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의 자정 일기: 라벤더 향기

라벤더 향기에 마음이 마냥 즐겁고 설레는 하루다. 이렇게나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향이라니! 감사할 뿐이다. 불면증이나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있고, 오일은 화상 통증이나 근육통에도 좋다고 한다. 나는 그저 향과 색이 좋아서 라벤더를 좋아한다. 사월의 라일락과 함께 나를 행복하게 하는 또 다른 보라라고 할 수 있겠다.

둘째 언니는 어느 날 귀를 뚫고 금속 알레르기와 염증으로 고생을 했다. 덕분에 언니는 금이 아닌 다른 저렴한 귀걸이는 할 수 없었다. 첫째 언니와 나는 그런 언니를 보며 하물며 귀까지 비싼 거만 알아서 찾는다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 언니를 보며 염증이 무서워서 나는 나이 자체만으로도 이쁜 나이에는 귀를 뚫지 않았다. 한 참이 지나 나이를 먹고 심심해서 귀를 뚫어 보았으나 금속 알레르기는커녕 쇠 덩어리를 걸어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물론 귀걸이를 오래 걸고 술을 많이 마시면 가렵긴 했다.)
아니! 나는 왜 귀까지 저렴한 거냐고 언니들과의 대화에서 또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났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귀 뚫은 이야기가 우리들은 왜 그렇게도 웃겼던 걸까? 갑자기 소소하고 작은 것들에 쉽게 행복해하는 나를 보며 언니들과 함께 했던 그 소소하고 행복했던 옛날 기억이 났다. ( 행복과 저렴한 내 귀가 뭔 상관이라고… )
나이 차이가 커서 내가 어릴 때 두 언니들은 나를 업어서 키웠다. 둘째 언니와 나는 특히 웃음이 많아서 매일 꺄르르 꾸르르 웃다가 엄마에게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 우리들은 매일 뭐가 그리 즐거웠던 걸까?

요즘은 예전처럼 많이 웃지 않는 우리들을 보며 세월이 서글퍼질 때가 있다. 웃음은 전염이 된다. 혼자 웃다 보면 같이 있는 사람도 웃게 된다. 우리도 아는 것처럼 때로는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기도 하다.

한국에 가면 언니들이랑 더 많이 웃어야지.

오늘도 많이 웃으실 수 있는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