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에서는 어떻게 누구든 악의 동업자가 되는가?

in #kr6 years ago (edited)

들뢰즈가 표적으로 삼은 것은 바로 자본주의이다. 알다시피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은 바로 자본주의 전쟁이다. 전쟁을 통해 자본주의의 본성이 완전히 드러났고, 그것을 탐구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 들뢰즈는 19세기까지의 자본주의를 가장 잘 분석한 맑스를 데리고 온다. 맑스를 철저히 활용하고, 나아가서 맑스 후에 개진된 자본주의 분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1966년에 발표한 『독점 자본』에서 배런과 스위지는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는 자본주의의 죽음의 산업에 연루되어 있다고 고발한다.

"반인간적인 기업에 관여하는 것은 군사 기계를 부리고 공급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다. 아무에게도 필요하지 않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그것들에 대한 수요를 창조하는 다른 수백만 노동자에 대해서도 정도는 다르지만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경제의 다양한 부문과 분야는 서로 너무 의존하고 있어서, 거의 누구나 이런저런 방식으로 반인간적 활동에 연루되어 있다. 베트남에서 싸우는 군대에 식료품을 공급하는 농부, 자동차의 새 모델에 필요한 복잡한 기계장치를 만들어내는 도구와 죽음의 제작자들, 자신의 생산물들이 사람들의 정신을 통제하는 데 사용되는 종이와 잉크와 텔레비전의 제조업자들 등이 그러하다." (Baran & Sweezy, Monopoly Capital: An Essay on the American Economic and Social Order; Deleuze & Guttari, L'Anti-Oedipe, 1972, 프랑스어본, 281 쪽에서 재인용)



자동차는 무기가 될 수 있고, 농사짓는 사람들도 군량미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자본주의사회 자체가 그렇게 짜여 있기 때문에, 그렇게 홈이 파여 있고 그 홈들로만 다녀야 하기 때문에 원치 않아도 악의 협조자 또는 동업자가 되는 상황에 모두 연루되어 있다. 들뢰즈는 이 부분을 굉장히 주목한다. 원치 않았는데 연루되어 있다는 점, 그렇게 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 사회가 그런 식으로 짜여 있기 때문이라는 점 말이다.

  • 교정 중인 책 원고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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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사람이 악의 협조자 또는 동업자가 되는 상황에 모두 연루되는 것이, 들뢰즈 왜 자본주의와 특히 연관되어 있다고 보았는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단지 본문에서 든 논거만으로는 자본주의와 특별히 연결점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회주의 체제였던 많은 나라도 마찬가지로 농민들의 생산품이 군량미가 되었고, 공장의 제조물이 군수물자가 되었으니 똑같이 악에 연루되어 있어 보입니다.

좋은 지적이세요. 일단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바깥이 아니라 안에 있습니다. 작동 원리가 별다를 게 없다는 거죠. 과거 소련이나 현재의 중국을 보면 확인됩니다. 그들은 세계자본주의 상황에 연루되어 있지 그 밖에 있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자본주의의 역사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략 20세기 초반을 넘어서면서 자본주의는 국가 안에 머무르지 않고 전 지구적으로 확장되며, 두 번의 전쟁이 끝날 때쯤은 자본주의 바깥이 더 이상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 임박합니다.

배런과 스위지의 분석, 그리고 들뢰즈와 과타리의 분석이 향하는 지점/시점이 그곳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연루 상황에서 빠져나가는 길은 무엇일까요? 자본주의에 탈을 내며 자본주의의 극한으로, 즉 이윤 추구 논리에 포획되지 않는 생산으로 향하는 일입니다. 도주란 그런 실천을 가리킵니다.

이윤 추구 논리에 포획되지 않는 생산으로 향하는 일

이 대목에서 맑스가 생각하는 노동의 개념이 또 도입될 수 있겠군요. 들뢰즈의 생각은 조금 다를까요? 친절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 인간의 죽음을 감수해야 하는 세상

사회적으로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입 다물고 있는 것은 사실상 묵인이지. 그것은 갑질하는 사람, 갑질 당하는 사람 모두에게 해당. 안타깝게도 이게 현실.

자본주의
자본 주의가 아닌

이제는

맑스 맑음이 다가오는 세상이 되었음 좋겠당~!

아름다운 형아 글 고마웡~ ^^

요즘은 신선이 되어 속세를 떠나더라도, 전세계적인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으니... 연관되지 않은 것이 있을까 싶네요. 전에 영화 부시맨에서도 주인공이 비행기에서 떨어진 콜라병을 줍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세계 경제가 그런 것 같습니다. 필요하지 않은데, 만들고, 안팔리면 떨이하고... 그러다가 공황이 오고, 전쟁으로 점철되고...
다품종 소량생산의 맞춤형제작 시대가 온다면 이런 악순환이 조금은 완화될지 궁금하네요^^

커티스 르메이가 전쟁하다 깨달은 사실과 좀 비슷하다. 르메이가 거기까지 생각했을지는 의문이지만.

"원치 않아도 악의 협조자 또는 동업자가 되는 상황에 모두 연루되어 있다". 불편하지만사실이네요.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다른점에서 일깨워주시는 글이네요.

ayogom님이 armdown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ayogom님의 [ 하생시 ] 18.09.02 하루를 생각하는 시간 그리고 육아일기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 짜증....

3.내일의 할일
armdown형의 광주 강의... "나는 왜 읽는가" 가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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