, 삭막한 도시 풍경 속에서 운전하다보면 별로 즐거울 것도 없을 것 같아요. 좁은 땅에 엄청난 인구가 모여 살고 있으니 그만큼의 여유를 잃는 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네요. ㅠ 아아_ 한국 사람들 삶에 행복과 여유가 찾아오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요즘 이런 막연한 생각들을 해요 ㅎㅎㅎㅎ 막 가슴까지 답답해하면서ㅋㅋㅋㅋㅋㅋ 앜!

·
·

그런데 어떤 손님들은 기사님들을 먼저 막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러다 보면 서로 피해의식이 생기고요. 언제부터 누가 먼저 잘못한걸까요?? 그보단 더워서 못살듯하네요. 뉴질랜드는 바람이 시원할 것 만 같네요ㅠㅠ흑 ㅋㅋㅋㅋ

호주에 살았다보니 익숙하네요 ㅎ 뉴질랜드의 유일한 단점은 오후4시경이면 모든 가게들이 문을닫아 할게없다는거죠 ㅎ

캬..사진 느낌 좋아요

·

노마드어님! 잘 감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D

맞아요..다들 "thanks, driver"라고 인사하는게 너무 좋더라구요^^

전 한국 있을 땐 버스에서 내릴 때 감사합니다하고 인사하는 것 같아요 ㅋㅋ 그런데 뒷문으로 내리다보니 소리쳐야 해서 가끔 민망하더라고요 ㅎ

·

오! 유키님 너무 좋은데요! :-D
민망함을 이겨내고 인사를 건네시는 용기가 에너지가 되어 주변으로 퍼져나갔을 거예요 ㅎㅎ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