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의 변화와 피지배 욕구

in #kr6 years ago

스타워즈 시리즈를 모두 본 분들이라면 최근의 스타워즈 시리즈가 불편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영웅의 이야기가 퇴색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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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편의 스타워즈는 선택받은 자들의 이야기였다.
7편과 8편은 그 반대다.

영웅들은 초라해지거나, 죽거나, 찌질해져 버렸다.

한솔로는 아들의 손에 허무하게 죽었다.
레아는 궁지에 몰려 지원군 요청을 했지만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는다.
한솔로와 레아의 아들, 카일로 렌은 할아버지 다스 베이더를 닮고 싶지만, 다스 베이더에 비해 너무나 찌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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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는 젊은 시절의 패기를 잃고 외딴 행성에서 은둔한다.
게다가 새로운 제다이의 스승이 되기를 거부하는데, 그 이유는 초라하게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심지어 적의 대장인 스노크조차도 예전의 다스 시디어스의 섬뜩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부하의 손에 허무하게 처단당한다.

새로운 주인공들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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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은 적 함정의 청소담당병사였다가 배신한 탈영병이다. 적군 안에서도 그냥 찌질한 존재였다.
포는 맹활약하기는 하지만 한솔로를 대신하기엔 존재감이 너무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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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 받던 레이는...
뭔가 대단한 영웅의 딸이나 손녀일거라 예상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알고보니 그냥 술주정뱅이의 딸이었다. 심지어 그 술주정뱅이는 자신의 딸, 레이를 돈 받고 팔았다.

새로운 주인공들의 배경은 평범하다 못해, 하찮아 보일 정도이다.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는 왕이나, 의장이나, 영웅의 핏줄이거나, 선택받은 자거나 하여튼, 우리가 그들이 영웅(좋은 편이건, 나쁜 편이건)이기를 기대할만한 인물들이 주인공, 혹은 악역이었다.
제다이도 아주 어릴 때부터 선택받아 혹독하게 훈련받으며 키워졌다.

그러나 최근의 스타워즈는 그런 기대를 하나하나 무너뜨린다.
평범한, 하찮아보였던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영화를 보는 우리 스스로는 99% 평범한 흙수저, 혹은 잘해야 동수저인데, 우리와 비슷한 이들이 영웅 대신 활약하는게 어색하고 불편하다.

핀이 흑인이라서 그의 활약이 더 불편하다?
같은 흑인인 어벤져스의 블랙팬서는 어떠한가?
아버지가 부유한 국가의 왕이었고, 이제 스스로 그 왕국의 왕이 되었다. 그러니 사람들은 같은 흑인이라도 블랙팬서가 영웅인 것을 핀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물론 핀보다 더 잘 생기기도 했다.^^)

평범한 이들이 활약하는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에 불편함을 느끼는 우리의 모습에서, 권위에 맹목적으로 따르고자 하는 욕구, 더 나아가 피지배 욕구의 한 단면을 본다면 범블비의 단순한 착각일까?

아니면, 영화 속 주인공을 바라보는 것과 현실은 다를까?

안타깝게도 권위와 권력에 스스로 맹목적으로 복종하고자 하는 이들은 주변에 너무나 흔하다.
그리고 권력자들은 사람들의 그 피지배 욕구를 이용한다.

범블비 @bumblebee2018 였습니다. 흥미롭게 보셨다면 팔로우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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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스타워즈의 광팬입니다.
스타워즈는 갈수록 재미가 떨어져도 계속 보게 되는 매력이 있어요.
제 딸은 스타워즈를 그닥 좋아하지 않더군요.
신세대에게는 맞지 않은 뭔가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고대로부터 영웅 이야기는 우리를 홀렸지요. 우리가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우리의 핏속에는 위대한 영웅을 흠모하는 속성이 흐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영웅을 통해 뭉쳐야 집단이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것이 인간의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민주화 시대이고 영웅을 그의 출생이라는 것만으로 미화하는 것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영웅을 최대한 찌질하게 만들어야 오히려 더 공감을 받는 시대가 된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그런 의도와 반대로, 원래 스타워즈 팬들의 반감만 불러와 버렸습니다.

이번 스타워즈 8이 불편한건 다양성이 원인이 아니라 그걸 강제하고 그 과정에서 팬들이 수십년 동안 소중히 하던 것들을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거의 인원 구성에서는 8편과 큰 차이가 없는 로그원을 저를 비롯한 많은 구작 팬들은 사랑합니다.
저는 로그원이 역대 최고의 스타워즈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하지만 저는 8편은 보지도 않았습니다.
이게 이번 스타워즈가 불편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결코 다양성이 불편한게 아닙니다. 그걸 강제하고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기존의 주요 캐릭터들을 단지 백인 & 남성이라는 이유로 찐따로 만들어 버린게 화가 나는 겁니다.
그리고 많은 흑인들이 블랙팬서에 열광하는 건 그가 왕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던지는 메세지 때문입니다.
킬몽거는 지금의 페미니즘과 같은 캐릭터입니다. 우리가 백인들에게 당했으니 이제 우리가 동일하게 갚아주자는 주장입니다.
그쪽 진영에서 말하는 "미러링"이죠.
블랙팬서는 이걸 부정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그들과 같은 지배가 아니라 세상을 도우는 ,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길을 택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게 바로 블랙팬서 열품의 원인이라고 봅니다.

일부분 공감합니다.
다양성을 강제하고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기존의 주요 캐릭터들을 단지 백인 & 남성이라는 이유로 찐따로 만들어 버렸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킬몽거도 블랙팬서도 왕족이죠.
악역이건, 우리 편이건, 가릴거 없이 권위와 권력을 타고난 자들입니다.

지금의 스타워즈는 어떻게 보면 듣보잡들의 전성시대이다 보니 보는 내내 이상하고 불편합니다.

예를 들어 핀이 메이스 윈두의 손자라거나, 포가 한솔로의 사생아라거나, 레이가 루크의 딸이라거나 하는 설정으로 나왔다면 사람들은 영화를 덜 불편해 했을거라 생각합니다.

레이는 루크 딸인것처럼 보여주더니.. 흑흑..

레이가 그냥 술주정뱅이의 딸이라니...

전 예전에 봤던 스타워즈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어느순간부터 굳이 영화관 가서 안봐지더라고요

포스터에서 새로운 운명을 받아들이라는군요.
저는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ㅎㅎ

범블비님 오랜만이에요
예전에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의 성공은 이쁜 여배우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을 주인공모델로 잡아서라는 글을 본적이있네요
그런것을 의도한것은 아닐까싶어요

의도적인 연출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과거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지요.

스타워즈 빠이긴 하나 확실히 7,8편은 약하긴 하죠. 주인공의 문제도 있지만 스토리가 기존과 너무 비슷하게 흘러가서 참신한 맛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레이는 사랑입니다 ㅎㅎ

레이는 사랑입니다. ㅋㅋ

스타워즈를 제대로 감상한적이 없는듯하네요..
친구가 좋아하는데 그냥 따라가는 정도랄까..
볼땐 집중하지만....음....뭐라고 하는건지 ㅎㅎ;;

사실 매니아가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한솔로가 죽었어요ㅠ것도 아들손에~힘이 예전스타워즈에 비해약해진느낌이예요ㅜ

과거의 영웅들을 의도적으로 지워가는 것 같습니다.

스타워즈는 실제로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많이하게 되요.동심을 어른이 되어도 잊지 않게 하는 매력이..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3까지 보고 못봤던거 같아요
이번기회에 챙겨봐야겠네요(6편까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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