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세인트루시아의 추억

in #kr7 years ago (edited)

2월 22일이 무슨날인지 아시나요?

이날은 세인트루시아의 독립기념일 입니다
솔직히 무슨 나라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어렸을적 친구의 추억의 나라입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그냥 달력을 보다가 세인트루시아가 보여서 친구의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생각난김에 불편한 핸드폰으로 끄적여봅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소설을 한번 써봤습니다.
다소 유치한 표현이 있으니 그냥 가볍게 보세요


어렸을적 컴퓨터를 사서 난생 처음 인터넷을 할수있게되었다
전화모뎀으로 연결하던시기였기에 더럽게 느렸고 제대로된 홈페이지가 별로없었다
원래는 더럽게 후지고 별로볼것없는 하이텔만 이용하고 있었는데 실수로 누른 익스플로러가 나에게 또다른 세상을 알려줬다

첫 홈페이지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야후였던거같다.
호기심에 이곳저곳 둘러다니다가..
어쩔수? 없는 호기심에 미지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리고 시간은 사라졌다
그 날부터 나는 모험가였다.

왜 전화를 안받냐고 부모님에게 혼났지만. 그만한 보람이 있었다.
한동안은 인터넷을 찬양하며 판타지 세계를 헤엄쳤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미지의 단어를 알아내어 새로운곳을 탐방하던 도중 이상한 파일을 다운받게 되었다.
이름모를.exe
지금이라면 절대로 따블클릭 하지 않았을텐데.. 그당시는 뭐없었다. 일단 따블 클릭했다.
차라리 바이러스였으면 좋았을 것을...

...이럴수가 내가 여태껏 탐방했던 미지의 세계가 믹스커피였다면 여기는 스타벅스커피였다.
신비의 세계 아틀란티스는 존재했다.
신세계를 맛본뒤 나는 매일 그 이름모를.exe 파일로 인터넷을 접속했다.
이곳저곳을 헤엄쳐도 끝이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그래서 한달이 넘도록 탐방했고 친구들이 방문하면 함께 탐험했다. 그 순간 만큼은 우리가 진정한 탐험가였다.

모험의 끝은 전화비 청구서였다.
어머니께서 나를 불렀다.

이거 뭐니?

나는 심장이 멈추는줄 알았다.
세인트루시아 라는 곳에 6만원이나 적혀있던 것이다.

내가 모험한 곳이 세인트루시아 였구나

그것을 보자마자 이름모를.exe 파일과 신세계가 떠올랐고 돌대가리인줄 알았던 머리가 가속했다.

인터넷 오래했더니 그런가 봐요. 앞으로 적당히 하겠습니다.

다행히 어머니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순순히 넘어가셨고 나는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바로 그 문제의 파일을 지웠다.
그렇게 완전 범죄를 꿈꿨다.

내가 저번달 말부터 이번달. 중순까지 탐험했다는 사실을 깨닿기 전까지는...


청구서의 날 이후로 나는 착실한 아들로 돌아가 있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말도 잘듣는.. 나름 효도도 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도 당연히 했지만 그냥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가끔 신세계가 생각 났지만 그 날의 기억으로 인해 탐험하지 않았다.

하지만 약속의 청구서가 도착했다.
학원에서 공부하고 노느라 집에 늦게 도착했다. 근데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안방에는 부모님이 어느 종이를 들고 심각한 표정을 짓고 계셨다. 나는 그 때까지 아무것도 몰랐다.

성적표가 도착했나?

그것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나에게 종이를 보여주셨다.
그 종이는 전화비 청구서였고 거기에는 세인트루시아가 적혀있었다.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금액은 20만원...

나의 선택지는 세가지였다

  1. 튄다
  2. 잘못을 인정하고 사실대로 말한다
  3. 끝까지 발뺌한다

1번은 몸이 움직이지 않았고, 그리고 나는 살고 싶었기에 3번을 선택했다.
추궁하시는 부모님의 표정은 쳐다보지 못했다.
그날은 정말 뒤지게 쳐맞았던것 같다. 솔직히 말했다면 컴퓨터도 작살이 났겠지. 이게 바로 선의의 거짓말 인것같다. 컴퓨터를 위한 나의 희생..

끝까지 나의 모험기는 들키지않았고(물증이 없으니) 다행히 컴퓨터도 부셔지지는 않았다. 물론 모뎀은 내손이 닿지 않는 어딘가로 사라졌을뿐...

그 뒤로 정말. 착실한 아들이 되었다.


이상 세인트 루시아의 추억이었습니다

자려는데 잠도 안오고 그냥 뭔가 써보고 싶었네요.
생각보다 핸드폰으로 쓰는것도 나쁘지 않네요
머리속도 복잡했는데 그냥뭐 .. 진지한 글도 좋지만 이런 뻘글도 머리 비우는데 좋네요

오늘도 올릴까 말까하다가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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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ㅋㅋㅋ 내 잠 돌려줘요.

ㅋㅋㅋ 이제 기분좋게 주무시면 됩니닷!

아... 공대 감성으로도 잘.... ㅠㅠ
내 잠 돌려줘요 2

ㅋㅋㅋㅋ 그래도 오늘 두분의 잠을 빼앗았으니 제가 꿀잠 자겠습니다

남편 : 이번 생일 선물 뭐 받고 싶어요?
아내 : 정성이 중요하지... 큰건 필요 없고 그냥... 작고 반짝이는 것이면 되요.
남편 : 알았어요~

생일 당일,
남편 : 자, 여기 당신이 원하던 당신 생일 선물이요~
아내 : 이게 뭔가요?
남편 : LED(발광 다이오드)

헉 내 잠 돌려줘요

반.사.!!!
제 것은 짧고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쉽잖아요~ (인터넷 돌아다니는 거 아무거나 각색해서)

아 주석을 달았어야하는건데 ㅜㅜ
이 뻘글이 좀 아쉬워지네요

띠~띠띠띠디디디~띠디디띠디~~~
소리가 들리는거 같습니다...ㅋㅋㅋ

아 그 소리가 핵심인데 그걸 추가 안했네요 ㅜㅜ
그럼 더 실감났을텐데

헉! 모뎀세대닷!
28K? 56K? 어느 쪽 세대이신가요?

아.... 소설 너무 재밌었는데...
마무리가 이렇게 되면 안됩니다
3단계 과정이 있는데
2단계까지 완벽했습니다
그런데 3단계가 없어요ㅠㅠ
3단계를 완성해 주세요 ㅠㅠ

세인트 루시아로 날라가서 은행을 폭파시켜 주세요^~^;;

재미있었다니 다행이네요
3단계는 .. 복수극을 하는것도 나쁘지 않았겠네요 ㅎㅎ

ㅋㅋㅋㅋ 이젠 구글이 있습니다.

ㅋㅋㅋ 구글이 있으니 저 세인트루시아 사이트는 망했을겁니다

ㅋㅋㅋㅋ
저도 32만원의 추억이 있지요.
아버지의 무서움을 다시 상기했던 날이였죠.
저도 모뎀은 살렸습니다. 무서워서 접속은 못했지만 ㅎㅎㅎ

ㅋㅋㅋ 아마 저 전화연결 모뎀을 쓰신분들은 한번쯤 다 경험하셨을것 같네요.

짱짱맨은 스티밋이 좋아요^^ 즐거운 스티밋 행복한하루 보내세요!

제 200팔뤄 이벤트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과 공지는 여기에 있습니다.
https://steemit.com/kr-event/@talkit/kr-event-200-86sp

잔치에는 떡이죠. 사진이긴 하지만, 맛있는 떡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모두들 새로운 한주 알차게 보내십시오. 그리고, 우리 도연이가 그린 빵빵이 https://steemit.com/kr-art/@talkit/kr-art-doyeon-s-drawing-16 보러 오세요.
tip!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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