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 참고 읽기
오늘은 동생을 따라 근교로 나왔다.
오늘 챙겨온 책은 나쓰메 소세키.
카페에서 나오는 곡은 로파이 재즈였다.
출근과 함께 커피를 사가는 사람들로 카페는 분주했다.
드럼 비트, 익숙한 멜로디, 오가는 사람들 모두 내 정신을 흐리게 했다.
내가 있는 곳과 읽고 있는 책의 간극이 컸다. 왠지 카페가 아니라 숲속이어야 할 것 같았고, 듣는 음악은 거문고 연주여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유독 한 문단이 아무리 애써도 읽히질 않았다. 그래도 넘어가야 하니 꾸역꾸역 읽었다. 오래된 문체여서인지, 내가 있는 곳이 번잡해서인지, 내 집중력이 점점 더 떨어지는 것인지.
↓ 나를 애먹인 문단
이런 결심까지 했을 때 날이 수상해졌다. 끄물끄물하던 하늘의 구름이 머리 위로 기대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허물어져 사방이 그저 구름바다가 아닌가 하고 괴이하게 여기는 가운데 부슬부슬 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유채꽃은 이미 지나갔고 지금은 산과 산 사이를 가고 있는데, 빗발이 가늘어 거의 안개를 무색하게 할 정도여서 산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따금 바람이 불어 높은 구름을 날려버릴 때 오른쪽으로 거무스름한 산등성이가 보이곤 한다. 아마도 골짜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 너머가 산줄기가 달리는 곳인 듯하다. 왼쪽은 바로 산기슭인 듯하다. 온통 자욱한 빗발 안에서 소나무인 듯 한 것이 이따금 얼굴을 내민다. 내미나 싶으면 또 숨어버린다. 비가 움직이는지 나무가 움직이는지 꿈이 움직이는지, 어쩐지 야릇한 기분이다.
딱요거