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서 벌어지는 언어 또는 개념의 전쟁

in #kr6 years ago

개념을 다루는 것을 업으로 삼는 철학자가, 아니면 시인이나 작가의 경우도 비슷하겠으나, 아무튼 글로 뭔가를 도모하는 이들이, 언어 또는 개념에 민감한 것은 당연지사다.

정치인들의 말싸움이야 별개로 치고, 결국 철학은 언어 또는 개념의 전쟁이다. 언어의 차이, 또는 번역의 차이(이는 해석의 차이를 전제한다)를 둘러싼 충돌은 철학활동의 본질에 닿아 있다. 이것은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결정적 문제이다. (일부 관객들이 잘 화해해 보라고 제안하는 건,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어의 선택을 사소하게 치부하는 경우라면, 둘 중 하나이다.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거나 문제의 본질을 모르는 것이거나.

언어에 동의하기 어렵다면, 다른 사상의 길에 있는 것이고,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건 필연적이다.

그렇다고 우연한 재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 어려운 일 아니겠는가. 결국 자기 목소리로 말하는 이들만이 재회할 기회라도 갖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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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떡같이 말하고 찰떡같이 알아먹길 바라는 사람이 제일 밉습니다.

같은 단어를 서로 다른 의미로 말하면 대화가 될 수가 없죠. 번역은 그래서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실 따지고보면 단어하나가 가진 의미의무게는 절때로 사소하지 않죠 ㅎ 충분히 이해 합니다.

평상시 철학 하면 남들과 다른 사고 방식을 갖고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논쟁이 있었군요.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끼리도 서로 상대가 이상하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군요.

언어의 한계가 사고의 한계를 결정한다... 언어는 사고를 나타내는 툴이 아니라 사고 그 자체라는 비트겐슈타인.. 논고...ㅋㅋ 얼핏 수박 겉핡기로 읽었던 내용이 기억나네요
아 교수님 글에 이런 댓글 남기니 부끄럽습니다 ㅋㅋ

문제를 회피하며 중간에서 놀아보려다 꼴이 우스워지는 사람들이 많죠..ㅎ 용기를 가지고 본질에 접근해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근데 여태까지 그런 방식이 먹혔다는 게 함정 ㅠㅠ

그렇죠..ㅎ 그런 삶의 방식이 처세술로 통하기도 했으니까요.

회피하는 경우보다는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철학의 영역도 물리학과 수학의 접근 방식이 되어야 할텐데... 무지 어렵겠죠.
근데 신기한 것은 물리학, 수학의 분야에서도 엄청난 싸움은 늘 일어난다는 ㅋㅋ
인간들이 일단 싸움을 좋아하나봐요^^

과학의 싸움이야 언어라도 통하죠.

말 싸움은 그냥 말 싸움으로 끝나서,
보람도 소득도 없어요.

공감이 갑니다. ㅎ 학교에서 아이들이 하는 토론에서도 주제에 대한 정의가 달라서 긴 시간 논쟁하는 경우가 있지요. 한참 논쟁을 하면서도 서로의 개념 정의가 다르다는 걸 깨닫지 못합니다. 그렇게 되면 본질에 접근하는 건 요원한 일이 되고 말죠. 어느 쪽이든 개념 정리를 해서 같은 출발점에서 논의를 시작하면 간단한 일인데요.
아이들 토론에서 벌어지는 일이 학계에서도 일어나는 것이 놀라운데요. 때로는 의도적으로 개념을 왜곡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개념의 합의를 본 후 시작하면 좋은데, 좀처럼 그렇게 안 되는 게 현실이지요.

방가방가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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